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피에트로 마스카니
요즘엔 길을 가다 보면 한글이 프린트되어 있는 옷을 입고 다니는 외국인들을 심심찮게 발견하게 됩니다. 그들의 눈에는 한글이 상당히 디자인적으로 멋지다는 생각이 있기에 몸에도 걸치고 다니겠죠? 어느 나라이건 간에 모국어는 그저 읽고 쓰는 글자일 뿐이지만 외국인의 눈에는 뭔가 '이해할 수 없는' 신비로운 문양이 되어 버리기도 하는 게 바로 언어가 아닌가 싶어요.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옷에는 영어로 프린트를 하다 하다 이제는 저게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이냐 싶은 단어들도 상당히 많이 프린트되어 있는 걸 보게 되거든요. 일단 알파벳으로 쓰여있다 하면 그게 이탈리아어이건 프랑스어이건 그다지 가리지 않고 옷 위에서 디자인이 되어주곤 합니다.
왜 이렇게 언어 이야기가 길었냐면요, 이제부터 이야기 나눠볼 오페라의 제목 때문이에요. 이번에는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 '피에트로 마스카니'가 쓴 단막극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에 대해 나눠볼까 하거든요.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데 그렇게 장황해 보이냐고 혹시 묻고 계신가요? 네, 생각보다 그리 거창한 말이 아니더라고요. 카발레리아(Cavalleria)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로 '기사'라는 의미를 가진 여성형 명사이고요, 루스티카나(Rusticana)는 시골의, 촌스러운 이런 의미를 가진 형용사입니다. 그러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그저 '시골의 기사' 정도로 이해하면 되는 말이었어요. 그나저나 유럽의 언어들은 왜 단어에 여성형과 남성형이 구분되어 있는지 늘 궁금합니다만, 언어가 주제가 아니니 이제 그만 넘어가 볼게요.
마스카니는 1863년에 태어난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였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그를 기억하게 해주는 단 하나의 마스터피스가 바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하나예요. 당시 이탈리아에서는 출판사가 지금의 기획사 역할을 했었는데요, 이 오페라는 출판업계의 양대 산맥 중 하나였던 '손초뇨(Sonzogno)'에서 주최한 오페라 컴퍼티션에 출품했다가 당선된 작품 중 하나였어요. 그리고 그 이후로 마스카니에게는 다시금 이 작품과 같은 영광의 순간이 찾아오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스토리는 이탈리아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치정 사건이에요. 남녀 간의 관계 속에 일어나는 아주 치사한 질투심들이 유치한 갈등을 일으키다가 결국 파국에 이르게 되는 전개인데요, 이탈리아의 사실주의인 '베리스모 오페라'의 토대가 된 작품으로서 서민들의 현실과 함께 인간의 본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명작이죠.
내용과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너무도 아름다운 간주곡(인터메조)이 아주 유명한 작품이에요. 아마 듣는 순간 이 좋은 음악이 상당히 귀에 익숙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많지 않으실까 싶습니다.
좀 더 상세한 스토리들은 수다와 함께 버무려본 방송을 통해 만나보시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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