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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수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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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리 May 16. 2024

수영 4일 차

 늦은 퇴근을 하고 너무 힘들었는데 수영은 포기할 수 없어 얼른 준비를 하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몸을 풀고 물에 들어가서 출발할 때는 손을 쭉 뻗고 잠수한 상태로 발차기를 하고 돌아올 때는 일어서서 팔동작 연습을 했다. 세 바퀴 정도 돈 후에 선생님께서 다리사이에 킥판을 끼우고 엎드려서 팔동작을 연습하라 주문하셨다. 엎드려서 하니 일어서서 할 때만큼 정확한 동작이 나오지 않았다. 귀로 코로 자꾸 물이 들어가고 팔을 돌리다가 몸이 뒤집어졌다. 선생님께서는 팔을 물속으로 더 깊이 집어넣고 머리는 고정된 상태 유지하고 젓지 않는 발은 힘 빼고 반대쪽 팔은 힘 있게 쭉 뻗으라고 하셨다. 말씀대로 하려고 신경을 쓰면서 여러 번 반복 연습을 했다. 선생님께서 이번에는 다리사이에 있는 킥판을 빼고 발차기를 하면서 팔도 같이 연습하라고 주문하셨다.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나는 가져가시는 킥판을 붙잡으며 "아직 팔동작이 완성이 안 됐어요 선생님~~" 했다. 선생님께서 "네~ 회원님 완성 안되신 거 알고 있어요. 제가 보기에 회원님은 지금 발과 팔을 동시에 연습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렇게 주문하는 겁니다. 제 판단을 믿고 따르시면 됩니다."라고 말씀하셨다.

주문대로 팔과 다리를 동시에 움직이며 출발했다. 헷갈리고 뒤집어지면서 레인 중간에 여러 번 멈춰야 했지만 아주 가끔씩 내 마음에 드는 동작이 나오고 있었다. 한 바퀴를 돌아 출발지점으로 왔다. 여러 번 같은 동작을 연습했다. 다리사이에 킥판을 끼고 연습할 때보다 내 몸이 뜻대로 더 잘 움직여지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내가 아직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도하니까 됐다. 일단 해보는 거다. 일단 해봐야 되는지 안 되는지 뭐가 부족한지 알 수가 있다. 나의 일상과 일에서도 이런 마음가짐을 가져야겠다고 게으른 완벽주의자인 나는 생각했다. 완벽해지고 나서 시작하는 사람은 없다. 미흡하지만 시작을 하고 시도하고 틀리면서 고치고 내 몸에 맞는 감을 찾는다. 큰 깨달음을 얻은 강습이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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