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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쉘 Aug 11. 2024

썬샤인 돌아왔다

일주일 만에 집으로 돌아온 썬샤인

세상에 세상에 …. 개한테 물려가서 죽은 줄 알았던 썬샤인이 일주일 만에 집으로 돌아왔어요.  아이들 말이 맞았어요. 썬샤인은 똑똑해서 분명 어디론가 잘 도망갔다가 돌아올 거라고 했거든요. 아이들의 그 말이 일주일 내내 귓가에 맴돌았지만, 희망은 가지지 않았는데…

어쩌면 말하는 대로 , 생각한 대로 세상일이 진짜 돌아갈지도 모릅니다. 정말로 돌아왔다니요.


우리 모두가 함께 모인 토요일 오전, 아픈 체리가 일주일이나 집안에서 요양을 하던지라, 냄새 도나고 답답해 보여서 밖으로 다시 내어주기로 결정을 했죠.  일단 햇살 좋은 정원에 놓아주고 상태를 확인했어요. 채리는 머뭇거리는 것 같았지만, 오랜만에 맡아보는 흑냄새를 좋아하는 것 같아 보였어요. 긴가민가 했는데, 한쪽 다리를 다쳤나 봐요, 다리가 아픈지 조금 걷다가 그 자리에 주저앉지 뭐예요.


“체리야 다리 절어도 괜찮아, 큰일 아니야 “라고 말하며 우리 스스로를 달래는 건지 체리를 달래는 건지 그렇기 안쓰러운 마음을 달래고 있던 차,


닭장을 점검하러 갔던 남편과 아들은 “썬샤인~~~ 썬샤인“ 하며 소리를 지르지 않겠어요


썬샤인이 돌아왔어!!


채리옆에 있던 딸과 전 즉각 입을 벌리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걱정스러운 얼굴에 수 웃는 얼굴이 되었어요. 닭집 쪽으로 갔더니 진짜 살아 돌아온 썬샤인이 있지 뭐예요. ”체리 만나게 해 주자 “  

“이제 됐다 체리도 금방 나을 거고, 밖에서 둘이 살 수 있겠어, 둘이 같이 있으면 괜찮을 거야”.


신난 우린 조심스럽게 썬샤인을 안아 체리에게 데려갔어요. 서로 놀라 하지 않을까, 공격하지만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자연스럽고 조용한 상봉이었어요. 체리는 약간 뒷걸음치기도 했지만 아픈 다리 때문인지 반가움의 표시인지 몇 걸음 더 가지는 않았어요.


얼굴에 생기가 돈 아들이 급하게 요리조리 뛰어다니며, 아침에 먹은 요구르트 뚜껑에 모이를 조금 담아 오고,  자기 도시락 통 일부분에 물을 담아와 닭의 밥상을 급하게 차려놓았어요. 전 도시락통 부분이 눈에 거슬렸지만.. 넘어갔습니다. 일주일 내내 굶었던 건지 한동안 모이 먹고, 한동안은 물만 계속 먹었어요.  

“얼마나 굶은 거니…? “

“어디에 숨어있었던 거니..?”

“정말 잘했어 썬샤인, 역시 넌 똑똑해 “ ” 네가 돌아올 줄 알았어 “

우리 모두는 한동안 그렇게 두닭을 말없이 조용히 지켜보았습니다.


아들과 닭장을 점검하고, 새로운 지푸라기를 깔아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었어요. 닭장에는 아직도 공격당한 흔적인 빠진 닭털들이 있어서.. 불안한 마음을 들게 했지요.  조심스에 체리를 먼저 옮겨주었고 선샤인도 함께 넣어주었어요. 체리는 겁을 먹었는지 한자리에서 꼼짝을 하지 않았고, 썬샤인은 모이 먹기 바빴죠. 좀 불안해 보이는 두닭을 두고 닭장문을 몇 번이나 확인한 뒤, 우리도 점심을 먹기 위해 집으로 돌아갔어요. 음식 할 시간이 없었으니 라면으로 점심을 때웠는데 라면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어요.


우린 돌아가며 몇 번씩 닭집을 힐끔 거렸고, “아직”이란 말만 되풀이했어요. 아직 둘 다 그 자리에서 꼼짝을 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시 예전처럼 자유롭게 다니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 둘이라서 좀 더 든든합니다.


달을 키워보는 경험을 통해 이런 값진 배움을 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어요. 처음 닭을 키우는 것에 동의를 했던 저의 생각은 간단했죠. 동물을 꼭 키워야 한다면, 그 동물은 집 밖에 있어야 한다! 나에게 이득을 주어야 한다(달걀!) 아이들에게 눈에 보이는 교육적 경험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참.. 쓰고 보니.. 정 없이 게으른 교사출신 답네요.


그런데 이런 휴머니즘을 겪게 될 줄이야..  예상도 못했고, 그런 것보다, 살아 돌아온 썬샤인에게 감사하고, 죽지 않고 자신을 고통 늘 잘 감내하고 있는 체리에게 감사합니다.


모든 일에서 눈에 보이는 결과를 얻어 야 한다는 생각은 참으로 어리석은 제 생각입니다. 모든 일을 함에 있어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만큼 소중한 것이 또 있을까요?  우리가 닭을 기르며 겪는 이 모든 일들과 그 마음들이 마음속 깊은 곳에 단단한 무언가를 주고 있다는 것이 강력히 느껴지니 말입니다.


좀 더 자주 닭장을 들여다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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