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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몽 Apr 28. 2022

내 인생에 절반을 차지하는 것

참을 수 없는 무거움

아이들을 보내고 아홉 시, 걷기 위해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선글라스를 끼고 집을 나섰다. 5분을 걸으면  공원과 잔디와 놀이터와 산책로가 나온다. 가는 도중에 이쁜 길과 하늘, 집들의 테라스를 구경하는 것이 나의 즐거움 중 하나다. 캐나다는 한국처럼 베란다 샷시가 없다, 테라스라 훤히 보인다. 그러면 사는 사람의 취향이 테라스에서 묻어난다. 화분으로 가득 찬 집,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꾸민 집, 큰 식탁이 자리 잡고 있는 집, 바베큐나 캠핑을 즐기는 집. 등등

나는 을 좋아하지만 산에 가기 위해서는 마음과 몸의 준비가 필요하다. 나의 배는 어릴 적부터 나보다 영특하여 나를 가장 괴롭고 비참한 방법으로 조종하기 때문이다. 산에서는 볼일을 볼 수 없다. 무의식  나는 "여기서는 안돼"라고 생각하고 어김없이   중간에 갔을 때 배가 아파온다.


참을  없는 지경이 면" 하나님 저에게 시련을 주지 마세요. 인생의 상처를 남기게 하지 말아 주세요"하며 절박하게 내려온다.

그래도.. 설마.. 하는 일도 겪어  나는  세상에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난 예상하고 노력한다. 오늘 나는 볼일을 보고 산뜻하게 나왔다, 아침도 먹지 않았다.  입구에서 배를 통통 만져보며 이 정도면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산 중간에 갔을 때 참을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며칠  유 퀴즈에서 항문 의사 선생님이 나와 가장  참을  있는 자세를 알려주었다. 견딜만했지만 의사 선생님도 최대한 빨리 달려가야 한다고 알려주었던 만큼 참을  있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남편에게 화장실을 검색하라고 했다. 한 번에 찾아가야 한다고. 나는 중얼거렸다. "하나님 길거리에서 실수하는  실수가 아니라, 인생에 오점이에요. 제발요.!!! 남편은 먼저 달려가 화장실 위치를 확인해주었고 나는 볼일을   있었다. 오늘은 해피엔딩이었다.

성가대나 중창단을  ,   , 저녁밥을 먹지 않았고, 학생 때도  정류장만 도착하면 배가 아파 집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남들보다 한 시간 일찍 출발해도 지각으로 반성문을 썼고, 수학여행의 버스에서 식은땀을 흘리고, 지하철역의 화장실이란 화장실은  가본 나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하는 "" 문제가 있다.


무의식이 나를 지배해 집에서는 열 번을 앉아도 해결하지 못하고 집 밖으로 나가도 아직은 화장실을   있다는 희망이 있는 지점에서는 전혀 기미가 없고 "이제는 절대 안 돼!!"라는 곳에서 어김없이 참을  없는 급똥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곳에서만은 하면 안 돼 라는 곳에서 나는  시원한 쾌감을 불쾌함을 느끼는 것이다.


이 화장실은 벌레가 많고 다른 똥들이 튀겨져 있어, 절대 가면 안 되는 곳에서 나의 무의식은 나를 안심시키다가 "지금이야!!!"라고 몸에게 명령한다.


나는 이 몸의 주인이 아닌 듯하다. 모든 창피함과 안달함만 내가 감당하는 듯하다.


오늘도 난 절박한 순간에 심호흡을 하고 하나님께 회개를 하며 그 순간을 아찔하게 지나쳐왔다. 오늘도 또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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