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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Aug 31. 2022

엄마, 살았으면 돼.

오늘 자전거를 다시 타다  하트 구름을 만났다.  

자전거를 타다 자전거 도로에서 대자로 넘어졌다. 


  지금으로부터 한 3주 전 쯤 일이다. 치과에서 둘째 교정기를 찾으러 나는 잠깐 아이들 보고 집에 있으라고 하고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 지난번에는 아이 둘을 데리고 안전하게 잘 다녀왔었다. 나는 한 번 타고 갔던 길이라 쉽게 생각했었는지 나는 자전거 도로를 잘 타고 오다 차량과 같이 다니는 도로에서 턱에 걸러 넘어졌다. 차량들이 계속 오니 심적으로 부담이 되었는지 나는 옆으로 피한다는 게 턱에 걸려 넘어진 것이다. 

  이날 얼마나 심하게 넘어졌는지 넘어지면서 앞으로 메는 가방의 손소독제가 함께 깨져서 물처럼 계속 흐르고 있었다. 이것도 나중에 집에 와서 옷 앞이 다 젖어있어 봤더니 가방이 다 손소독제로 소독이 된 상태였다. 넘어지면서 자전거 안장은 돌아가고 손잡이와 페달도 다 색이 베껴졌다. 나는 대자로 넘어졌다. 너무 아팠다. 무릎도 다치고 손도 다치고 다행히 헬멧을 써서 머리가 바닥에 부딪혔지만 별이 빛나는 정도는 아니었다. 헬멧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얼른 나는 넘어진 자전거를 얼른 세우고 자전거를 길가로 가져갔다. 다행히 뒤에 자동차가 멈췄다. 그리고 너무 내가 바보스럽고 한심해서 눈물이 날 거 같았지만 아무 일 없었던 듯이 치과에 가서 교정기를 찾아 나왔다. 그리고는 도저히 내 힘으로는 돌아간 안장을 돌릴 수가 없었다. 안장이 돌아가지도 않았다. 

  나는 돌아가지 않는 자전거 안장에 앉아 다시 자전거를 타고 왔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면서 자전거를 타기가 너무 싫었다. 독일에서 운전을 못해서 자전거를 타는 건데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다니.. 나 스스로가 한심스러웠다.  



엄마 살았으면 돼. 자전거는 고치면 돼.   


  그렇게 나는 겨우 아픈 다리와 손으로 자전거를 타고 집에 왔다. 

  집에 도착한 내 얼굴을 보더니 큰 애는  "엄마 무슨 일 있어? "라고 물었고, 둘째도 " 엄마 왜  슬픈 일이 있어?"라고 물어봤다. 

 나는 아이들에게 "엄마가 자전거를 타다 넘어졌어. "라고 이야기를 했다. 근데 고맙게도 공감능력 백배인 딸들이 나에게 엄마 살았으면 된다고 이야기를 해줬다. 큰 애는 그러더니 엄마가 다쳐서 병원에 있거나 내 곁에 없다는 생각은 하기도 싫다며 이렇게 와줘서 고맙단다. 그리고 딸들이 나를 꼭 안아주었다. 아이들의 품이 정말 따뜻했다. 



자전거를 다시 타다 만난 하트 구름 


  그 후 나는 자전거를 타기가 싫어졌다. 또 자전거를 타다 넘어질까 봐 두려웠다. 너무 심하게 넘어져서 그런가 싶었다. 그러다 이대로 있다간 독일에서 자전거를 더 타기가 싫어질 거 같았다. 

  오늘 집에서 조금 먼 내 치과치료를 위해 치과를 가는 날이었는데 나는 자전거를 탈까 S-Bahn을 탈까 고민하다 결국 나는 헬멧을 쓰고 자전거를 타고 가기로 했다.

  나에게는 자전거에 대한 자신감이 필요했다. 

  그리고 나는 오늘 학원을 마치고 자전거를 타고 왕복 1시간 20분의 자전거를 타고 치과를 다녀왔다. 다행히 오늘은 안 넘어지고 자동차와 같이 잘 달리다 왔다. 다시 자신감이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길위의 기차길에서 S-Bahn이 지나가는 것도 보고 하늘에 떠있는 하트 구름을 만났다. 하늘에 떠 있는 하트 구름이 너무 예뻐 자전거를 타고 가다 멈춰 사진을 찍었다.   

하트 구름을 만났다. 
새들이 들판에서 열심히 먹이를 먹고 있다. 




 다시 하면 되지.

  

  오늘 집으로 자전거를 타고 오다 하트 구름을 보며 내가 자전거를 안 탔으면 이런 광경을 어떻게 보겠어하는 생각을 했다. 

  넘어지면 일어서면 되고 못하면 하면 된다. 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살면 된다. 독일에 와서 살아 보니 나에게는 늘 긍정의 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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