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우리 부부가 자주 가는 한식당이 있다.
맛있게 밥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남편의 실없는 농담에 웃음이 빵 터졌다.
그걸 보던 인상 좋은 주인 식당 아주머니가 "참 부부 아니랄까 봐 닮았어 둘이" 라며 웃으셨다.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이 흐를수록 주변에서 닮았다는 얘기를 자주 듣곤 한다.
부부는 서로 살면서 닮아간다는데 국제부부에게도 해당될까?
따지고 보면 '부부는 서로 닮아간다'라는 것만큼 비과학적이고 주관적인 말이 있을까 싶다.
실제 이 속설을 증명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많은 학자들이 연구를 했다고 한다. (많은 속설이 그러하듯, 맞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나뉘어 있다.)
사람들은 얼마나 자주 웃고, 찡그리는지에 따라 얼굴의 특정 근육과 주름이 움직이면서 인상이 정해진다.
함께 결혼생활을 하며 부부가 서로 웃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의 표정을 같이 흉내 내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부부가 닮아간다는 건 비단 외향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성격과 가치관, 식성 등 많은 부분을 이야기한다. 서로의 관심사를 나누며 생각을 공유하고, 걱정 고민거리를 나누며 또 다른 성장기를 함께 보낸다.
나 또한 남편과 함께 살면서 특정 말투, 제스처, 얼굴 표정 등이 매년 새롭게 생긴다.
과학적인 근거가 어떠하든, 함께 살아가는 부부가 닮아간다는 건 어쩌면 당연하게 느껴진다.
연애와 결혼까지 도합 8년 차가 된 우리 부부는 인종이 달라도, 체취가 달라도, 체격이 달라도, 함께 울고 웃으며 사랑으로 닮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