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관한 흥미로운 개념을 하나 접했다. ‘수입에서 바로 지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자산을 하나 거치는 구조를 만든다.’ 집으로 집 살 돈 벌기, 옷으로 옷 살 돈 벌기, 여행으로 여행경비 충당하기, 자동차로 자동차 살 돈 벌기 등이다. 이것은 월급쟁이나 자영업자 마인드가 아니라 사업가적 마인드이다. 집으로 집 살 돈 만들기의 예를 들면 서울에 오피스텔을 하나 임대한다. 그것을 에어비앤비에 올려 서울을 찾는 이들에게 비용을 받고 빌려준다. 자동차를 구입한다. 자동차를 자산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 이를테면 우버 같은 일이다. 그러고 보니 주식시장에도 비슷한 개념이 있다. ‘대주’라고 하는 주식을 빌려주는 제도이다. 공매도나 차입거래를 위해 증권사에서 하는 거래형태이다. 이것이 왜 흥미로운가 하면 본업인 노동이나 자영업을 하더라도 자산가로 돈을 벌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에 진출한 20대가 돈버는 방법은 세 가지이다. 노동자가 되거나 창업을 하거나 물려받은 재산이 있어 그것으로 수입을 얻거나이다.
오늘날 개인의 창업은 많이 수월해졌다. 노트북과 휴대폰 하나면 사업의 세계로 뛰어들 수 있는 세상이다. 전제는 나날이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굳이 코딩을 하는 프로그래머까지 될 필요는 없다. 이미 세상에 나와있는 앱이나 디지털 기술을 사용자로 활용하면 된다. 요즘 개인 창업에는 두 가지 원칙이 있나 보다.
* 돈 없이 창업한다.
* 지금의 일을 그만두지 않아도 창업할 수 있다.
나의 자녀들이 살고 있는 세상은 내가 20대였던 80년 대와는 정말 다른 세상이다. 당시 9급 공무원은 조금만 준비해도 합격되던 시대였고 기업들이나 공기업에서도 직원들을 대거 채용하던 시대였다. 한 마디로 취업의 황금시대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리 스펙을 갖춰도 대기업 비정규직 정도를 겨우 꿰차는 시대이다. 반면 좋아진 면도 있다. 창업이 수월해졌다. 임대 공간이나 직원이 없어도 된다. 카페나 공유 오피스가 일터일 수도 있고 팀을 이루되 크몽이나 숨고 어서 필요한 인력을 구할 수도 있다. 이제 치킨집만이 소자본의 개인 창업 시대는 아니다. 당일 택배가 될 정도로 물류 시스템이 받쳐주고 창업 비용이나 리스크가 거의 없는 시대이다. 지금은 취업보다 창업이 더 쉬워졌다. 이는 취업이 수월했던 80년 대의 분위기와 비슷하다. 내가 지금의 20대라면 필요 없다고 손사래치는 대기업에 직원으로 써달라고 애걸하느니 시간 많은 아르바이트 자리 뛰면서 1인 창업을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의 청년들 스펙은 이미 흘러넘치지만 대기업은 생산을 아웃소싱이나 자동화로 돌리고 있어 사람이 별로 필요 없는 시대여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