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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존창업 Nov 20. 2021

일년만에 다시 찿은 해운대가 변한 이유

새벽 컵라면에 도시락 야식은 무리

부산 해운대.

일년여만에 이곳을 다시 찾았다.


불타는 금요일.

해운대 백사장과 골목상권, 인근시장은 인산인해다.

말 그대로 거리는 온통 불야성.

거리두기가 풀리고 여행욕구가 터져나오자 사람들이 쏟아졌다.


식당과 주점, 호텔 등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청춘남녀들은 이곳저곳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청년의 열정과 페르몬을 뿜어낸다.


덩달아 바빠진 가게 주인의 표정에서는 알 수 없는 미소가 감지된다. 불황에는 점집과 심리상담이 활황이라고 하는데 실제 이곳에는 수십여곳의 사주, 타로점이 손님의 미래를 점춰주고 있었다.


그 기분에 취해 부산어묵에 사케를 마구 들이킨다.

바다가 보이는 해변가 펍에서 2차로 흑맥주에 소세지로 배를 채운다. 맥주의 탄산이 보글보글 기포를 터트린다.


지난번 수제버거 영상콘텐츠 제작비도 이날 입금됐다. 일종의 광고모델이 된 셈인데 출연료로는 꽤 큰돈이다. 꾸준히 유튜브를 하다보니 이런날도 있다.


불현듯 작년 이맘때가 떠오른다.

벡스코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편백침대를 파는 일을 도왔다.


당시 두곳의 매장을 막 정리한 상태이라 몸과 마음이 허전했다. 통장의 돈도 다 떨어져 갔다.

부산의 공기마저 광주의 그것과 확연히 다르게 느껴졌으니 말이다.


정말 열심히 일했고 3일간 인건비로 수십만원을 손에 쥐자 기분도 묘해졌다. 삼겹살에 소주를 들이키는데 참 달고 맛있었다.


다시 시작하자는 의지를 다진 계기가 됐다.

결국 새로운 일자리를 얻었고 새로운 각오와 목표로 인생을 설계하게 됐다.


역시나 죽으라는 법은 없다.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기도 하다.


늦은밤.

술에 거하게 취한 형이 야식을 먹자고 살살 꼬득인다.

생각은 없었지만 혼자먹을 형을 생각하니 마음이 약해진다.


호텔옆 편의점 그 새벽에 호황이다.

20대 대학생들로 보이는데 하나같이 젊고 잘생겨 보인다. 이제는 그들이 아들같아 보이기도 한다.


바닥 한켠에서 잘익은 컵라면과 도시락을 까먹는다.

도란도란 이런저런 이야기속 추억이 또쌓인다.


다음날 아침 역시나 속은 불편하다.

청춘의 그 시절과 다르게 위장도 나이를 먹어간 것이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이른아침 눈부시게 쏟아지는 동해의 햇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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