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릴라진 Feb 16. 2021

월요병을 극복하는 스웨덴 시어머니표 새우구이

누구에게나 그렇듯 신나게 주말을 보내고 맞는 월요일은 천근만근이다.


난 늦은 오후까지 할 일을 마치고 돌아온 집 근처에 간단하게 장을 보려고 나섰다.


필요한걸 다 사고 나오려는 찰나 실해 보이는 9900원 새우 한 팩이 눈에 띄었다. 


스웨덴에서 남편과 연애하던 시절, 어머님 댁에 처음으로 초대를 받았었다.

언제 가도 포근한 스웨덴 시어머니 댁-

그때 해주신 어머님의 새우구이는 난생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이젠 남편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힐링푸드가 됐다.


'연휴도 끝나고 오늘 남편도 힘들겠지? 오랜만에 새우구이나 해 먹어 볼까' 하고 한치의 고민도 없이 새우 한팩을 사들고 왔다.


늦은 저녁 퇴근한 남편은 저녁 준비가 막 시작된 부엌을 보며 새우를 보고 기뻐서 안아준 건 아니겠지 날 꼭 끌어안아준다.


'아무리 힘들고 스트레스받은 하루여도, 집에 와서 자길 보면 정말 감쪽같이 잊어버려'라고 말하는 이 스윗한 남자.


스피커에 우리가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놓고, 뚝딱뚝딱 늦은 저녁을 함께 준비한다. 

우리 집 고양이 제주는 부엌에서 귀여움을 담당한다.

음식을 사랑하는 우리 미식가 부부는 맛있는 음식, 그리고 음식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며 행복을 나눈다.


(가령 처음 어머님 댁에 초대받았음에도 내가 전혀 내숭 없이 새우를 먹어치운 이야기 같은 거 말이다.) 


'허니, 정말 고마워! 최고의 저녁이었어.' 사랑하는 사람의 이 짧고 강렬한 한 마디에 난 오늘 하루의 피곤함이 사르륵 녹는다.


9900원 새우 한팩은 우리 부부의 월요병을 가뿐히 치료해줄 뿐만 아니라, 행복도 한 다발 보너스로 얻었다.



월요병 극복! 스웨덴 시어머니표 갈릭&파슬리 새우구이

- 재료: 새우 2인분, 레몬 반개, 마늘 5-6쪽, 생파슬리 한 줌, 페페론치노 2개,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


1. 새우는 깨끗이 씻어 내장을 제거한다. (우린 새우껍질도 같이 먹을 거니까-)

2. 생파슬리의 잎 부분을 가위로 잘게 자른다.

3. 칼 옆으로 뉘어 마늘을 으깬 후 잘게 썬다.

4. 달군 팬에 올리브 오일을 넉넉히 두른다.

5. 손질한 새우를 달군 팬에 볶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6. 새우가 어느 정도 익었을 때 파슬리, 마늘, 페페론치노를 넣고 함께 볶는다.

7. 마지막에 강불에 한번 볶으면 새우를 바삭하게 즐길 수 있다. 레몬즙을 골고루 뿌려 마무리!


지친 하루, 날 위로해주고 행복하게 하는 음식은 무엇인가? :) 


작가의 이전글 내 인생 자체가 예술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