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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boutseohyeon Aug 10. 2023

오늘도 다짐을 하고 말았다

[다짐일기]


 고백하건대 나는 다짐 중독자다. 


 "또 다짐했네." 

 "다짐 없인 못 살지." 

 "다짐 못 참지." 


 친구들과 대화에서 빠짐없이 나올 정도로 크고 작은 다짐을 쉴 틈 없이 한다. 솔직히 말하면 다짐을 하면서도 다짐을 하는 줄 모르고, 기억에 남는 다짐도 많지 않다. 그 수많은 다짐은 어디로 간 걸까, 고민하면서 또 똑같은 다짐을 하게 되고. 이쯤 되면 다짐이 취미고, 특기는 다짐 실패 아닐까. 


 다짐 

 1) 어떤 일을 반드시 행하겠다는 굳건한 마음 가짐 

 2) 이미 한 일이나 앞으로 할 일에 틀림이 없음을 단단히 강조하거나 확인함.  


 사전적으로 본다면 내 다짐은 다짐이 아닐지도 모른다. 

 '굳건한' '틀림이 없음'이 없다고나 할까. 아닌가. 결국 행하지 못할지라도 마음도 있고, 확인도 하니 다짐이라고 쳐줘야 하지 않을까. 안 그래도 빡빡한 세상, 다짐까지 빡빡하게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아, 어쩌면 이 마음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순식간에 다짐을 잊어버리곤 하는 게. 


 잊어버리는 다짐은 크고 작고 경중을 따지지 않는다. 

 오늘 저녁은 꼭 챙겨 먹겠어! 하는 것부터, 더는 이렇게 살지 않겠어! 인생을 거는 것까지. 인생을 바꾸진 못해도 저녁은 챙겨 먹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 만도 않다. 작은 다짐은 타격도 작다. 저녁 한 번 안 챙겨 먹는다고 큰일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된다고나 할까. 그렇게 다짐 실패! 그런 식으로 다짐과 실패를 오가다 보니, 궁금해졌다. 


 내가 잊어버린 다짐들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보면, 다짐은 지금과는 달라지길 바라는 순간에 찾아온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내 인생에, 내 모습에 전혀 만족하지 못하는 것 아닐까(뭐, 이건 굳이 답을 찾으려 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긴 하다). 그런 이유들로 다짐에 관한 글을 써보기로 했다.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나름 건설적인 다짐이랄까. 사실 이 다짐을 한 게 한 달은 더 된 것 같긴 한데... 자, 지나간 일은 잊어버리기로 하고. 


 부디, 이 다짐 일기만은 끝까지 써내는 게 오늘의 다짐이다. 

 (근데 왜 갑자기 다짐이 디짐으로 보이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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