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Dr Eliot K
Feb 18. 2021
조금만 더 살게 해 주세요
인생은 왜 사는가 3
신경외과 의사로 일하기 시작한 지
3개월째에
어느 30대 후반의
젊은 여성이 입원을 했다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경련 증상으로 인해
입원을 했고
입원 후
뇌 MRI 촬영을 하니
뇌 안에
암 병변이 확인이 되었다.
그렇게
그분은 암 제거 수술을 받았고
제거된 암 조직으로
병리 확인 결과
(병리 확인이란
잘라낸 세포를
현미경으로 확인하여
정상 뇌 세포인지
암세포인지
확인하는 작업을 말한다)
교모세포종이
진단돼었다.
교모세포종이란
뇌에서 발생하는
암 중에
가장 예후가 안 좋은 암으로
살 수 있는 날은
평균 14개월 정도로
보고 되고 있다.
이미 MRI 상에서도
악성 암세포 일 가능성이
높았지만
막상 결과를 듣고 나니
환자는 절망에 빠졌다.
이 30대 후반의 여성 환자에게는
남편과 아들이 있었는데
아들은
5-6살 정도 되 보였다.
아들 앞에서
슬픈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엄마는 최대한 울음을
자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밤이 되어
남편이 아들을 집에 데려가자
정말 펑펑 울음을 터뜨렸던 거 같다.
사람이 너무 슬프면
영혼이 빠져나갈 정도로
혼을 내뱉는 울음을 터뜨리는데
정말 그 정도로
크게 우셨던 거 같다.
그렇게 퇴원 후
간헐적으로 경련을 하거나
피 수치가 안 좋거나 하면
입원을 하셨던 거 같은데
2년이 지나고
경련을 좀 심하게 하셨는지
MRI 촬영 겸 다시 입원을 하신 것이다.
다행히
평균 1년 4개월이라는
생존 기간에 비해서
더 오래 살아가고 계셨지만
MRI 촬영을
시행해 보니
뇌 안에
암세포가 다시 많이 커져 있었다.
그리고
아들은
2년 전보다
더 성장해 있었다.
교수님과 회진을 하면서
병실로 들어가니
남편은 아들을 데리고 나갔다
아들을 데리고 나가자
환자는
"아직 아들이 7살입니다.
제발 조금만 더 살게 해 주세요" 라며
애원했고
그 얘기를 듣고
교수님은
회진 후 같이
학교 정원을 질질 걸으며
나에게 물었다.
"어떻게 해야
더 살게 해 줄 수 있을까..
나도 그렇게 해 줄 수 있다면
그렇게 해주고 싶다"
그렇게 환자는
재수술 후 퇴원하였고
그 이후로
나는
그 환자를 보지 못했다.
아들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겠지?
하나뿐인 인생
다들
너 자신을 위해 살아라
고 하지만
정작 인간은
태어나는 것도
죽는 것도
본인이
선택할 수가 없다.
한 번은
우울증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는
나의 친한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있잖아..
병원에 입원한
큰 병에 걸려
본인의 죽음을 알고 있는 분들 중에는
살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은데
왜 우울증에 걸린
분들은
죽고 싶다는 분들이
많을까?
너는 우울증 약을 먹고 있으니까
답을 줄 수 있을 거 같아서.."
내 친구의 대답은 이랬다.
"음..
나는
죽는 게 되게 무섭고
아플 거 같고
괴로울 거 같은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우울증에 걸려서
약을 먹기 시작했을 때는
죽는 거보다
사는 게 더 아프고
무섭고 괴로워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어."
그 얘기를 듣고
사람은
무섭고 괴로운걸
정말 피하고 싶어하는 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친구의 얘기와는
반대로
오히려 죽는 게
무섭고
남 때문에 라도
죽음에 대한
괴로움을 느낀다면
그것이 인생을 사는
또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사람은
나 때문에 산다기 보다는
남 때문에 사는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