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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리 Jan 06. 2021

독서를 시작하는 법

좋은 책이 아닌 좋아하는 책

서점을 가면 메인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추천도서란. 그걸 보고 있자면 나도 꼭 읽어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에 사로잡혀 어느샌가 내 손에 들려있다. 그렇게 책을 사서 집에 오면 막상 한 장을 읽는 듯 마는 듯하고 손에서 내려놓는다. 그런 책들이 한두 권이 아니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


추천한다는 도서는 왜 이렇게 재미가 없을까?

좋다는 도서는 왜 이렇게 끌리지 않을까?

그리고 안 읽으면 좀 어떻길래, 왜 난 꼭 읽어야만 하는 강박이 생길까?


사실 답은 나와 있다. 남들이 말하는 좋은 책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 된다. 그런데 그 나와 있는 답대로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서도 왠지 모를 죄책감에 시달리는 건 왜일까?


저런 쓸데없는 강박 때문에 내 독서의 흐름이 자주 끊겼었다. 그럼 또 '나는 책이랑 잘 안 맞나 보다. 억지로 책을 읽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자책을 한다.


그렇게 읽다 만 책들은 쌓여가고, 책장을 볼 때면 마음이 불편해지고.


또 꾸준히 책을 읽고 싶어 '한 달에 책 한 권'이라는 목표를 세운 적이 있었다. 그때는 또 어찌나 책이 읽히지 않던지. 목표에 대한 강박 때문에 혼자만의 반발심이 생겨 읽지 않았,다.


나도 참 나다.



독서하는 법


몇 년 동안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보고 나름의 고군분투 끝에 드디어 찾은 나만의 방법이 있다. 그건 바로,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 때, 그때 마음에 드는 책을, 한 장일지라도 일단 읽기.


그렇게 해서 내가 요즘 읽고 있는 책은 6권 정도가 되는데, 다들 진도가 뜨문뜨문 나가는 중이다. 저마다의 책갈피를 꽂은 채.


미완의 독서를 이따금씩 이어가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빨리 한 권 끝내고 다른 한 권으로 넘어가야 하는데ㅡ하며 불안해했을게 분명하지만, 요즘은 이 책 읽다가 저책 읽다가의 재미가 쏠쏠하다. 이렇게 읽다 보면, 어떤 한 권은 끝을 본다. 시간이 좀 더 걸릴 뿐.


그렇게 편한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순전히 내 취향의 책들을. 나는 책을 좋아하는 게 맞았다. ‘읽어야 하는’ 책에 대한 괜한 의무감이 사라지니 책이 신기할 정도로 술술 읽힌다. 책에 대한 열정이 다시 불타올랐다.


책 읽는 방법, 별거 없었다. 추천도서, 인기도서 그런 거 다 필요 없고 그냥 내 시선이 가는 책을 읽으면 된다. 그래서 취향이 맞으면 땡큐인 거고, 안 맞으면 다른 책으로 넘어가는 거고. 가볍게 생각하자.


아참, 그리고 사놓고 안 읽혀서 못 읽은 책들에게 미안해하지 않을 거다. 그 책들도 언젠가 내 기분이 내킬 때, 읽어줄 테니까!



ps. 자신의 독서량을 체크하고 싶다면 한 달에 몇 권이 아니라 일 년을 기준으로 몇 권 읽었는지 세보기. 기한을 넓게, 넉넉히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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