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가에타노 도니체티
요즘은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살다가 잘 맞지 않아 이혼하는 게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닌 세상입니다. 소위 아직도 남아 있는 유럽의 왕족들도 이혼한 케이스가 상당수 되니까요. 그러나, 역사 속에는 왕의 혼인과 이혼이란 그야말로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정치적 매개였었지요.
영국의 왕 헨리 8세는 왕권을 강화하고 유럽 내 독자적 외교 노선을 확립하는 등 대외적으로 이룬 업적이 상당하지만, 대부분은 그가 여섯 번 왕비를 갈아치운 복잡한 사생활의 소유자로만 기억하기도 합니다. 미안한 말이지만, 복잡한 남의 가정사를 다룬 막장 드라마는 어느 나라에서 등장해도 구경할 맛이 나니까요.
도니체티의 손에서 탄생한 오페라 <안나 볼레나>는 헨리 8세의 두 번째 왕비였던 '앤 볼린'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천일의 앤'으로 불린 그녀의 영광과 몰락은 말 그대로 3년 여의 시간 안에 모두 일어났는데, 첫 번째 왕비였던 '캐서린 오브 아라곤'과 이혼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부어 영국의 국교國敎까지 갈아치울 만큼 헨리 8세는 앤 볼린에게 푹 빠져 있었습니다.
얄궂은 사람의 마음이란 게 언제나 한결같기가 쉽지 않아서, 헨리 8세의 마음도 어느 순간 앤으로부터 떠나갔지요. 앤 볼린의 시녀였던 '제인 시무어'에게 마음을 옮겨버린 야속한 그 남자 때문에, 찬란할 것만 같았던 앤의 앞날에도 먹구름이 끼었고, 그녀는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삶을 마감하게 됩니다.
도니체티는 '튜더 3부작(Tudor Trilogy)'라 일컫는 오페라 3편을 썼는데, 이 작품들의 주인공들이 모두 헨리 8세 시대, 또는 그와 직결된 여성 군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훗날 학자들이 붙여준 타이틀이라 합니다.
앤 볼린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이 훗날 영국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영광의 씨앗이 되기까지, 영국의 역사를 살짝 들여다봤습니다. 오페라에 등장하는 스토리는 전적으로 '앤 볼린'의 속 타는 심정을 관점으로 전개되는데, 이런 헨리 8세의 복잡한 가정사를 <알아두면 부티 나는 오페라 상식> 유튜브를 통해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네이버가 12월을 끝으로 '네이버 오디오'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등 떠밀려 유튜브로 둥지를 옮겨갑니다. 멋진 영상물로 보여드리기엔 턱없이 역부족이라, 그냥 '듣는 유튜브'다 여겨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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