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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풍석포제련소 Jun 11. 2021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이 가족을 잃은 뒤 생긴 일

안녕하세요. 책 소개 맛집 유투북 변진서입니다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최근에 나온 성장 소설 중에 단연 최고가 아닐까 싶은데요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은 작품인 만큼 청소년이 읽으면 좋을 책이지만 어른도 꼭 한 번은 읽어봐야 하는 책바로손원평의 아몬드입니다.

보통은 이 소설을 공감 능력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잖아요.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 ‘아! 이건 공감 능력을 넘어선 ’사랑’에 대한 이야기구나!’라는 느낌이 딱! 왔습니다. 제가 왜 그렇게 느꼈는지 지금부터 <아몬드> 알짜배기 리뷰 시작해볼게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윤재는 알렉시티미아. 즉, 감정 표현 불능증이라는 병이 있습니다. 이 병에 대해서 책 맨 앞에 설명이 되어있는데요. 아동기에 트라우마를 겪거나, 선천적으로 편도체의 크기가 작은 경우 감정.. 특히 공포,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병이라고 합니다.

이 소설의 제목, 아몬드도 아몬드처럼 생긴 편도체를 의미한 것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눈앞에서 엄마와 할머니가 살해당하는데도 어떠한 감정도 느끼지 못하고 이 표지의 표정으로 상황을 바라보죠. 

윤재의 엄마는 윤재의 이런 병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마음 아파하면서도 이 병을 이겨내기 위해 굉장히 애를 써요. 이런 모습에서 윤재는 엄마와 할머니로부터 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요. 그런 존재가 한날한시에, 그것도 윤재의 16번째 생일날 사라져버린 것이죠. 인생에 관계 맺는 사람이라곤 엄마, 할머니 이렇게 단둘 뿐이었는데 학교를 가게 되고, 혼자 엄마가 하던 책방을 이어나가면서 새롭게 관계 맺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하죠. 

그러던 어느 날 한 남자가 윤재를 찾아와 부탁을 합니다. '죽어가는 나의 아내 앞에서 우리 아들인 척을 해주면 안 될까?‘하고요. 친아들이 4살이었을 때, 엄마가 한눈 판 사이에 아들을 잃었고 그 이후 엄마는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결국 병에 걸렸고, 지금은 죽기 직전의 상태다. 사실 친아들을 찾기는 했는데, 그 아들이 일명 '문제아'여서 진짜 아들을 엄마에게 보여줄 수 없을 것 같다. 아들 역할을 해줄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이미지가 비슷한 윤재에게 찾아온 것이죠. 

‘딱히 해가 되지 않는다면 도와주는 편이 좋다.’던 할멈의 조언에 따라 윤재는 아들인 척을 해줍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진짜 아들 곤이에게 괴롭힘을 당하죠. 곤이는 윤재와 정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던 친구였어요. 무던하고, 잔잔한 윤재와는 달리 모든 자극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친구였죠. 곤이는 모든 것에 감정적인 자신과는 평온해 보이는 윤재에게 호기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쟤 도대체 뭐지?’ 그러면서 둘은 친구가 돼요. 

문제아인 곤이를 세상 사람들은 비난하기 바빴고, 친아빠는 아들을 숨기면서 혼내기 바쁘지만 윤재만은 달랐습니다. 윤재는 곤이의 진짜 모습을 보았고, 진짜 마음을 이해하고 헤아려줬으니까요. 그렇게 그들은 우정을 나누며 윤재는 감정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고, 곤이는 사랑을 깨닫게 되는 소설입니다.

이 소설에서 윤재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데요. 그런 모습 때문에 사람들에게 사이코패스라는 이야기까지 듣거든요. 하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 진짜 공감불능자는 도대체 누구인지 헷갈립니다. 

할머니와 엄마가 살해당할 때 무서워서 그저 구경만 하고 있던 사람들장례식장에서 슬퍼하는 여경에게 이 일을 하려면 그런 감정에는 무뎌져야 한다고 조언했던 선배 경찰제자의 가족 잃은 마음 아픈 사연을 반 전체 학생들 앞에서 대놓고 이야기하며 박수까지 유도하는 담임친 아들이 문제아라는 이유로 숨기려고 한 친아빠식물인간인 환자를 짐짝처럼 대하는 간호사 등. 제가 보기에 그들이 윤재보다 나은 점은 '두려움을 느낄 줄 안다밖에 없었습니다.

우리가 공감 능력을 키워서 상대를 이해하고 싶어지는 그 감정과 그 동기는 바로 사랑에서 나옵니다윤재는 엄마와 할멈으로부터 사랑을 받았어요비록 감정을 느낄 줄 몰라도사랑하는 방법은 배운 것이죠하지만 곤이는 사랑을 받은 경험이 없습니다그 어느 누구에게도 진정한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죠그래서 사랑을 할 줄도 모릅니다하지만 윤재의 곤이에게 보여줬던 사랑곤이의 진짜 모습을 봐주고이해하고공감하려는 노력또 친구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이런 진심이 곤이를 변화시킨 것이죠.


우리는 치열한 경쟁 사회에 살아남기 위해 타인에게 애정 어린 관심을 갖는 건 사치라고 배우고 심지어 윤재처럼 편도체에 이상 없이 정상으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공감 능력을 퇴화시키고 있진 않는지사랑이라는 의미그리고 공감이라는 의미. 타인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공감 능력에 대한 중요성을 잘 알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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