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친다고 해야 할까
흔들린다고 해야 할까
고개 숙인 갈대들 사이로
바람이 길을 내어 지나갈 때
생각에 잠긴다
어릴 적 해질 녘에 머리를 감겨주고
빗질을 해주며
따듯한 손길로 머리카락을
말려주던 엄마의 손길이 그리워졌다
그 시간으로 되돌아가
눈을 감고 포근한 손길을 되새기노라면
마음에 평온의 강이 흐른다
잔잔한 강물에 물든 석양에 몸을 맡겨
나의 불면도 흘려보낼 수 있을 듯이
고요한 몸짓과 우아한 물결로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그런 붉지만 뜨겁지 않고
사라지는 것 같지만
다시금 돌아올 불그스레 물든 하늘
석양이
그렇게 내게 다가와
물들고 나는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