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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chungr Apr 05. 2022

100일 아쉬탕가 도전 시작

하루하루 현재에 있기 위해

3월 말부터 아쉬탕가 빈야사 요가 100일 도전을 하고 있다. 프라이머리 시리즈를 일주일에 5일간 수련하여 20주, 100번을 하는 챌린지이다.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는 100일 동안 아쉬탕가를 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궁금증도 있었고, 사실 요즘 요가가 마음에서 조금 멀리 떨어졌기 때문이다.


3월부터 회사일이 너무 바빴다. 해외 업무 특성상 해외 거래처와 시차가 있어 일이 바쁘면 덩달아 퇴근 후에 바빠진다. 야근도 많았고, 퇴근하고도 메일과 메신저가 울리면 수시로 확인하였으며, 일과 관련된 꿈까지 꿀 정도로 아침 점심 저녁 밤 24시간 내내 일이었다. 요가를 할 시간이 부족한 것도 속상했지만, 마음에서 요가가 점차 사라지는 것이 느껴지는 게 더욱 힘들었다.


작년 지도자 과정부터 지금까지 반년 동안 요가가 중심이 되는 삶을 살다가 일이 그 자리를 갑자기 (그리고 엄청나게 빠르게) 채우게 되니 굉장히 속상했다. 내가 중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에 굴러가는 느낌이 들어 우울하기도 하였고, 현재를 받아들이는 것보다 미래(생각 혹은 환상)에서 행복을 다시 찾아 헤매고 있었다. 제일 많이 한 생각은 '인도 가서 요가만 하고 싶다, 발리로 요가 리트릿 가고 싶다.'였다. 현재가 아닌 미래에 요가하는 '행복한' 나를 꿈꾸며 자꾸 지금을 부정하였다. 


현재의 나는 요가는 하지 않고 있었다. 요가는 실천하는 것이기에, 몸으로 하지 않고 생각으로만 하면 안 된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점점 더 요가에서 멀어졌다. 요가를 안 하다 보니 몸이 굳었을 것 같아, 이 동작 안될 것 같아 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더 요가를 멀리하게 되었다.


아쉬탕가 빈야사는 빠르고 다이내믹한 요가이다. 내가 부족한 호흡과 근력이 요구되기에 정말 힘든데 힘든만큼 잘하고 싶다. 그리고 수련을 하지 않으면 바로 티가 난다. 한동안은 '잘하고 싶은 건 에고야, 요가에 잘하고 못하고 가 어디 있어' 라면서 슬슬 아쉬탕가를 피하였지만, 결국 그 에고를 진심으로 열어보고 들여다 보는게 아니라 덮어 놓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챌린지를 통해 나의 에고를 마주해보고 싶었다. 그 안에 있는 진짜 마음을 알아보고 싶었다. 


3월 말이 되니 2022년도 1분기가 벌써 끝났구나 라는 허무함이 들었다. 점점 더 바빠지는 회사지만, 회사에 모든 무게를 싣고 싶지 않았다. 물리적으로 시간을 내어 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내가 가장 챌린지라고 생각했던 아쉬탕가 100일 도전을 하게 되었다. 첫날 하고 느꼈다. 


'역시 하길 잘했어!'  


 3월 28일 부터 4월 1일까지 5일 꼬박 빠지지 않고 요가를 했다. 5일간 요가를 하면서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조금씩 나아지는 몸을 느끼면서 그동안의 두려움과 걱정은 사라졌다. 한동안 수련을 하지 못하였지만 그동안 해놓은 명상과 요가의 힘이 컸던 것 같다. 몸은 곧 자리를 찾아갔고, 마음은 현재를 바라보게 하였다.


아기가 세상에 나와 살아간 지 100일이 되는 날, 설레는 연인의 100일 기념일, 수능 100일 기도. 100일간 순수하게, 설렘을 담아, 진심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나의 진심을 담아 100일 아쉬탕가 여정을 떠난다.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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