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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월 Dec 15. 2023

첫 출판, 그리고 실수

최종 원고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몇 해전부터 원하고 원했던 내 버킷리스트 '출판'.

 올해는 꼭!이라고 몇 번이나 외쳤지만, 드디어 오늘 전자책이 등록됐다. 전자책과 종이책 등록을 하고 언제 심사가 완료되나 마음 졸이며 기다렸는데 '등록'이 됨을 알았을 때는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첫 출판된 책은 개인이 아니라 공동 저자로 참여한 것이지만, 그래도 그 기쁨은 말로 할 수 없다.


 그. 런. 데.

 함께 참여한 작가분이 다른 분에게 책을 선물했고 그 과정에서 '최종 원고'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 나는 분명 최종 원고로 등록을 한 것 같았는데 뭐가 문제였나 살펴보니 파일 저장 과정에서 오류가 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책을 출판 등록하고 전자책이 나오는 데 까지는 총 3일의 시간이 걸렸는데, 이미 출판된 책을 수정할 때는 2일에서 최장 30일까지도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우선 원고를 수정하고 수정하는 김에 pdf에서 epub방식으로 바꿔 다시 등록을 했다. 언제 출판되나 두근거렸던 마음은 빨리 수정된 원고를 받고 싶은 마음으로 변해버렸다. 점심을 먹다 말고 수저를 놓은 채 컴퓨터 앞으로 달려와 수정을 진행했다. 단순한 수정이었지만 바닥글이나 목차 등을 전부 바꾸고 페이지가 밀리는 부분은 없는지도 전부 확인해야 했기에 생각보다 시간이 좀 걸렸다.


 근데 이러면 어떠하리, 저러면 어떠하리.

 2023년이 다 지나가기 전에 나는 원하던 '출판'을 성공했고 내가 자주 들어가던 서점 사이트들에서 '내 이름'을 단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건 분명히 기쁜 일이니까. 몇 년을 '작가 지망생'으로 살았고, 글을 쓰고 싶어 하는 '백수'였던 내가 통장에 단 몇 푼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인세'를 받는 '작가'가 된 듯하다. 겨우 공동 집필한 책 한 권 낸 주제에 뭐가 그렇게 기쁠까,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꿈을 이뤘고, 이 꿈은 나에게 밑거름이 되고 용기가 되어 또 다른 책을 만들어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실 이 책은 작년쯤 나올 예정이었으나 계속 지연되어 왔고, 올해 인세 받지 않는 공동 출판에도 참여했다가 참여자가 적어 무산되면서 '난 작가로서 살 수 없는 건가?'라는 우울한 생각으로 살고 있었다. 내가 조금만 더 부지런 떨고 노력했으면 이미 출판되고도 남았던 책을 게으름이라는 이름으로 미뤄놓은 것은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쓰고 있던 글들을 한 군데 묶어 책으로 만들고, 출판을 하고, 새로운 독자를 만날 수 있다. 내 글은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고 '우울'이 기본 소재인 경우가 많은데 그 '우울함'으로도 사람을 위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브런치를 통해 알게 됐다. 언젠가 브런치에 적어둔 글 들도 출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오리라. 11회 브런치 공모전 결과 발표일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워낙 쟁쟁한 글쟁이 작가님들로 가득한 공간이라 내 글이 공모전에서 당선이 될 가능성은 적지만, 새로운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면서 또다시 나를 발전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오늘은 이 좋은 기분을 유지해 봐야겠다.


 이렇게 나는 오늘도 성장했다. 잘했다! 기특하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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