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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수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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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리 May 11. 2024

수영 2일 차

 수영 가는 시간이다! 오늘은 남편이 차를 가지고 나가서 차가 없었다. 걸어가야 해서 서둘러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수영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해 줄 것이 있다. 수영가방은 구멍이 숭숭 뚫린 것이 좋다. 어제 샤워하면서 사람들을 보니까 다들 목욕바구니를 들고 왔더라. 나는 구멍하나 없는 꽉 막힌 비닐 가방을 준비했는데 별로였다. 그래서 다시 구멍이 뚫린 가방으로 새로 구입했다. 이제 나도 수영인처럼 자연스럽게 보인다. 수영장에 도착해서 몸을 풀고 회원분들과 수영선생님과 인사를 나누었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나까지 포함해서 3명만 출석했다. 어제 얼굴을 익힌 회원분이 "아쒸 오늘 죽었다." 그러는 것이다. 내가 놀라 "왜요?"하고 물으니 사람이 몇 명 없어서 뺑뺑이 엄청 돌게 생겼다며 오늘 힘든 수업이 될 것 같다며 겁을 냈다. 나는 어제 살짝 소외감이 들었었는데 오늘은 출석률이 낮아 오히려 좋다고 생각했다. 인원이 적으니 내가 배울 수 있는 차례가 더 많이 오겠네 오예~ 

 오늘도 열심히 발차기연습을 하고 물속에 들어갔다. 어제처럼 킥판을 붙잡고 발차기를 하며 몇 바퀴를 돌고 나자 이제 발차기는 잘하는 것 같다고 팔 동작을 알려주신다고 하셨다. 4단계로 동작을 끊어 천천히 동작을 보여주셨다. 아무리 봐도 이해가 안 가서 몇 번을 다시 보여달라고 부탁드렸다. 일단은 몸으로 해봐야 감이 올 거라고 하시면서 출발은 발차기로 가고 돌아올 때는 일어서서 팔동작 연습하면서 걸어오라고 하셨다. 회원님은 발차기를 잘하시니 킥판 없이 출발하라고 하셨다. 나는 속으로 '네?? 저 아직 2일 차밖에 안 됐는데 킥판을 없애신다고요?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셨으니까 시키시는 거겠지...' 생각하며 두 팔을 앞으로 쭉 내밀고 얼굴을 물속에 집어넣고 출발했다. 꼬르륵 가라앉지 않도록 발을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어제보다 몸이 무거웠다. 안 하던 운동을 하고 근육을 써서 그런지 다리가 금세 지치는 것을 느꼈다. 꾸준히 수영을 하면 근육이 붙을 것이다. 이제 돌아오는 시간이었다. 팔동작의 정확도는 고사하고 순서가 헷갈려서 물속에서 뚝딱거렸다. 다리와 팔이 반대로 움직여야 하는데 같은 쪽이 나가거나 다리는 나갔는데 팔이 말을 안 들었다. 분명 아까 배웠는데 헤매고 있는 내 모습이 웃겨서 웃음이 났다. 집중해서 동작 하나하나 순서대로 천천히 움직였다. 한 바퀴 돌고 나니 두 바퀴, 세 바퀴 째는 쉬웠다. 속도도 붙었다. 이거 배웠다고 집에 가서 애들이랑 남편한테 알려줘야지! 발차기로 출발하고 팔동작으로 돌아오기를 여러 번 반복하고 오늘 수업이 끝이 났다. 이제 주말이라 수영을 이틀이나 쉬어야 하는 것이 아쉬웠다. 너무 재미있다. 힘들 때도 있을 거고 가기 귀찮을 때도 있을 거다. 그럴 때 이렇게 수영을 좋아하고 재미있어하던 내 첫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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