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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며 사랑하며 Sep 23. 2024

나는 어떤 엄마인가

막내의 시선

함께 샤워를 하던 막내가 내 다리 양쪽에 있는 커다란 타투를 보고 물었다.

“엄마 근데 이 타투는 깡패처럼 보이려고 한 거야?”

많이 아팠을 때의 상흔 같은 건데 뭐라고 설명할지 몰라서 흉터 때문이라고 둘러댔다.

흉터를 없애는 수술을 해야지 왜 타투를 했냐고 따져 묻는 녀석의 표정을 보며 많이 컸구나 싶었다.

그리곤 오래된 기억을 꺼내서 막내가 또 물었다.

“엄마, 이제 그 긴 의자 있고 조용한 병원은 안 다녀?”

막내가 말하는 그 조용하고 긴 의자가 있는 병원은 내가 다녔던 정신과를 말하는 거다. 종종 동행했던 기억이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안 다닌 지 오래됐다고 답해줬을 뿐 그곳이 엄마가 마음이 아파서 다닌 병원이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아이는 자라면서 나를 어떤 엄마로 기억하고 어떤 사람으로 평가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다.

나중에 아주 나중에는 설명할 날이 올 것이다.

정말 다 이겨낸 사람으로 우뚝 서있어야 한다는 다짐 같은 게 마음에 새겨진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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