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의 시선
함께 샤워를 하던 막내가 내 다리 양쪽에 있는 커다란 타투를 보고 물었다.
“엄마 근데 이 타투는 깡패처럼 보이려고 한 거야?”
많이 아팠을 때의 상흔 같은 건데 뭐라고 설명할지 몰라서 흉터 때문이라고 둘러댔다.
흉터를 없애는 수술을 해야지 왜 타투를 했냐고 따져 묻는 녀석의 표정을 보며 많이 컸구나 싶었다.
그리곤 오래된 기억을 꺼내서 막내가 또 물었다.
“엄마, 이제 그 긴 의자 있고 조용한 병원은 안 다녀?”
막내가 말하는 그 조용하고 긴 의자가 있는 병원은 내가 다녔던 정신과를 말하는 거다. 종종 동행했던 기억이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안 다닌 지 오래됐다고 답해줬을 뿐 그곳이 엄마가 마음이 아파서 다닌 병원이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아이는 자라면서 나를 어떤 엄마로 기억하고 어떤 사람으로 평가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다.
나중에 아주 나중에는 설명할 날이 올 것이다.
정말 다 이겨낸 사람으로 우뚝 서있어야 한다는 다짐 같은 게 마음에 새겨진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