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물랑 루주 무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여배우와 작가의 안타까운 사랑
“물랭 루주”(Moulin Rouge)는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르 근처에 있는 유명한 댄스홀로서, 파리의 명소 가운데 하나이다. 물랭 루주는 1889년에 오픈하여 약 130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화려한 캉캉 댄스로 유명하다. 영화 <물랑 루주!>(Moulin Rouge!)는 물랭 루주를 무대로 배우와 젊은 작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는 비틀스, 엔톤 존, 마돈나 등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남녀 주인공인 이완 맥그리거와 니콜 키드먼은 더빙을 않고 자신들이 직접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이 영화는 2001년 미국에서 제작되었다.
영국 출신의 젊은 작가 지망생 크리스티앙(이완 맥그리거 분)은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보헤미안적인 세계를 동경하여 화려한 도시 파리의 몽마르트르에 자리를 잡는다. 그는 몽마르트르의 한 구석에 있는 싸구려 여인숙에 방을 얻어 자유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그러나 막상 이야기를 쓰려고 하니 무엇을 써야 할지 알 수 없다. 이는 자신이 연애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때 방의 천장이 무너지면서 정신을 잃은 아르헨티나 인이 떨어져 내린다. 크리스티앙이 깜짝 놀라 구멍이 뚫린 천장을 올려다보니, 물랑루주 카바레에서 일하고 있는 작가 오들리와 신예 화가 로트렉 등이 크리스티앙의 방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들은 아르헨티나 인의 상태가 어떠냐, 내일까지 원고를 완성할 수 있겠느냐며 떠들고 있었다.
로트렉 등의 말을 따르면 물랑루주의 경영자인 지들러가 전기 장식에 돈을 너무 많이 투자한 탓에 물랑루주의 경영이 어려워졌다고 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하여 지들러는 새로운 후원자를 찾기 위해 새로운 무대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그런데 무대에서 부를 노래의 가사를 짓지 못해 안절부절 있다. 그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를 지켜보고 있던 크리스탄은 자신도 모르게 글을 써 내려가 무대의 쇼에 완벽히 어울리는 기사를 만들어내었다.
로트렉 등은 이 정도로 완벽한 노래 가사를 쓸 사람은 없다고 극찬을 하며, 오드릭에게 크리스티앙과 함께 가사를 만들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그러나 오들리는 처음 보는 신인과 함께 가사를 만드는 것은 싫다고 하며 화를 내고는 밖으로 뛰쳐나가 버린다. 그러자 로트렉은 오히려 잘 되었다고 하면서 크리스티앙에게 곡의 가사를 맡긴다. 그날 저녁 크리스티앙은 난생처음으로 독한 아부신트 술을 마신다. 그는 취기에 용기를 내어 물랑루주의 무대 뒤로 몰래 숨어 들어간다.
물랑루주에서는 화려한 옷을 입은 수많은 무희들이 캉캉 춤을 추면서 무대를 달아오르게 하고 있었다. 고급 창부로서 물랑루주의 스타인 사틴(니콜 키드먼 분)도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물랑루주의 새로운 후원자인 우스터 공작은 실은 사틴이 탐이 나 그런 약속을 한 것이었다. 공작은 사틴에게 일류 여배우로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 한 바 있다. 사틴은 그날 저녁 공작을 만난다는 약속을 하였다고 마음속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몰래 숨어 들어온 크리스티앙을 공작으로 착각해 버린다. 크리스티앙은 사틴 앞에서 자신이 쓴 시를 낭독하고, 사틴은 이를 들으며 순식간에 둘은 사랑에 빠져버린다.
우스터 공작이 물랑루주에 투자하는 것은 사틴을 차지하기 위해서이다. 우스터 공작은 자신이 물랑루주에 투자하는 대가로 사틴을 자신이 차지하겠다는 것과 또 가게의 권리를 자신에게 넘기라는 조건을 내건다. 지들러는 어쩔 수 없이 그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 이리하여 물랑루주는 극장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고, 지들러를 비롯한 사틴, 크리스티앙, 톨루즈와 그의 보헤미안 친구들, 그리고 모든 스태프와 무용수들은 새로운 그랜드 쇼을 선보이기 위한 연습에 들어갔다.
한편 우스터 공작은 매일 사틴에게 데이트와 저녁식사를 하자고 조른다. 그렇지만 크리스티앙과 사틴은 작가이자 주연 배우라는 핑계로 매번 공작의 유혹을 거절한다. 마침내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우스터 공작은 지들러에게 당장 오늘 저녁 사틴이 저녁 식사 초대에 응하지 않으면 투자를 그만두겠다는 폭탄선언을 한다. 지들러는 어쩔 수 없이 사틴에게 오늘 저녁 우스터 공작을 만나라고 명령한다. 그 말을 들은 사틴은 괴로워하다가 쓰러진다. 놀란 지들러가 의사를 부르는데, 사틴을 진찰한 의사는 그녀가 상당히 심각한 결핵에 걸려 있으며,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말을 한다. 지들러는 어떻게 하든 쇼를 성공시키기 위하여 사틴에게는 그 사실을 숨긴다.
우스터 공작은 지들러에게 첫 공연이 끝난 후 반드시 자신과 사틴이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라고 강요한다. 결국 공작의 요구에 굴복한 지들러는 크리스티앙에게 그녀와 헤어지라고 부탁을 하지만, 크리스티앙은 결코 그녀를 포기할 수 없다. 쇼의 전날 밤 최종 리허설, 크리스티앙은 대본에 자신을 모델로 한 “숨겨온 사랑의 노래”를 추가한다. 이 노래는 아름다운 여자가 자신을 향해 사랑을 고백하는 가난한 바이올린 연주자와 부자 중에서 바이올린 연주자를 선택한다는 내용이다.
우스터 공작은 단박 이 노래의 뜻을 알아차리고, 여자가 바이올린 연주자가 아닌 부자를 선택하는 것으로 가사를 바꾸라고 강요한다. 사틴은 공작을 설득하기 위해 홀로 공작을 찾아간다. 우스터 공작은 사틴이 찾아온 것에 기뻐하지만, 곧 그녀의 마음속에는 크리스티앙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갑자기 행동이 돌변하여 그녀를 폭행하려 한다. 위기의 순간 사틴은 겨우 빠져나가 크리스티앙에게로 달아난다.
크리스티앙은 사틴에게 오늘밤 함께 물랑루주를 떠나자고 제안하며, 사틴도 그 말에 따른다. 사틴에게 속았다고 생각한 우스터 공작은 지들러에게 크리스티앙을 죽이겠다고 한다. 지들러는 공작의 말을 사틴에게 전하지만, 사틴은 그냥 단순한 협박에 불과하다면서 공작의 말을 무시한다. 그러자 쇼를 위해서 사틴을 어떡하든 붙잡아 두고 싶은 지들러는 사틴에게 그녀가 깊은 병에 걸렸으며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러면서 지들러는 크리스티앙을 위해서라도 그와 헤어지고, 그가 이곳에서 떠나도록 해야 한다고 사틴을 설득한다. 그러면서 그는 사틴에게 "여배우는 사랑에 빠져서는 안 돼. 배우로서 멋지게 쇼를 성공시켜 보자"라면서 설득한다.
극장으로 탈바꿈한 물랑루주가 드디어 개막 쇼를 시작한다. 주연 배우인 사틴은 아름다운 얼굴에 화려한 의상을 입고 무대 중앙에서 노래를 부른다. 관객들은 일제히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관객 속에서는 우스터 공작이 미소를 지으며 사틴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편 크리스티앙은 물랑루주에서 쫓겨났는데, 그는 아직도 우스터 공작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크리스티앙은 갑자기 자신에게 차가워진 사틴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다시 한번 사틴을 만나기 위해 무대 뒤로 숨어든다. 그러나 그는 우스터 공작의 경호원에게 들켰고, 경호원은 크리스티앙을 죽이기 위해 권총을 빼들고 그를 쫓아온다. 사정을 모르는 크리스티앙은 사틴에게 다가가서 헤어지자는 이유를 묻지만, 사틴은 굳게 입을 다문다. 이때 실수로 무대의 커튼이 다시 열리면서 크리스티안과 사틴의 모습이 관객들 앞에 나타났고, 경호원은 어쩔 수 없이 크리스티안을 죽이기를 포기한다.
크리스티앙은 사틴이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오해하고 그 자리를 떠나려 한다. 그러나 근처에 있던 툴루즈가 둘 사이의 오해를 풀어주기 위하여 이전에 크리스티앙이 했던 “이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람으로부터 사랑받는 것”이라는 말을 소리 높여 외친다. 그러자 사틴은 무대에서 크리스티앙을 향해 사랑의 노래를 불러 그의 발길을 되돌린다. 크리스티앙은 그에 화답하여 무대로 되돌아와 사틴과 함께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 관객들은 이 장면이 쇼의 마지막 장면이라 생각하고 열화와 같은 박수를 보내며, 그런 가운데 무대의 막이 내린다. 사틴이 크리스티앙의 품으로 쓰러진다. 그녀의 병은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그리고 두 사람이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가운데, 사틴은 크리스티앙의 품에 안겨 평화롭게 숨을 거둔다.
세월이 흘렀다. 크리스티앙이 타자기를 마주하여 이야기를 쓰고 있다. 그것은 두 사람의 이야기이며, 영원히 살아있는 사랑의 이야기였다.
니콜 키드먼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여배우 중의 한 사람이다. 이 영화는 다른 어떤 영화보다도 니콜 키드먼의 매력이 잘 나타나는 영화이다. 영화 속의 그녀는 정말 아름답다. 그런데 영화 속의 그녀는 왜 여배우이면서 창녀일까? 우리나라에서 기생에 대한 어떤 로망이 있듯이, 서양에서는 창녀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물랑루주는 파리의 명소 가운데 하나로서, 관광객이 꼭 들러야 할 장소라 한다. 나는 지난 5월 말, 한 달 반 가량의 유럽 여행을 하면서 파리에서 4일을 머물렀다. 이전부터 물랑루주를 한번 가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런데 입장료가 보통이 아니다. 가장 싼 좌석이 1인당 10만 원 정도, 비싼 좌석은 60만 원 가까이 된다. 그런데 그보다도 더 문제는 입장권 현장 구입은 불가능하며 반드시 인터넷을 통해 예약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파리에 도착하여 인터넷으로 표를 구입하려 하였으나, 시간을 도저히 맞출 수가 없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생각해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