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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오월 Feb 13. 2024

미해결과제

THE END

관점을 달리 해보았다. 나에게 특정 아픔이 왜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것인지 알고 싶었는데 관점을 바꾸니 더 희망적이고 이것 또한 타당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건 지금 써 내려가려고 한다.


나는 고 2 때 아니,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즈음부터 교회를 다니지 않았다. 새로 바꾼 교회에서 새가족부에서 만난 지도자분은 정말 내게 힘이 되었는데, 새가족부에서 등조를 하고 새 소그룹에 배정이 되자 그곳에서의 적응이 어려웠다. 그래서.. 서서히 멀어져 갔다 교회가..


그리고 고2 힘든 시기일 때, 난 주님을 찾지 않았고 내 마지막 보루였던 범생이 모드(뭐랄까.. 성실모드 같은)를 유지하며 버텼지만 마음은 서서히 메말라갔다.

어떤 친구가 인기가 많으면 그시기하기도 하며 친구에 대한 '고마움', '즐거움'을 잊어갔다. 그리고 나쁜 마음들이 꿈틀거렸다.

그때 사춘기가 1차로 왔던 것 같고 나는 살고 싶지 않았다. 편두통이 늘 있어서 공부하기도 힘들었고 내 성격에 대해서도 마음이 들지 않았고 그냥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내 몸과 마음이 망가져갔을 때, 나를 잘 헤아려주는 친구가 교회를 다니고 있어서 그 교회를 다녀보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간 예배는 너무 경의로웠다. 하나님의 영광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하며 행복해했다.

그렇게 다시 주를 찾고 나는 회복되기 시작했다. 멀리하던 친구와 다시 잘 지내고 공부도 나름 다시 열심히 했다.

그렇지만 이미 검은 물이 든 나는 완전히 하얀 사람이 되진 못했다. 하얀 사람이 되려고 부단히 검게 된 수건을 씻어서 쥐어짜보았지만 검은 물이 또는 회색 물이 뚝뚝 나올 뿐이었다. 그래도 시간이 한참 지난 요즈음, 이사 후 다니게 된 새 교회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또 함께 하면서 하나님을 믿고 나아가니 마음이 많이 하얘진 것 같다.


혹시 너무 사는 게 힘들어서 삐뚤어지려 마음먹으려는 사람에게..

나 자신을 망치려는 생각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 자살, 자해, 자포자기.. 기독교적으로 보면 사탄의 작용이요, 부모님 관점에서 보면 너무 마음 아픈 일이니까. 상황이 너무 힘들고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이 환난 속에 담긴 소망과 감사를 잊지 않고 버텨내면 우린 두세 층 더 성숙해져 있을 것이다. 최근 매일 오전 9시에 컴퓨터 수업을 듣는데 그건 꽤나 힘들지만 수업이 마치면 되게 뿌듯한 것처럼..

우리 일상엔 분명 반짝이는 희망이 초콜릿쿠키에 박힌 초콜릿처럼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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