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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Jul 15. 2024

초여름의 꽃 수국을 찾아서

(2021-06-25) 공주 육구색동수국공원

초여름은 수국(水菊)의 계절이다. 수국은 원래 일본인들이 아주 좋아하는 꽃인데, 그들은 수국을 "아지사이"(紫陽花)라 한다. 일본인들은 아지사이라면 껌벅 죽는다.


수국은 일본에서 야생화를 개량하여 만들어낸 품종이다. 19세기 중반 일본에 서양의학을 전파해주었던 네덜란드인 시볼트는 이 꽃을 유럽에 "오다쿠사"란 이름으로 소개하였다. 그 이름은 그가 사랑하였던 유부녀의 애칭 오다키상의 이름에 빗대어 지은 것이다. 

일본인들이 수국(아지사이)를 좋아하다 보니, 수국을 소재로 한 노래도 많다. 나는 그 가운데서도 "당신은 수국같은 유부녀"란 노래를 좋아한다. 유부녀를 짝사랑하면서도 다가서지 못하는 남자의 마음을 그리는 노래로서, 시볼트의 일화와도 통한다고 할까? 

https://youtu.be/1pm8jQz13u0?si=4aYC7ALzd3MCBLZG


수국은 몇년 전부터 갑자기 우리나라에서 여름 꽃으로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 최근 전국에 수국공원이 몇 곳 생기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 같다. 거제도 수국공원을 비롯한 남해 일대에 수국 명소가 많다.


그런데 이곳 세종시 가까운 곳에도 수국공원이 생겼다. 바로 공주유구색동수국 공원이라는 곳이다. 몇년전 공주시 유구읍을 흐르는 개천 둑방길과 개천 아래 수국 공원이 조성되었다. 약간 철이 지난 감도 있지만, 수국이 만발하였다. 

지난 주 3일동안 수국 축제를 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꽃이 조금 시들어져 간다. 나는 수국 가운데 푸른색 수국을 가장 좋아한다. 그런데 이곳에는 흰색 수국이 대부분이고 분홍색 수국 약간, 푸른색 수국은 거의 없다. 흰색 수국은 꽃이 아주 활짝 피었는데, 분홍 수국은 조금 시들어간다. 


매화도 홍매화가 먼저 피고 2-3주 지나서 백매화가 핀다. 수국도 분홍 수국이 먼저 시드는 것을 보니 꽃은 대개 붉은 색이 먼저고, 흰색이 나중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세가지 색이 어울렸으면 더 좋았을 것인데, 흰색은 흰색끼리만, 붉은 색은 붉은색 끼리만 모여 피도록 해 조금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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