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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ara Feb 23. 2024

#12. 육아 지침서

성장일기 _ 일상

나는 종종 양육에 관한 좋은 글귀를 읽게 되면 자녀들의 많이 어린아이들 두고 있는 그녀들에게 메시지를 보내준다. 평소 고민 상담을 해오는 친구들이 많다.


그녀들은 늘 나에게 반문한다.

"아이들이 다 컸는데 아직도 육아서를 읽으세요?"
"그러게요. 자꾸 까먹으니 잊지 않으려고 계속 보려고 노력해요."


라는 답변을 하기 다반사다.

사실 육아서는 아이들을 위해서 보는 책이 아니다.

내 마음을 다스리려고 보는 책이다.

돌이켜보면 인생이란 내 뜻대로 되지 않음의 연속인데 나는 내 뜻대로 된다는 확신 속에 사느라 삶이 그리도 힘들고 고달팠나 싶다.

지나치게 가부장적인 시댁과 남편 한국경제가 어려워 남편의 비즈니스에도 어려움이 생기니 내 삶도 점점 어려워지고, 이제는 아이들도 내 손을 필요로 하지 않는 나이니 나도 경제 활동을 시작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력서도 정리해 보고, 친정의 나이 드신 어머니와 아버지 건강이 늘 염려되고,  엄마 말이라고는 1%도 온전히 수용 안 하는 자기주장 엄청 강한 아들과 딸 그냥 내가 수용하는 것이 가족의 평화를 위해서 좋다고 판단하여 가정의 평화를 지키려고 애쓰고 


내 뜻대로 해결할 수 없는 너무 많은 상황들이 내 주변에 즐비하다. 


그러나 육아지침서를 읽으면서 내 의견은 반드시 전달하지만 본인의 뜻을 절대로 굽히지 않는 아들과 딸의 의견을 되도록 수용하고 의견이 반영되게 하는 방법을 배워나간다. 

나의 해결되지 상황들은 작년 9월에 신청한 비자는 아직도 나올 생각이 없고, 1월 초에 고장 난 세탁기는 여전히 고장이고 repair man만 왔다 갔다 해결되지 않은 많은 일들


그러나 이런 수많은 해결되지 않은 일들이 즐비한 지금 내 마음의 상태는 평화로움이다.


이상하리 만큼 평화롭다.


득도한 마음이랄까?


내 뜻대로 되는 것은 내 몸과 내 마음뿐이다.
그것이라도 잘 챙기자.

주변의 미해결 폭풍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그런 마음과 몸상태를 잘 유지하자.


'그것은 내 뜻대로 되는 문제가 아니다. 그들이 해결하게 두자. 내 문제가 아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다. 나는 그냥 오늘만 최선을 다 한다.'


마치 주문처럼 읊조리는 자기 암시다.

이래서 자녀의 육아지침서를 보고 성장하는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 일지도 모른다.


내가 살던 세대는 순응하고 따르고는 것이 미덕이었던 세대라 어느 누구도 부모의 말씀을 강력히 거부하면서 자라지는 않았으리라 싶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나는 어릴 적부터 미드를 많이 보면서 자라서일까?


미드를 보며 이상적인 결혼생활과 부모의 판타지가 많아 늘 그런 삶을 꿈꾸며 결혼생활 시작해서인지 자녀양육을 오로지 현실이 아닌 판타지로만 꾸미고 살아왔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다.


이제는 나에게 판타지란 없다. 

판타지는 욕심이었다.

오직 현실만 있을 뿐

육아는 현실이고 현실은 현재를 제대로 직시하는데서 시작한다. 

육아는 현실이고 현실은 현재를 제대로 직시하는데서 시작한다. 


육아서를 읽음을 통해서 나의 판타지가 빠지니 삶이 진정으로 평화롭다는 것을 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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