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떠난 양양 주말여행
주말에 훌쩍 양양으로 떠났다. 이전에 나라면 절대 하지 않을 선택이었다. 최대한 돈을 모아 최대한 길게 여행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며 코로나 끝날 때만을 기다렸을 것이다. 코로나라는 상황도 상황이지만 요가를 하면서 미래보다는 현재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이 행복해지는 길이라는 걸 느끼면서 2월 말 겨울이 끝나갈 즈음 양양에 다녀왔다.
차를 빌려 토요일 아침 일찍 떠나 설악산 주전골로 향했다. 주전골에는 왕복 2시간 정도 걷기 좋은 난이도의 트레킹 코스가 있다. 산과 산 사이의 골짜기라 경사가 높은 곳은 없지만 절벽과 바위, 나무 등 눈을 돌리는 곳마다 장관을 마주할 수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엄청나게 큰 바위들이었다. 사람이 깎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렇게 큰 바위들을 오랜만에 보아서 인지 굉장히 웅장했다. 피크 지점인 폭포까지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바위에 앉아 5분간 명상을 하였다. 몸으로 느껴지는 바람, 새소리, 차갑고 맑은 공기, 마음으로 느껴지는 차분함과 밝음. 자연 속 명상은 그야말로 최고의 순간이었다. 트레킹 후 산채 비빔밥을 먹고 바다로 향하였다. 2월 말의 바다는 아직 차가웠지만 아름다웠다. 잔잔한 파도 덕분에 바다는 그림처럼 느껴졌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모래를 걷었다. 차갑고 부드러운 모래가 느껴지는 게 좋았다.
요가를 하면서 생긴 습관은 어딜 가나 요가부터 찾아본다. 양양에는 서피 비치 해변 앞에서 하는 이스트 요가 원데이 클래스가 있어 일요일 아침으로 신청하고 다녀왔다. 현재는 아직 날씨가 춥기 때문에 1층 라운지에서 진행하였지만 통유리 사이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과 푸른 바다를 보며 하는 요가는 그 자체가 힐링이었다. 편안하고 자유로운 수업 안에서 몸과 마음 모두 릴랙스 할 수 있었다.
수업 시간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수업 내내 그리고 끝나고도 계속해서 마음에 남아있다. 지금 이 순간에 만족하는 것이 행복의 길이다. 아파트 숲에서 산으로 풍경이 바뀌는 순간, 고속도로를 달리며 노래하는 순간, 끝없는 바다를 바라보는 순간, 해변 앞에서 요가하는 순간, 자연을 느끼며 명상하는 순간. 다음이 아니라 지금 이렇게 여행을 떠나는 순간. 모든 순간순간에 행복과 감사함 가치를 느껴본다.
올해는 많이 여행 가고 싶다. 생각 대신 느낌이 충만한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