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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짐자무 Aug 16. 2022

[영화] 마르틴 레트만 - 실비아 프리에토  

토드 솔론즈와 에릭 로메르의 팬이라면 높은 확률로 취저일 감독

어떻게 이제 알게 되었지, Martín Rejtman 마르틴 레트만?


새로운 영화를 알고 싶었다. 신인 감독의 신선한 작품 말고, 내가 모르던 어떤 지어진 세계를 만나고 싶었다.

MUBI에 들어가 다시 구독을 시작하고 트뤼포 영화 중 안 본 작품이 있다면 그거나 봐야지 싶었다. Les Mistons이라는 20분짜리 초기 단편을 보고 만족하지 못해 무비 메인페이지의 추천작들을 맨 아래까지 샅샅히 살펴봤다. 특이한 헝가리안 애니메이션들, Horse Money라는 평점이 좋은 수상작 등을 시도했다가 집중하기 어려워 스킵하다가 꺼버렸다. 내가 이제 이런 류의 영화에는 흥미가 사라진건가, 생각했다. 다시 추천작을 살피던 중 Silvia Prieto라는 아르헨티나 감독의 작품이 눈에 띄었다. 썸네일과 설명이 흥미로웠다. deadpan comedy라는 설명문구에 끌렸고 90년대 영화라는 점이 맘에 들어 플레이해보았다.


영화 느낌은 토드 솔론즈가 가미된 에릭 로메르 같은 느낌이었다.

https://youtu.be/SXb7011yLCA

(토드 솔론즈 이름이 맞나 확인하는데 이런 흥미로운 인터뷰가 있었다니. “내 영화는 모두를 위한 영화는 아니다.”)


내용은 대충 실비아 프리에토라는 여인을 중심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며 자연스럽게 인물과 사건들이 추가된다. 휴양지에서 만난 남성,  남성을 통해 알게  같은 동네에 사는 동명이인 실비아 프리에토, 전남편, 전남편의 여자친구, 실비아와 사귀게 되는 전남편 여자친구의 전남편,  남편들과 학교를 같이 나온  남성, 그리고  남성과 티비프로그램을 통해 결혼하게  여성 . 마주치는 사람들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연이 이어지는 것은 아르헨티나 특징인가 생각해봤지만 (아직 끝까지 안본) 감독의 다음 작품 Magic Gloves 보니  감독 내러티브의 특징인  같다. 이건  앞에서 비슷하다고 말한 토드 솔론즈와 에릭 로메르 작품들과도 비슷한  같다. 특별한 사건이 없으면서도 인물들과 사물들이 이어지고 얽힌다. 노란 알마니 자켓, 포켓형 세제, 닭튀김, 위스키병과  병으로 만든 보틀램프, 남자가 LA에서 전부인을 생각하여 사온 세라믹인형  반복해서 등장하는 오브젝트들이 관계들을 점잇기 하듯  사람에서  사람으로 가게 되고 그렇게 이어지는 사연들이 나름 현실적이고 그럴듯하다. 소소한 재미들이 끊임없이 나오는데, 차이니스 레스토랑의 이름이 tokyo 것을 보고 웃겨서  간판 모양의 티셔츠를 만들어 입고 다니고 싶어졌다. 영화  실비아 프리에토가 자신이 일하던 카페에서 입던 노란 점프수트, 그리고  다음에 일하게  Brite 세제 프로모터용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것처럼.


은근 흔하면서도 나였으면 다음 대사를 어떻게 썼을까 싶은 문장들이 있었다. “나는 오늘부터 완전히 다른 삶을 살기결심했다.” 라던가 “엘에이는 어떤 곳이야?”라는 문장들이 그랬다. 삶의 모양을 바꾸고 싶다는 압박, 내가 타지에 있던 경험을 언젠가는  다듬어진 글로 남겨야한다는 스스로의 압박이 있어서일까. 그래도 다른 이들에게도 의미있는 생각을 끌어낼  있는 좋은 문장인  같다.

이름이 좀처럼 외워지지 않는 마르틴 레즈만이라는 이름. 매직글러브와 라파도라는 작품도 봐야지. 오랜만에 파고 싶은 감독을 만나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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