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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미국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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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 Oct 03. 2023

미국학교 적응기

 학교 입학

  미국은 유치원부터 5학년까지 다니는 초등학교, 4~5학년만 다니는 초등학교, 6~8학년 다니는 중학교 등 학교규모가 조금씩 다르다. 아침에 내가 아이들을 데려다줘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으로 입국 전 중학생인 큰 아이와 초등학생인 둘째가 함께 다닐 수 있는 학교를 찾아 그쪽으로 집을 얻었다. 미국은 공립학교를 가기 전 집계약서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집을 구하는 것이 우선이다. 내가 미국에 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유치원부터 8학년까지 다닐 수 있는 학교 근처에 집을 구하고 해당 학교에 입학서류를 냈다. 미국에 입국하고 뒷날 학교에 가서 서류들의 출력본을 내러 갔는데 큰 애는 중학교에 입학을 할 수 있지만 둘째는 여기 학군이 아니라 이 학교와 반대인 곳에 있는 초등학교를 다녀야 한다고 했다. 형제자매가 같이 다닐 수 있지만 지금 여기 초등학교 정원이 꽉 차서 들어갈 수가 없다고 했다. 큰 애는 내일부터 학교를 오면 되고 둘째는 해당 초등학교로 서류를 보내겠다고 했다. 우리는 혹시 스쿨버스가 있냐고 물어봤는데 스쿨버스는 없다고 했다. 나는 항상 미국영화에서 노란색 스쿨버스에 아이들이 타는 모습을 봐왔던 터라 다 탈 수 있는 건 줄 알았다.  행정실 선생님께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둘째 초등학교에 서류를 내러 갔다. 둘째도 다음날부터 학교를 다닐 수 있다고 했다. 비록 학교는 다르지만 미국에 입국하고 바로 다음날 부터 학교를 다닐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했다.  

   


아이들과 긴밀하게 대화하는 시간 = 등굣길


 큰 아이와 둘째의 학교는 정반대이다. 독일에서 짐이 온 게 아니라 당장 자전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나는 우선 아이들과 걸어 다니기로 했다. 우리 집에서 큰 아이의 학교까지는 22분, 우리 집에서 둘째의 학교까지는 20분이라 등교시간이 7시 45분부터 시작인 큰 아이를 먼저 데려다주고 둘째 학교를 다니기로 했다. 미국은 학교시간이 중학교랑 초등학교가 같아서 수업이 끝날 때는 큰 아이가 혼자서 걸어오기로 했다. 둘째는 아직 내가 데리고 다녀야 할 거 같았다. 큰 아이가 자기는 핸드폰도 있고 혼자 올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중학생이 된 큰아이가 고마웠다.

  처음 학교를 걸어 다니기 시작할 때는 우리만 걸어 다니는 건 아닌가 했는데 걸어 다니는 학생들이 많았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아이들도 많았다. 처음엔 초행길이라 길이 어렵고 했었는데 이제 한 달 다니다 보니 적응이 되어 정확한 시간에 나가 정확히 큰 아이를 학교까지 데려다주고 둘째랑 다시 둘째 학교로 걸어간다. 큰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둘째 학교까지 걸어가는데 40분 정도 걸린다. 그동안 나는 둘째와 성경이야기를 한다거나 스무고개를 하고 가거나 많은 대화를 나눈다. 큰 애랑 둘째랑 학교로 걸어가는 그 시간 동안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아이들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그렇게 아이들을 학교를 보내고 집에 오면 나는 이미 8 천보 이상 걸음을 걸었다. 아이들과 걸으면서 대화도 하고 운동도 하는 등굣길이 감사하다.  


 

선생님과 상담이 어렵지 않아요.


  내가 너무 떨려하던 아이들 담임선생님과 상담날짜가 드디어 잡혔다. 미국도 한국처럼 여러 개의 상담시간 중 한 개를 컴퓨터 사이트에서 선택한다. 상담시간은 정해졌고 날짜가 다가올수록 내 마음이 떨리기 시작했다. 심지어 둘째 선생님은 내가 둘째를 데리고 학교를 걸어가는 모습을 많이 봐서 인사를 꽤 했었다. 그래서 더 떨렸는지 모른다. 나는 사전에 학교상담에 관한 영상들을 보며 내가 말할 수 있는 문장들을 달달 외웠다. 미국이라 그런지 영어발음 등이 떨리긴 했지만 잘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상담을 하러 갔다.

  그러나 나의 염려와 다르게 선생님이 영어가 편하시냐고 물었고 유창하지 않다고 하자 아이패드에서 번역기를 틀면서 걱정하시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음성 버튼을 누르고 선생님이 말을 하면 한국어로 번역이 되었다. 어려운 학습상담이 쉽게 느껴졌다.  

  미국은 8월, 11월, 다음 해 3월에 우리나라 같은 진단평가를 봐서 아이의 수준을 파악하는데 8월에 진단평가를 이미 한 차례 봐서 둘째의 시험성적에 대한 상담이 이루어졌다. 어떻게 공부하면 좋다고 조언까지 해주셨다. 둘째의 말처럼 선생님이 배려심이 많고 아이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셨다. 나는 선생님이 우리 아이의 선생님이어서 기쁘다고 이야기를 하고 나왔다. 선생님도 그렇게 이야기해줘서 고맙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는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를 해주셨다. 나도 고맙다고 했다.

  갈 때는 몹시 떨렸던 나의 마음과 달리 번역기를 통해 다 알아듣고 나온 상담이 편했다. 다음번 상담에는 선생님과 좀 더 유창하게 아이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달이라는 기간 동안 감사하게도 아이들이 미국학교에서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었다. 짐도 별로 없는 우리집에서 둘째는 친구와 플레이데이트도 했었다. 나는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잘 적응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남은 기간동안 아이들이 미국에서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엄마로서 아침 오후마다 아이들과 다니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해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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