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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며 사랑하며 Aug 17. 2023

석양

스친다고 해야 할까

흔들린다고 해야 할까


고개 숙인 갈대들 사이로

바람이 길을 내어 지나갈 때

생각에 잠긴다


어릴 적 해질 녘에 머리를 감겨주고

빗질을 해주며

따듯한 손길로 머리카락을

말려주던 엄마의 손길이 그리워졌다


그 시간으로 되돌아가

눈을 감고 포근한 손길을 되새기노라면

마음에 평온의 강이 흐른다


잔잔한 강물에 물든 석양에 몸을 맡겨

나의 불면도 흘려보낼 수 있을 듯이

고요한 몸짓과 우아한 물결로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그런 붉지만 뜨겁지 않고

사라지는 것 같지만 

다시금 돌아올 불그스레 물든 하늘


석양이 

그렇게 내게 다가와

물들고 나는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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