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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준 Apr 10. 2023

메오 토지루

8:30, 알람 소리에 눈을 뜬다. 핸드폰을 열어 어젯밤 잠들기 전 보냈던 요청을 확인한다. 답장은 와 있질 않았고 그대로 난 다시 잠에 든다.



12:00, 부엌에 가 생수를 한 모금 마신다. 코스트 위에 컵을 올려놓고 베란다 창문을 향해 걸어간다. 날씨는 맑지만 살짝 쌀쌀해 보인다. 안마 의자에 비스듬히 누워 전원 버튼을 누른다. 핸드폰과 블루투스를 연결해 숲속의 소리를 검색해 듣는다. 기분 좋은 새와 바람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는다.



15:30, 포만감이 커지고 움직임은 최소한으로 줄어든다. 햇살이 좋아 방 안이 훤하다. 침대에 누워 몸 가까운 쪽 창문의 블라인드 손잡이를 잡아 내린다. 누워서 팔만 뻗어 내리려니 자세가 영 불편하다. 침대 옆 협탁에 놓여 있는 책을 펼쳐 든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지만 지금은 적기가 아닌 듯싶다. 아마 아까워서 그런 것이다. 몇 페이지 읽지 않은 책과 함께 내 눈꺼풀도 함께 덮는다.



19:20, 03:00, 아마도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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