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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냥한주디 Mar 15. 2022

코로나 비대면 진료를 하며

동네 소아과 의사 선생님 감사합니다.

주말 새벽 큰아이가 열이 나고 목이 아프다고 했다.

우선 타이레놀을 먹이고 열을 내리려고 했는데, 잠깐 내려갔다 오르기를 반복하고 열은 39.6도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큰아이는 어릴 때부터 병치레가 잦았고, 아기 때 중환자실까지 다녀오며 생사의 고비를 넘긴 적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 고등학생이 된 큰아이가 아프거나 하면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면역력이 약한 탓인지 유행하는 돌림병들은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었다.

그래서 코로나가 터지고 많이 조심한다고 했음에도 이번에도 우리 가족 중 제일 먼저 증상이 나타났다.


열이 너무 많이 올라 얼음찜질을 해주며 내렸음에도 계속 38도 이상을 넘기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고 하니 걱정이 되었다. 신랑이 출근하며 선별 진료소 응급실에 내려다 주었고,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로 가서 상황을 설명하였다.


응급실에선 코로나 증상이 의심이 간다며, 선별 진료소에서 2시간을 기다렸다 신속항원검사를 하라고 했다. 

기저질환이 있는 아이라 걱정이 돼서 왔다고 했음에도 열이 나고 증상이 있는데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밖에 나가서 기다리라고 했다.


밖엔 벌써부터 신속항원검사와 PCR 검사를 하려고 줄을 서로 온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열이 나고 힘들어하는 아이를 데리고 길에 서서 2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서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자가 진단을 했더니 큰아이는 양성이 나왔다.

출근했던 신랑이 걱정이 됐는지 다시 집으로 우리를 데리러 왔고, 결국 큰아이를 데리고 다시 선별 진료소로 가서 1시간을 기다리고 PCR 검사를 받게 되었다.




그런데 아이의 약을 처방받아오지 못했기에 비대면 진료를 알아보기 위해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다녔던 소아과에 전화를 했다. 다행히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다고 하셨고, 점심시간 전에 전화를 주신다고 하셨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지났음에도 연락이 없어서 혹시 누락이 된 건가 싶어 다시 병원으로 전화를 했더니 오늘 대면진료가 너무 많아서 의료진 모두 점심도 못 먹고 진료 중이라고 하셨다. 조금 늦어질 수도 있으니 기다려 달려고 하셨다.


아이는 해열제를 먹었을 때 잠시 열이 내려갈 뿐, 이제는 기침도 하기 시작해서 점점 마음에 불안해졌다.

그리고 퇴근시간이 가까워지자 대면진료 전화 없이 병원문이 닫을까 봐 조급해졌다.


그래서 6시 직전에 다시 병원으로 전화를 했다. 간호사 선생님께서는 의사 선생님 진료 중이시니 잠깐만 기다려주시면 통화 연결을 해주신다고 하셨다.




결국 6시가 넘어 의사 선생님과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선생님께서도 큰아이가 천식이 있기에 걱정되신다며, 호흡기 관련 약과 해열진통제등 약을 처방해주셨고, 큰아이와 통화 후 꼼꼼하게 비대면 진료를 해주셨다. 엄마는 괜찮냐며 내 건강까지 챙겨주셨다. 어머니도 수분 섭치 많이 하시고 건강 잘 챙기시라고 하셨다.


점심도 못 드시고, 늦게까지 진료하시느라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였지만 평소처럼 다정하고 자상하셨다.


아이는 소아과 선생님이 처방해주신 약을 먹고 호전을 보였고, 이젠 열은 내렸고 목이 아파서 잘 먹지 못했다. 그리고 오늘 나와 둘째 아이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하고 왔다.


그런데 오늘 퇴근시간이 지나 7시가 넘은 시간에 소아과 의사 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큰아이 상태는 어떤지.. 호전되었는지.. 잘 먹고 있는지 엄마와 가족들은 괜찮은지까지 여쭤봐 주셨다.

오늘도 여전히 목소리는 갈라지셨고, 피곤한 기색이 느껴지는데도, 여전히 다정하고 자상하게 진심으로 환자를 걱정해주시는 게 느껴졌다.


내일은 병원 쉬는 날이라며 둘째 아이 증상이 심하면 비대면 진료 보는 다른 병원에 가서 진료를 보라고 하시고, 큰아이는 목요일에 비대면 진료 봐줄 테니 연락 주라고 하셨다.




우리 동네병원 의사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이 예방접종을 맞을 때도, 어른이 내가 얼마 전 코로나 백신을 맞을 때도 항상 주사를 놓기 전 주사 맞고 항체가 잘생겨 아프지 말고 건강하라고 말씀을 해주시며 주사를 놓아주신다.


아이가 주사 맞는걸 힘들어할 때면 그럴 수 있다며 사탕을 먹거나 아이스크림으로 진정한 후 맞자고 해주시며 아이를 안심시켜주신다. 


코로나 시국에 마음의 안심을 주시는 동네 소아과 의사 선생님이 계셔서 참 감사했다.

의사 선생님도 건강 잘 챙기시고 아프지 않고 오랫동안 진료해주셨으면 좋겠다.


내 주변엔 참 감사한 분들이 많다는 걸 오늘 또 느끼며 모두 건강하시기를..





#책과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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