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외출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배터리가 방전된 핸드폰처럼 10%의 체력만 남는다.
체력을 보충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침대 위에 몸을 던지는 것.
침대는 내 몸의 충전기니까.
침대에 누워 흰 천장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으면 어느새 11%, 12%, 13%를 향해 빠르게 올라간다.
옷도 못 갈아입을 정도로 힘들다면
침대가 아닌 소파 위로 철퍼덕 앉는다.
내 무거운 하중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연약한 소파는 쿠션이 푹- 꺼지고
싸구려 저속충전기를 사용한 듯 배터리가 천천히 차오른다.
5%, 5.5%, 5.7%
10%가 되면 침대라는 고속충전기로 몸을 옮겨야지.
그나저나 내 배터리 효율은 얼마나 되려나?
금방 소진되는 핸드폰이던가?
오래오래 쓰고 나서 방전 직전까지 버티던가?
어느 어플을 이용할 때 가장 소모율이 높지?
친구와 만날 때?
일할 때?
가족과 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