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결 Feb 06. 2024

식탐을 쫓아내는 방법

20240112~20240205 운동기록


입이 터졌다. 음식을 진공청소기같이 빨아들였다는 게 맞는 표현이겠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게 맛있어 보였고,

맛있다.(지금도 먹는 중)

이거 뭐지. 운동의 역효과인가. 왜 다 맛있어.

음식관리 하겠다고 세 치 혀를 놀렸더랬지. 절제가 어쩌고 하면서 말이다.





유튜브 운동 스승님이신 빅씨스 언니는 말했다.

먹는 것과 휴식까지 포함해야 운동 끝

휴식은 너무나도 꼬박꼬박 챙겨지는 거.

주말 이틀은 푹 쉬기로 했다. 쉬고 난 다음 날의 운동은 뭐랄까, 더 가뿐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죄책감 없이 쉬는 날을 만끽. 주말이어도 몸이 찌뿌둥한 느낌이 들면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거나 2, 30분 짧게 운동을 하기도 한다. 쉬기로 한 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운동을 하다니 스스로가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다. 이게 또 하기 싫은 운동을 이어가게 하는 힘이 된다.


실은 그렇잖아요. 운동이 몸에 좋다는 걸 느꼈든, 완전히 습관으로 자리 잡혔든,

하기 싫은 건 맞습니다. 양치질 같은 행위라고나 할까요. 안 하고 그냥 드러누으면 찝찝함으로 잠을 방해하는 애물단지, 차라리 후딱 해치우는 편이 낫다는 걸 경험상 익힌 것이지요.


'운동이 미치도록 하고 싶드아.'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습니다. 솔직한 마음 따윈 모른 척하는 게 나아요. 오히려 운동을 할 때 보다 끝내고 났을 때의 뿌듯함, 성취감, 몸의 변화(아직은 혼자만 느끼는 미비한 수준)가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오구오구'

잘 못해도, 놀리고 싶어도, 자신을 어르고 달래줍니다.




똑똑, 그래서 먹는 거는요.

정말이지 나를 너무 몰랐습니다. 정도가 심하게 먹는 걸 좋아하는 인간입니다. 많이 먹는 것 과는 살짝 다른 버전입니다. 음식을 사람에 비유하자면, 저는 바람둥이 인 겁니다. 얘도 쟤도 다 좋아서 욕망을 참지 못하는 거지요. 특히나 매혹적인 떡볶이 라면이 유혹하면 속수무책으로 넘어갑니다.


그렇다고 지금처럼은 안됩니다.(평생을 그래왔다) 100일 프로그램 중 28일 차, 4분의 1 지점을 넘겼는데 몸무게 변화가 없습니다. 살이 안 찐 게 다행일 지경으로 먹어 재꼈거든요. 운동했으니까 먹어도 괜찮다는 프로세스가 자동으로 돌아가는 게 틀림없습니다.


나를 믿지 말라

식탐을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렸습니다. 대신에 장치를 만들기로 합니다. 기록이라는 장치. 운동도 기록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기에 꾸준할 수 있었고 먹는 것 또한 그렇게 활용해 보자는 것이지요. 기록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보이기 위함입니다. 누군가를 의식하는 행동은 자연스럽지 않을 수밖에 없지요. 이점을 노리는 겁니다.(안물안궁이겠지만요) 과연 까발려질 때, 나는 무엇을 먹을 런지.


마지막으로, 반성의 사진 투척.

글을 쓰며 먹어 치운 현장 (쳐묵쳐묵 와구와구는 이제 그만)





매거진의 이전글 건강한 돼지가 되어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