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물 주려고 있던 거였다.
풀잎 하나 없는
아스팔트에
물이 뿌려진다
무엇을 심어 놓았나 보니
아스팔트보다 흠뻑 젖은
꼬마 하나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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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엔 잠깐 비가 왔다. 카페에 앉아서 비가 내리는 광화문 거리를 멀거니 보고 있었다. 모두 우산을 쓰고 거리를 지나는데, 그 정적인 분위기에 안 어울리는 움직임이 눈에 채었다. 눈에 띄게 빨간 옷을 입은 꼬마가 분수 위를 가르면서 내달리고 있는 게 아니겠는가. 지켜보느라 사진을 찍지도 못했다.
처음에는 왜 저런 분수가 있나 했더니, 물 주려고 있던 거였다. 빨간 꼬마는 문실문실 잘 자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