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김성근 감독의 합류
월드컵도 끝나고 3월 WBC까지 어떻게 버텨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시즌기간이었으면 경기가 없을 월요일인데 몇 주 전부터 매주 월요일이 기다려지기 시작한다. 바로 JBTC <최강야구>때문이다. 2주 전 방송부터 야신 김성근 감독님과 이대호선수가 팀에 합류하는 모습이 나왔다.
김성근 감독님이 한국 프로팀 감독을 맡을 시절에는 내가 야구에 관심이 없을 때라, 지옥의 훈련량으로 선수들을 혹사시킨다는 이야기만 듣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2회분의 프로그램을 보니, 왜 선수들이 그를 존경하는지, 왜 그가 야신이라고 부르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감독 부임 후, 2회 연속 콜드승을 이뤄냈다. 그것도 대학 야구 강팀인 원광대를 상대로 말이다. 회식 후 진다는 징크스도 말끔히 이겨냈다. 이게 다 야신 효과 때문이지 아닐까 싶다. 2주 방송분에서 김성근감독님께 특타를 받은 선수들은 모두 안타를 치거나 경기 때 컨디션이 좋았다. 특히 영건 박찬희 선수는 특타를 받고 1차전 때 그간 10타수 무안타의 부진을 깨끗이 씻었고, 심지어 첫 홈런까지 쳤다! 이러한 젊은 선수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코칭이었을 것이다.
유명한 밈인 "절이 싫어서 중이 떠났는데 절이 쫓아온다"는 정근우 선수와 김성근 감독의 인연은 <최강야구>에서도 이어졌다. 정근우 선수는 1차전 MVP가 되었다. 수비 실책을 하거나 도루 실패로 아웃되었을 때, 김성근 감독의 눈치를 보는 정근우 선수의 모습이 너무 재밌었다.
선수들 모두가 감독님이 계시니 긴장을 하고 타석에서든 수비에서든 더욱 집중을 한다. 모두가 더 잘해야겠다는 경쟁모드에 들어갔다. 몸을 사리지 않으며 미친 듯이 진루를 하는 정근우 이대호 이택근 선수 같은 선임선수들도 보기 좋았다. 2차전 때 타석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자, 이택근 선수는 홈까지 뛰면서 "이거라도 해야지"하였고, 이대호 선수는 "이대호 1루에서 홈까지 뛰는 소리 하고 앉아있네" 자막에 어울리게 프로 선수 때도 보기 힘든 날쌘 모습을 보여주었다. 요즘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캡틴 박용택 선수도 본인의 타석 훨씬 전에 나가 배트를 휘둘러본다. 모두가 진심이다.
80세라는 고령의 연세에도 아직도 야구장에 있으면 10시간, 20시간이라도 있을 수 있다는 김성근 감독님.
틈틈이 날리시는 깨알 같은 유머, 계속 마운드에 올라가지 못하는 심수창 선수를 향한 애정 어린 코칭, 잘한 선수들에게 향한 아낌없는 격려, 선수들을 지켜보시며 계속 지도해 주시는 그 열정의 모습을 보고 어찌 선수들이 태만할 수 있겠는가.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최선을 다하는 그들을 보고, 우리는 그들의 꺼지지 않는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어느새 월요일 늦은 밤에 본방사수를 하고, 화요일에는 넷플릭스 재방을 보고, 틈틈이 유튜브로 다시 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5경기 끝나면 곧 최강야구 이번 시즌은 종영한다고 하는데, 다음 시즌으로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선수들과 김성근 감독님 모두를 말이다.
이미지 출처: https://tv.jtbc.co.kr/ckmonsters JTBC <최강야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