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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May 20. 2023

비는 한 번 맞으면 두렵지 않다.

비는 한 번 맞으면 두렵지 않다.

  지난주 수요일 학원 수업 중간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길래 비가 내리면 어떡하나 조금 걱정이 되었다. 조만간 하늘에서 비가 내릴 거 같았다. 학원이 끝나고 나는 비가 내리기 전에 얼른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의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내가 마인강에 접어들었을 때 엄청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요즘 독일의 날씨는 비가 내리다가 해가 비치기도 해서 나는 이제 그만 내리겠지 했지만 이 날 비는 그렇지 않았다. 순간 내리는 비를 맞고 도중에 멈출 수도 없어 나는 그냥 비를 맞으며 달렸다. 한참을 달리다 순간 든 생각이 책과 노트가 젖으면 어떡하지 싶었다. 생각해 보니 다행히 책가방은 방수였다. 독일마트에서 포인트로 샀던 가방이었는데 방수가 되는 거였다. 정말 감사했다. 내가 비를 맞으면 샤워를 하면 되지만 책과 노트는 젖어버리면 말리기가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이다.

나는 비옷까지 샀다. 이젠 비가 와도 걱정 없다.

  나는 이날 비가 너무 내려가면서 나는 자전거를 타면서 하나님께 집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얼마나 기도를 했는지 모른다. 사실 비가 너무 내려서 얼굴에 비를 맞는데 우박이 얼굴에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비도 비지만 얼굴이 너무 아팠다.

  이날 나는 나처럼 폭우를 뚫고 자전거를 타는 독일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정말 대단해 보였다. 이런 악천후에 자전거를 타다니.. 그들은 다 형광이 되는 비옷을 입고 있었다. 나는 내가 비옷까지 입고 자전거를 탈 줄을 몰랐다. 그러나 나의 이동수단이 자전거다 보니 나에게 비옷은 필수 준비물이었다. 조금 내리는 비는 맞으면 되는데 이런 폭우는 비옷을 입고 타야 했다.

  이날 나는 안전하게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흙탕물 범벅이 된 자전거를 정리하고 인터넷에서 비옷을 당장 구매했다. 내 마음이 얼마나 든든했는지 모른다. 이젠 폭우가 와도 두렵지 않았다.

  이날 나는 무엇보다 내가 빗길에 사고가 안 나고 안전하게 도착한 것에 너무 감사했다. 비가 많이 와서 길도 미끄럽고 흙길은 이미 웅덩이에 흙탕물들이 가득했었다.

  그 이후 나는 비가 몇 번 내렸지만 비옷을 입고 자전거를 잘 타고 있다.


한참 내린 비로 마인강의 수위가 많이 올라왔어요.
비가 연일 내려 마인강의 수위가 많이 올라왔다.


 독일 마인강은 지금 오리들 천국이에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이렇게 오리들이 길을 건너고 있으면 기다려주는 여유도 생겼다.
새끼 오리를 보호하는 오리 부부도 매일 만날 수 있다.
지금 마인강에는 매일매일 자라는 새끼오리들을 볼 수 있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가면 정말 많은 오리들을 만나고 있다. 처음엔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오리가 너무 많아서 무서웠던 게 사실이다. 사람들이 가도 길을 비끼지 않으니 오리들이 길을 건널 때까지 기다리고 있거나 오리들을 피해 이리저리 피해서 가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일주일에 5일을 오리들을 보다 보니 이젠 좀 적응이 돼서 무섭지도 않다. 매일 커가는 새끼오리들을 볼 수 있어 너무 좋다.

 

  자전거를 타면 멋진 말들도 매일 만날 수 있어요.
자전거를 타고 가다보면 말 농장에서 멋진 말들을 볼 수 있다.



   처음 학원을 자전거 왕복 2시간을 타고 갔을 땐 그날은 정말 힘들었었다. 길을 익히는 것도 문제였지만 한 번 갈 때 한 시간씩은 쉽지 않은 거리였다. 그러다 삼일째 될 때는 적응이 돼서 그런지 첫날처럼 힘들지 않았다. 독일어의 성취감도 있겠지만 학원을 다니면서 자전거의 성취감도 무시 못하는 거 같다. 매일매일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할 수 있으니 감사하다. 그리고 이젠 자전거를 타고 폭우도 한 번 심하게 맞고 난 이후는 비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졌다.

  자전거를 타고 학원을 가며 매일 오리들도 만나고 말들까지 만나니 지금 나에게 자전거는 최고의 친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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