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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l 16. 2024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 선발 소동을 보며

난 축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국내 프로리그엔 관심도 없을뿐더러 우리 대표팀의 경기도 거의 보지 않는다. 손흥민이 프리미어 리그에서 어떤 활약을 하든 내 관심 밖이다. 축구에 관한 나의 유일한 재미는 중국 축구이다. 중국 축구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는 코미디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 국가대표 팀의 대회 전적에 관심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올림픽에서, 아시안컵에서, 그리고 월드컵에서 어떤 활약을 하는지는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선임으로 지금 시끌시끌한 것 같다. 아주 망쪼라 할 만한 감독 선임이라는 것이다. 난 홍명보 감독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지만, 괜찮은 지도자라 생각해 왔다. 사실 난 우리나라 선수 출신 지도자를 그다지 평가하지 않는다. 선수로서는 훌륭했을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과연 지도자로서 제대로 역량을 갖추었을지 극히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명보는 스타플레이어였던 데다가 청소년, 올림픽 팀 등을 지도하여 아주 좋은 성과를 내었기 때문에 인상이 무척 좋았다. 게다가 마스크도 좋은 편이고. 브라질 월드컵 졸전으로 많은 욕을 먹었지만, 원래 승패는 병가지상사라 생각했기에 그것이 큰 결함이라 생각지 않았다.


유튜브를 보니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한 비판이 넘쳐나고 있다. 감독 선임과 관련하여 크게 세 가지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것 같다.


첫째는 감독선임 절차의 문제인 것 같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비판자들의 비판이나 또 그에 대한 축협 및 당사자들의 대응을 보면 확실히 절차상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한 축협의  약속, 그동안의 룰이나 선언이 거의 지켜지지 않은 것 같다.


둘째는 신임 감독의 리더십에 관한 문제이다. 절차가 비록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선임된 감독이 지도자로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단 대표팀 전력 문제에 직접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난 홍명보 감독에 대해 좋게 생각해 왔지만 축구 광팬들이나 선수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홍명보와 함께 선수생활을 했거나 그의 지도를 받은 선수들은 한결같이 그에 대해 부정적인 것 같다. 그들은 그의 감독으로서의 기술적 능력 이전에 그의 인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같다. 선수선발 기준, 선수투입 등에 심각한 정실이 작용하고 있으며, 원칙이 없고 대표팀을 독단적으로 끌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감독으로서의 기술적 능력이다. 훈련방법, 전술 등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다. 사실 여기에 대해서는 나는 우리나라의 선수출신의  어떤 지도자에 대해서도 믿지 않는다. 훈련방법이나 전술 등에 대해서는 이미 답이 나와있다고 생각한다. 세계 수많은 축구 선진국 국대의 A매치 시합, 그리고 영국,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일류 프로리그 등 1년에도 수천 건의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이것만 잘 분석하더라도 훌륭한 전략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 이것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선수출신 지도자가 있을 것으로 생각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관해서는 국내 지도자는 오십보백보라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해서 감독의 기술적 능력이 경기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고는 생각 않는다. 좋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은 누가 감독이건 나아가서는 감독이 없더라도 강하다. 그리고 축구공은 둥글다. 운이 많이 작용한다는 의미이다. 홍명보 감독에 대해 그의 기술적 능력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거의 보지 못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나도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그런데 이번 인선은 기술적 능력 이전의 문제인 것 같다.


이렇게 볼 때 역시 감독 선발에 있어 중요한 것은 리더십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번 홍 감독에 대해서는 누구도 그 리더십을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 감독으로서의 능력 이전에 사람 자체에 대한 불신이다. 이래서야 대표팀이 제대로 굴러갈 것 같지 않다. 유튜브를 보니 홍감독의 비리에 대한 폭로와  증언과 규탄이 넘쳐나고 있다. 물론 그런 비판들을 모두 인정할 수는 없지만, 드러난 팩트 자체만으로도 과연 대표팀을 이끌 리더십을 견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상식선에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럼 지금 우리나라 다른 쪽에선 상식적으로 일을 처리하느냐고 묻는다면 할 말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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