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로 돌아오는 머나먼 길
겨울방학 개학이라 신나게 야호를 외치던 글에서
내 브런치가 멈췄다.
중학교는 아이가 입학했는데
내가 덩달아 불안하고 내가 덩달아 헤매고 내가 덩달아 아픈 시간들이었다.
아이의 학교생활은 미궁 속에 빠졌으며,
아이는 학원에 숙제에 허덕였고,
수행평가도 결과도 엉망이었다.
나는 챙겨준다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했는데,
대상포진이 오고 면역은 갈수록 떨어지고,
내 몸이 상해 가는 만큼이나,
점점 아이와의 관계도 나빠졌다.
점점 멍하게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누워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일주일에 한 번씩 브런치 알람이 오면
마음이 불편하다가
이마저도 점점 외면해지게 되는 시간이
어언 6개월이 되어간다.
더위로 아무 생각이 안 들다가
이제는 한풀 꺾여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불현듯 정신이 번쩍 든다.
내 일상, 내 루틴, 내 삶을 다시 찾아야겠다고.
아이의 시간은 아이에게 맡기고
더 이상 마음이 흔들리는 부모가 되지 말자고.
쓰고 싶은 이야기부터 정해야 하는데
아직 아무 생각은 안 나지만 그래도 일단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