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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라진 Feb 08. 2021

북한산 정기가 우리 부부에 미치는 영향

우리의 아침은 북한산과 함께 한다. 북한산 바로 코앞에 위치한 우리 집은 부엌 베란다에서 그 멋진 뷰를 한껏 즐기며 아침을 시작한다.


스웨덴 사람들의 자연에 열정과 사랑은 단순히 공원에서 걷고 운동하는 것 그 이상이다.


자연에 접근할 권리인 알레만스레텐 (Allemansrätten)은 스웨덴 헌법상 제정돼있다.


스웨덴의 자연 어느 곳이든 누구나 합법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끔 허용하는 헌법상 권리이다.


스웨덴에서는 어떤 나라보다 일반 대중에게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권리가 폭넓게 보장된다. 


접근금지, 수영금지 등의 제약 팻말은 보이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곳에서 수영, 자전거, 하이킹, 캠핑 등을 자연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스웨덴에서 공부하던 시절, 친구들과 함께 근처 호수로 수영을 갔다 

물론 이 권리에는 '방해하지 말고 파괴하지도 말 것'이라는 확실한 책임이 뒤따른다.


스웨덴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아름다운 대자연을 즐기지 않는 것이야말로 크나큰 잘못이라 여긴다. 특히나 햇살이 환하게 비치는 날, 실내에만 머무르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스웨덴 사람 아니랄까, 북한산살이 3년 차가 된 우리 부부는 날 좋은 휴일이 되면 느지막이 브런치를 먹고 자연스레 북한산으로 떠날 채비를 한다.

잠시 쉬어가며 먹는 사과는 정말 꿀맛이다

북한산 칼바위 정상을 정복하고, 하산 후 단골집 손두부집에서 한정식을 양껏 먹는다. 이렇게 도합 4시간 자연과 함께한 시간을 마무리하고 집에 복귀한다. 


요가강사이자 몸과 마음을 전문으로 다루는 친한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에너지적으로 자연과 함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아주 크다고한다. 


강남 한복판에서 북적이는 사람들과 도시 소음에 하루 종일 노출된 날은 나에게 참 버거울 때가 있다. 등산 후 기분 좋게 지친 날과 도시숲에 지쳐 녹초가 된 날은 확연히 다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언제가도 자연은 여전히 평화롭고 아름답다.

자연에서 한껏 에너지를 받은 후 마무리하는 주말은 다가오는 월요일이 전혀 두렵지 않다. 새롭게 시작될 한 주가 설렐 뿐이다. 


지난 일요일도 북한산의 정기를 듬뿍 받고, 우리 부부는 월요일을 힘차게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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