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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이로움 Dec 28. 2022

「무진시 야구장 사람들」을 읽고,

비시즌에는 야구책을 읽습니다 -1-

아쉬웠던 올 시즌이 끝났다. 겨울까지 이어진 가을 야구가 끝나고, 월드컵으로 정신을 뺏긴 틈을 타, FA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우리 팀은 세명의 외인을 모두 잡았다. 김상수라는 성골 프랜차이즈 선수와 오선진이라는 선수를 떠나보내긴 했지만 뭐 어쩔 수 없지. 4월 개막 전, 3월에 있을 WBC만 기다리게되었다. 

그 와중에 읽게된 채강D님의「무진시 야구장 사람들」(북레시피, 2021). 지난 5월에 이미 한번 읽었지만, 다시 읽어도 재밌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는내내 마치 한편의 야구 옴니버스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분명 저자는 내가 좋아하는 구단인 삼성 라이온즈를 모티브를 두고 무진 드래곤스를 창작했을것이다. 파란색 유니폼이라던지 곳곳에서 우리 구단이 연상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저자의 인스타를 들어가보니 역시나였다). 중간에 올 시즌 순위가 7위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식겁했다. 2021년 발간된 책인데, 올해 우리 팀 순위를 미리 예지한줄 알았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프런트 직원, 노장 치어리더, 불펜 포수, 단장, 한물간 용병선수, 2군 포수 등 야구장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각 챕터마다 쓰여진 각자의 이야기마다 서로 긴밀하게 얽혀있다. 야구팬이라면 혹은 야구계 종사자라면 이 소설에 빨려들어갈 것이다. 나 역시 한 두시간을 꼼짝앉고 그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버렸으니까…뻔하게 이야기가 흘러가지도 않는다. 혹시나 7위하던 무진 드래곤즈가 뭐 갑자기 한국 시리즈에 나간다던지 우리가 상상던 뻔한 미라클이 일어날 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 그래도 가을야구를 가긴 가더라.


이 책에 담겨진 많은 이들의 이야기 중 꼬깔콘 아줌마의 이야기에서 프론트 이과장이 하는 이야기가, 한 문장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문득 야구라는 공놀이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한낱 공놀이에 불과한 야구에 의미를 더하는 건 사람이 아닐까. 그 공놀이를 보면서 누군가 울고 웃는다. 그렇게 하루가 흘러간다." (p.171)


무진시 야구장 사람들, 채강D 지음 (북레시피, 2021)

한낱 공놀이에 불과한 야구따위가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든다. 선수가, 팬들이, 단장이, 감독이, 직원 한사람 한사람이 울고 웃는 스토리의 주인공이고 그 스토리를 그려간다. 기다리는 건 지겹다. 아무튼 빨리 울고웃는 시즌이 왔으면 좋겠다.


배경 이미지: Photo by Kenny Eliaso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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