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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큐 Sep 06. 2022

워런버핏은 오스템임플란트에 투자할까?

오스템임프란트 VS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오랜만입니다.

그간 글을 안 쓴 건 아닌데, 다른 곳에 기고를 하거나 방송용 원고를 작성하다 보니...

브런치로 옮겨 적질 못했네요.

뭔가 브런치 스타일로 변화시켜 보려다 작가서랍에만 미완성으로 쌓아 놓았습니다.

언젠가 빛을 보겠죠^^;


그럼 오늘은 왜 갑자기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느냐?

요 얘긴 꼭 해야겠다는 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 시기를 놓치면 얘기를 꺼내기도 좀 그렇고 재미없는 얘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오늘 얘기가 뭐냐고요?


행동주의 펀드 얘깁니다. 때마침 강성부 펀드라 불리는 KCGI펀드가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대거 매입했다는 뉴스가 나왔거든요.

출처: 네이버 기사 검색 갈무리


행동주의 펀드 표적 된 오스템임플란트

충격적인 뉴스였죠. 내부 직원의 2천억 원이 넘는 횡령사고의 금액도 금액이지만 금괴가 나오고 몇백억 대 주식투자 얘기가 등장하고 했으니까요. 이게 영화에서나 나오던 얘기 아닌가 싶을 정도의 뉴스였습니다. 아직도 몇 가지 의문은 남았지만 어쨌든 오스템임플란트는 거래정지 등을 거쳐 지금은 주식 거래가 다시 재개된 상태입니다. 다만 주가는 사고 전 수준으로 회복이 쉽지 않았죠. 그러던 게 요 며칠 사이 급등 양상을 보였는데요. 그 이면에 강성부 펀드가 있었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강성부 펀드는 오스템임플란트를 왜 샀을까?

이들의 마음속을 누가 알겠습니까마는 합리적인 추정을 해본다면. 대구모 횡령 사건에서 드러난 취약한 내부통제 시스템과 지배구조에 대한 비난 여론의 틈을 파고든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이런 상황에서도 오스템임플란트의 제품 경쟁력과 실적은 잘 유지되고 있으니까요. 아시겠지만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 펀드는 한진칼 지분을 매입해 유명세를 탔던 선례가 있죠. 당시에도 한진칼이 땅콩회항 사건 등으로 오너가 갑질 논란이 일었고 3세로의 승계과정에서 형제간의 지분싸움 틈새가 드러난 상황이었거든요. 적극적으로 경영에 개입해 최대의 수익을 실현하는 행동주의 펀드에는 탐날만한 먹잇감인 셈이죠.


워런 버핏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워런 버핏이 투자한 회사들 중 꽤 큰 수익을 올려 준 곳으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꼽습니다.

아주 오래전 얘기지만 행동주의 펀드 얘기를 할 때 종종 등장죠. 1960년대 미국에서 샐러드 오일 사기사건이라는 희대의 사기극이 터집니다. 샐러드 오일 유통회사인 얼라이드 크루즈 베지터블이라는 회사가 창고 탱크에 샐러드 오일은 10%만 넣고 나머지는 바닷물로 채우곤 이걸 담보로 창고증권이란 걸 발행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거죠. 내부 고발자가 나와서 발각되기 전까지 사기 친 규모가 6000만 달러나 됐죠. 우리 돈으로 800억 원 규모니 1960년이라고 생각하면 얼마나 큰 사기극인지 체감이 되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하고는 무슨 관계냐고요? 이 사기극의 주인공인 얼라이드 크루즈 베지터블이 이들의 계열사였던 거죠. 창고증권의 담보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섰거든요. 결국 이들 사기 피해액의 절반 가량인 3200만 달러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물어주게 된 거죠. 워런 버핏은 이때 등장했습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주가가 65달러에서 30달러대로 추락하자 주식을 대거 매입했고 경영진에 주주서한을 발송하는 등 경영에도 적극 개입하죠. 결과적으로 버핏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1300만 달러가량을 투자했고 2년간 주가가 3배 뛰어 수천만 달러를 벌었다고 하죠.


워런 버핏은 희대 사기극에 휘말린 아멕스를 왜 샀을까?

경영진을 몰아내거나 사기극에 휘말린 회사를 흔들기 위한 매수는 아니었죠. 당시 다른 주주들은 아멕스가 사기극 때문에 물어줘야 할 3200만 달러의 지급을 막아서려 했던 것과 달리 적극적으로 이를 지불할 것을 요구하며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거든요. 당시 아멕스는 화물운송과 창고업이 주 사업이었지만 여행자 수표 사업에 막 손을 대며 금융업으로의 확장을 꽤 하던 차였습니다. 워런 버핏은 여행자 수표 사업 등 금융업의 미래성장성을 더 높게 판단했고 은행들과의 신뢰 그리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브랜드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하는군요.


한진칼 경영진과 대립했던 KCGI 이번엔 다를까?

출처:한국경제신문

어떨까요? 500억 넘게 주식을 매입했다니 단순 계산으로 하면 현재 오스템임플란트 시총이 1.9조 원 정도라는 걸 감안하면 2~3%대 지분율이죠. 8% 정도까지 올라와야 2대 주주의 지위를 갖습니다. 다만 변수는 있죠. KB자산운용이 가지고 있는 5% 지분이나 외국계 운용사인 라자드 에셋매니지먼트의 7%대 지분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얼마든지 자신들의 수익 극대화를 위해선 합종연횡에 나설 가능성이 있죠. 주식시장에 영원한 백기사란 없으니까요. 형제간도 지분으로 싸우는데 말이죠.  


워런버핏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투자 이야기는 '의장 의의 있습니다'의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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