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병인지 무언가는 항상 진행하고 있다. 날글쟁이(글쓰기 모임)에다 한 가지 제안을 올렸다. 2023년도 각 개인의 10대 뉴스를 선정해 보고 2024년 버킷리스트를 20가지 작성해 보면 어떻겠냐고. 위의 카톡 은 이 제안에 올라온 답장이다. “허허, 울 회장님 덕분에 꿈을 꾸어 보겠습니다.” 60대 중반의 연세에 여전히 현역이면서 인기 있는 할아버지인 김 선생님의 답장이시다. 내가 볼 땐 늘 꿈을 꾸고 행동으로 실천해 오신 분의 엄살처럼 보인다. 그간 살아오신 이력을 들어 조금이나마 아는 까닭이다.
‘꿈꾸기를 조심하라. 꿈은 실현될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그럼 좋은 것 아닌가?’라고 할 수도 있지만 어떤 꿈이냐가 문제이다. 좋은 꿈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꿈도 있어서다. 2022년도 러시아 푸틴의 꿈은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굴복시켜 국경을 안전지대로 만드는 것이었지만 지금도 끝나지 않은 전쟁으로 사람들을 고통에 빠뜨리고 있다. 한국전쟁 후 잿더미가 되었던 대한민국은 1960년대에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라는 꿈을 꾸었고 60년이 지난 지금 그 꿈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 “꿈은 이루어진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크게 내세웠던 우리의 응원구호였다. 그 결과 우리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기도 했다.
나는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을 믿는 편이다. ‘사람이 하는 일에 안 되는 일이 어디 있나. 시간이 걸리고 조건이 덜 갖춰진 것뿐이지.’ 처음 이 말을 어느 분에게서 들었을 때 너무 자신한다 싶었지만 생각해 보면 그리 틀린 말도 아니었다. 지금 안 된다는 거지 언젠가는 될 수도 있는 일이라는 말이었다.
지금 나의 꿈은 무엇일까?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죠’라는 답장은 달았지만 정작 나의 꿈이라고 선명하게 이야기할 게 없다. 다만 이렇게 살고 싶다는 지향점 같은 것은 있는데 ‘안정된 자유인’이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몸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진 못하니 먹이고 입히고 재워야 한다. 안정감이 필요한 이유이다. 하지만 그것에만 만족한다면 다른 동물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래도 영성을 가진 인간인데 육신의 한계를 넘는 영적 자유는 추구하고 싶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안정된 자유인’이 되는 것이라고 하면 좀 추상적이긴 하지만 모든 걸 다 포함하는 것이다. 좀 깊이 들어가서 ‘그럼 그 꿈을 어떻게 실현할 건데’ 라는 문제가 남는다.
먼저 안정추구이다. 의식주가 해결되어야 한다. 잘 먹고 잘 입고 좋은 집은 가진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소한 어느 정도는 해결되어야 한다. 마음의 안정도 중요하다. 희로애락의 롤러코스터를 타기보다는 그래도 감정의 출렁임을 좀 잔잔히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이는 종교를 가진다거나 명상 등의 마음수행을 통해 다가설 수 있겠다.
다음은 자유추구이다. 자유라 하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을 생각하겠지만 하지 않는 것도 자유이다. 종교의 계율이나 결심을 지켜가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자발적인 고통을 선택함으로써 편안함을 추구하는 욕망을 뛰어넘는 행위로 좀 더 고차원적인 자유라 할 수 있다. 인간의 행복물질인 도파민은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보다 절제를 통한 고통을 선택할 때 더 많이 분비된다고 한다. 예를들면 몸은 새벽에 일어나기 싫지만 아침 수영을 위해 침대를 벗어나는 행위 도 이에 해당된다. 두 종류의 자유를 추구하는 마음은 이렇다. “ 하고 싶으면 하자”와 “ 하기로 했으면 하자”이다.
Q.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A. 저의 꿈은 ‘안정된 자유인’이 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