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형 Nov 19. 2024

영화: 신주쿠 스완 2(新宿スワン〜歌舞伎町スカウト)

■ 개요


동경의 신주쿠(新宿)는 세계최대의 환락가이다. 신주쿠 지역은 신주쿠 기차역을 중심으로 동신주쿠과 서신주쿠로 나뉘는데, 서신주쿠는 동경도청이 소재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오피스 필딩이 많이 들어서 있다. 동경의 고층빌딩은 거의 이것에 몰려있다. 반면 동신주쿠는 환락가이다. 동신주쿠 중에서도 가부키쵸(歌舞伎町)에는 그야말로 온갖 유흥업소가 모두 몰려있다. 여러 종류의 술집은 물론,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종류의 풍속업소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세계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아마 이만큼 많은 유흥업소들이 몰려있는 곳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많은 유흥업소가 몰려있다 보니까 많은 업소들이 젊은 여자들을 찾고 있으며, 또한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싶은 많은 여자들이 이곳을 기웃거린다. 이런 업소와 여자들을 연결해 주는 직업이 바로 스카우터이다. 스카우터들은 유흥업소의 일거리에 관심이 있어 보이는 여자들에게 접근하여 그녀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소개해준다. 이러한 스카우터들은 자연히 폭력단과도 연결되어 있을 수도 있다.   

영화 <신주쿠 스완 2>(新宿スワン〜歌舞伎町スカウトサバイバル〜)은 신주쿠에서 활동하는 스카우터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서, 2015년에 제작되었다. 이 영화는 와쿠이 켄(和久井健)이 그린 같은 제목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전작 <신주쿠 스완>의 속편으로서, 스카우터 조직 간의 서바이블 게임을 그리고 있다. 작자인 화쿠이는 실제로 스카우트 조직에서 스카우터로 일한 적이 있으며, 이 만화는 그의 경험을 토대로 픽션 화한 이야기라 한다. 


■ 줄거리


무대는 2000년대 초의 동경 신주쿠 가부키쵸. 스카우트 회사인 버스트에 속해 있는 스카우터시라도리 다츠히코(白鳥龍彦)는 어느 날 신주쿠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기웃거리고 있는 마유미를 우연히 만나 료코 마담이 경영하는 룸살롱 ‘물랑루주’에 소개해준다. 마유미는 사채 빚에 쫓기고 있어 어떡하든 수입이 많은 유흥업소에 취업을 하려 했던 것이었다. 


이즈음 버스트가 같은 스카우트 회사인 ‘할렘’과 합병하였다. 이에 따라 스카우터들이 2배로 늘어나 조직 내 스카우터들끼리 경쟁이 붙어 사내의 분위기가 점차 험악해졌다. 사장인 야마시로(山城)는 회사의 사업구역을 넓히기 위하여 요코하마로 사업을 확장하기로 한다. 그는 요코하마 출신의 세키(関)와 다츠히코에게 그 일을 맡으라고 명령한다. 다츠히코는 그 일이 내키지 않았지만, 신주쿠에서 갑자기 사라져 버린 친구 요스케(洋介)가 요코하마에 있다는 말을 듣고, 그곳으로 향한다. 

야마시로가 세키와 타츠히코를 요코하마로 보낸 것은, 전일본주류유통협회 회장 스미토모(住友)가 요코하마에 대규모 룸살롱을 낸다고 하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계기로 요코하마를 장악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요코하마의 스카우트 시장은 야쿠자와 경찰들과 손을 잡고 있는 폭력적 스카우트 회사인 ‘위저드’의 사장인 다키 마사키(滝マサキ)가 이미 장악하고 있었다. 요코하마는 난공불락의 “다키 왕국”이었다. 


다츠히코는 시부야 파라사이트의 친구 모리나가(森長)와 함께 요코하마로 가서 사정을 염탐한다. 그러던 중 갑자기 나타난 요코하마 위저드의 선봉 아네만, 모리켄, 킬빌 등의 습격을 받아 심하게 얻어맞은 후 다키와 연줄이 있는 형사 다에코(砂子)에 의해 체포되고 만다. 이 기회에 신주쿠 진출을 노리는 다키는 버스트의 위에 군림하고 있는 야쿠자 조직인 문무회(紋舞会) 회장 아마노 슈센(天野修繕)에게 접근하여, 위저드를 신주쿠에 받아 달라고 부탁한다. 


아마노가 버스트 대신 위저드를 택하려 하자 위기감을 느낀 야마시로는 다키히코 등을 파문하여 사태를 수습하려고 한다. 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자마자 자신이 파문되었다는 것과 위저드가 신주쿠를 침공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키히코는 놀라지만, 세키는 더 이상 다툴 일은 없으니 오히려 잘 되었다며 웃음을 터트린다. 

위저드의 하네만은 부하들을 끌고 물랑루주에 숨어 들어가 모조리 때려 부순다. 시설이 완전히 파괴된 물랑루주는 일단 가게를 휴점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위저드는 가부키쵸에서 세력을 착착 넓혀간다. 드디어 버스트와 위저드 사이에 먹느냐 먹히느냐 전면전이 벌어졌다. 


전국주류유통협회 회장 스미토모는 이 싸움에 기름을 끼얹었다. 그는 요코하마에 개점할 대형 룸살롱에서 일할 호스티스 모집을 위저드와 버스트 양 쪽에 의뢰하였다. 그리고는 룸살롱 개장일에 양쪽이 누가 더 좋은 여자들을 스카우트했는지 콘테스트를 벌일 예정이라고 한다. 드디어 신주쿠대 요코하마 사이에 룸살롱 호스티스 스카우트 쟁탈전이 벌어졌다. 두 스카우트 회사의 존망을 건 대결이 펼쳐지려는 이때, 마유미와 오랜만에 다시 만난 다츠히코는 자신이 마유미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버스트와 위저드 간에 일대 스카우트 경쟁이 벌어진다. 그러나 요코하마에 이미 터를 잡고 있고, 게다가 폭력도 서슴지 않은 위저드에게 다츠히코 측은 일방적으로 밀린다. 위저드는 착착 호스티스를 스카우트하는 반면, 다츠히코 측은 스카우트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좋은 여자를 만나 스카우트를 할랴치면, 어느새 위저드의 방해가 들어온다. 

드디어 스미토모가 경영하는 대형 룸살롱 오픈일이 다가왔다. 스카우트 콘테스트는 두 가지를 기준으로 경쟁한다. 하나는 누가 더 많은 호스티스들을 스카우트하였는가, 그리고 어느 쪽이 스카우트한 호스티스들이 더 아름다운가이다. 


콘테스트가 시작되었다. 시작되면서부터 버스트 측은 완전히 절망에 빠졌다. 자신들이 스카우트한 여자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가는 둘째치고 원하는 숫자 자체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쪽은 각각 60명의 여자들을 스카우트하기로 했는데, 버스트 측은 겨우 그 절반만을 채웠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다키히코는 무엇인가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양쪽에서 스카우트한 여성들이 한 사람씩 무대로 올라간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 이르자 더 이상 버스트 측에서 무대로 올라갈 여성이 없다. 이대로 위저드의 승리가 확정될 순간이다. 이때 갑자기 입구 쪽이 소란스러워진다. 사람들이 모두 돌아보니 화려한 의상을 걸친 아름다운 여성들이 차례로 줄을 지어 들어서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사회자의 호명에 따라 한 사람씩 무대로 올라간다. 

그들은 바로 가게가 파괴되어 영업을 할 수 없게 된 물랑루주의 호스티스였다. 평소 다츠히코에게 많은 신세를 졌다고 생각한 료코 마담이 물랑루주의 호스티스 전부를 이끌고 이곳에 온 것이었다. 다시 콘테스트는 재개되어 버스트와 위저드 양쪽 모두 숫자는 모두 채웠다. 이제 누가 더 아름다운지를 뽑는 일만 남았다. 손님들의 투표에 의해 최고의 호스티스로 선발된 여성은 마유미였다. 


■ 약간의 감상


일본 만화를 보면 결투를 주제로 한 것이 많다. 그런데 결투는 주먹이나 칼만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이 결투의 대상이 된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던 “드래곤 볼”이나 “미스터 초밥왕”도 모두 결투만화이다. 드래곤 볼에서는 무술로 결투를 벌이지만, 미스터 초밥황에서는 요리솜씨로 결투를 벌인다. 결투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때로는 도박이 될 수도 있고, 때로는 낚시가 될 수도 있다. 이 영화도 전체적으로 보면 결투 영화이다. 그 결투의 내용이 룸살롱 호스티스를 누가 더 잘 스카우트하느냐는 것이다. 세상엔 별의별 대결이 다 있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 풍산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