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혼란스러울 때마다, 아버지로부터 받은 콩 한 줌씩을 1년 뒤에 어떻게 지니고 있었는지를 보여줬던 전래동화가 생각난다. '삶의 지혜'를 전하고자 전해진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어찌 보면 성공한 삶들에서 공통으로 들을 수 있는 단면들이였다. 소중한 것을 알아 보고 더 큰 기쁨으로 키워내는 공부를 끊임없이 해내는 자만이 인정받고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시골집의 10명인 식구들이 방2칸에서 3대가 같이했던 유아시절에 나는 온 집안 식구들의 사랑을 받았고, 덕분에 나름 잘난척도 많이 했던 아이였다. 그러나 사춘기 이후로 나는 늘 내 일상이 버거워서 허덕였다. 내 능력보다 더 많은 의욕으로 계획했다가 쩔쩔매다 후회하는 욕심쟁이. 어떤 이들은 기특하게 보아 주었지만 냉철한 이들은 '제 할 탓인 세상에서 헤매고 있다' 라고 했고 '시간 조절을 못 해내서 가난한 거다'라고 조언했다.
30대 마저도 캥거루족처럼 부모에게 의지하다가 40대에서야 나의 문제점을 바라보고는 당황했다. 하지만 내 소신들에 묶여서 고집을 피우느라 50대에서야 뒤통수를 맞은 듯이 깨달았다. 잘못 살아왔구나...
이런 ... !! 너무 오랜 습관이여서, 가족이나 여러 성공한 방법들로 연습을 해 봐도 늘 다시 이전의 한심한 모습이였다.
1일 마감, 하루를 잘 살아내기, 시간쪼개기, 5분 습관, To Do List ...
이런 과정 들에서 겨우 24시간을 자가조절 해보려 뛰어다녀 봐도 자기합리화된 미미한 성과물만 남았고 어제와 같은 오늘의 반복이였다.
그러면서 건강도 나빠져서 척추질환도 얻었고, 위절제술도 받았다. 원래도 근육량이 부족했는데 나이들수록 더 운동시간이 짧아진다. 게을러지고 나약해지고 허약해지고 있는 거다. 그래서 요즘은 딸아이들의 걱정어린 잔소리까지 듣곤 한다.
' 준비 못한 노년'에 당황하고 계신 부모님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서서히 닮아가는 것은 아닐까' 하고 소스라치곤 한다.
그래서 일상을 기록해보려 노력한다.
다이어리의 메모나 수첩과 휴대폰에 기록하며 저장해두려 한다. 아직은 규칙적이지도 꾸준하지도 못하지만, 가계부 쓰면서 예산과 저축과 지출을 조율해 가듯이 ...
내 시간을 저축해내고 싶다.
삶은 살아가는 것이라기 보다는 살아 내는 것이라고들 했다.
시간을 날려 보내며 후회했던 경험들에서 또다른 나를 찾아내서 키워가야 할 때이다. 아프지만 우리의 여생은 시간을 저축해가며 살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