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세 아이 엄마의 일상
방과 후 활동을 늘리다.
여름방학 때 한국에 다녀온 후 다시 일상의 시작.
9월부터 새 학년이 시작되는 이곳은 방과 후 활동들도 함께 등록을 시작한다. 보통은 새 학기 즈음부터 시작해서 3개월 단위로 등록을 한다. 올해도 역시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것들을 고르게 하고 상의 후 등록을 마쳤다.
첫째-치어리딩, 피겨스케이트, 바이올린,
스포츠체험
둘째-아이스하키, 스포츠체험
셋째-발레, 피겨스케이트, 수영
여름보다 개수가 늘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두 번씩 하는 것들도 있어 세 아이 스케줄을 요일, 시간 생각해서 꼼꼼히 따져 등록해야 한다. 다행히 두 아이가 함께 들어가는 활동들도 있어 예전보다 수월해졌다.
월:치어리딩/발레/아이스하키
화:수영/스포츠체험
수:피겨스케이팅
목:수영/바이올린
금:
토:아이스하키
일:가끔 아이스하키
이곳은 공부 이외의 활동들을 좀 더 중요시한다.
프로그램들을 보면 한국과 달리 전부 예체능 관련 활동들이다. 우리도 한국에서 살았다면 공부학원을 보냈겠지만, 캐나다에 살고 있으니 이곳 스타일에 맞추고 있다. 활동들을 하면서 아는 친구들도 많아지고, 나중에 커서도 할 줄 아는 것들이 많으니 관심사가 같은 친구끼리 서로 어울리기 좋다.
우리 아이들은 학교 끝나고 집에 오면 자기 전까지 유튜브 영상들을 보거나 게임을 한다. 중간중간 책도 읽게 하고, 장난감으로 놀게도 하고, 학습지를 풀게도 하는데 완벽히 차단시키기는 쉽지 않다. 활동들을 많이 할수록 집에 있는 시간이 적어 인터넷 하는 시간도 줄어들고, 많이 움직이니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잔다. 체력이 굉장히 좋아진다. 활동을 하나라도 더 하게 하려고 한 이유이다.
스케줄이 많아 싫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해보고 싶다고 하여 열심히 다니고 있다.
일주일 중 화요일 일정을 적어보겠다.
AM
-7:30 기상 후 아이들 준비시키기
-8:40 첫째, 둘째 학교 데려다 주기
-9:00~9:30 막내 수영레슨
-10:00~12:00 막내 Strong start(취학 전 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학교 내 프로그램)
PM
-12:00~1:00 동네 도서관
-1:00~2:30 점심/마트장보기 등
-2:50 첫째, 둘째 픽업
-3:10 집에 와서 밥 먹고 옷 갈아입기
-4:00~5:00 스포츠 체험 프로그램
-5:15 집 도착 후 아이들 씻기기
-6:00~9:00 빨래/설거지/청소/아이들 저녁
-9:00~9:30 신랑 저녁 차리기
-9:30~10:00 아이들 재우기
신랑을 제외한 나와 아이들 스케줄은 대략 이렇다.
매일 조금씩 변동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비슷하다.
아직 막내가 유치원에 들어가지 않아 낮 대부분은 막내와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있다. 내년 9월에 유치원에 입학만 하면 나는 어느 정도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 낮잠도 자보고, 책도 읽어보고, 여유롭게 장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굉장히 기대 중이다. 하하하
계속 집에서 쉴 수만은 없겠지만 일 년!! 아니면 최소한 몇 달만 이라도 내 시간을 가질 것이다. 10년 육아의 첫 번째 해방이 될 것이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두 번째 해방이 오겠지.
지금은 아침에 아이들 등교 후 계속 빡빡하게 움직이고 있다. 막내는 피곤할 법도 한데 체력이 많이 좋아졌는지 낮잠도 안 자고 잘 따라오고 있다.
대신 나의 체력은 바닥났다.
평일에는 하교 후 활동들을 다니며 바쁘고, 활동이 없는 금요일에는 하교 후 학교 놀이터에서 실컷 놀게 하고 도서관을 가거나 실내놀이터가 있는 햄버거 가게에 가서 놀다 온다. 주말에도 아이스하키 연습이 있어 아침 8시쯤 다녀와야 한다. 요즘처럼 일주일을 이렇게 알차게 보낸 적이 없는 것 같다.
아이를 왜 한 살이라도 어릴 때 키워야 하는지 절실히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미처 손대지 못한 집안일이 조금씩 쌓이고, 쌓이니 온 집안이 엉망이라 애들 재우고 일어나서 정리를 좀 하고 싶은데 애들 재우면서 함께 누워있다 보면 아침 알람소리에 눈을 뜬다.
굉장히 피곤하다아아아아~~~~
얼마 전에는 둘째가 밤새 고열에 시달려 함께 밤을 새웠다. 둘째는 그다음 날 씻은 듯 다 나았는데 나는 그 여파가 일주일을 넘게 가고 있다. 하루종일 비몽사몽에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와 초췌하다.
막내가 있어 낮잠은 잘 수 없고.... 피곤하니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소파에 비스듬히 앉아서 눈만 뜨고 막내의 이야기에 반응만 해주고 있다.
이번달 내내 이럴 것 같다. 체력하나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던 나였는데 나이가 들고 관리 안 하니 이렇게 돼버렸다. 할 일이 태산인데 몸이 안 따라준다. 나의 최애 "크리스마스"맞이도 해야 하는데 하루하루 미뤄지고 있다. 다른 집들은 벌써 장식을 했던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하루라도 빨리해야 한다. 내일이 일요일인데 내일은 꼭 트리와 장식들을 꺼내야겠다. 아!! 트리 놓을 자리부터 치워야 하는데... 게다가 내일 둘째, 셋째의 플레이데잇이 있는데...
계획을 짜보자.
1. 친구네 다녀오기
2. 트리 놓을 자리 치우기
3. 지하실에서 트리와 장식 꺼내오기
4. 설치하고 장식하고 점등식 하기
5. 쉬기
6. 쉬기
7. 쉬기
계획대로 됐으면 좋겠다.
지금은 토요일 아침 8시. 둘째 아이스하키 연습에 왔다. 10시 반에 출근하는 신랑에게 나머지 두 아이들을 맡겨두고 왔다. 관람석에 앉아 하키연습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는데 한 시간 연습하는 동안 이렇게 밀린 글도 쓰고 인터넷도 하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신은 여전히 몽롱한 상태로 손가락만 움직이고 있달까.
내일은 어떻게든 짬을 내어 좀 쉬어야겠다.
주말에도 쉴 수 없는 모든 엄마, 아빠들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