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과 후 사용자 경험(UX) 비교
알리익스프레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2023년 가장 많이 성장한 1위답게 전과 다르게 환골탈태했다. 국내 고객과 신뢰를 쌓기 위해 한국에서 발송을 지원하고 신선식품 구색을 늘리는 등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쇼핑의 편의성과 재미를 높이는 사용자 경험을 보면서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이커머스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모든 변화의 추동력은 고객에게서 나온다는 생각도 잠시 1조 5,000억 원 투자 앞에서 초조함으로 다가온다. 이번 글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가 1년 전과 비교해 신뢰도, 편의성, 재미를 높이기 위해 어떤 시도들을 하는지 살펴본 후, 국내 이커머스 기업이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알아보자.
알리익스프레스가 초저가 공략과 함께 중국 커머스 플랫폼은 믿을 수 없다는 국내 고객의 생각을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가품 이슈와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자 ‘프로젝트 클린’을 가동하고 국내 물류센터 개설도 고려 중이다. 그들 자신이 무엇이 부족하고 어떤 점을 강화해야 하는지 핵심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고객과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대표적인 활동이 국내 시장 맞춤형 K-venue 전문 매장 운영이다. K-venue의 경우에는 상단 탭, 퀵 메뉴, 하단에 있는 홈버튼까지 적극 어필하고 있다. 여기에 안심하고 구매하게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삼성, CJ와 협력하여 자신 있게 상품을 내세우고 있다. 마치 모든 자원을 동원하는 느낌이다.
[알리익스프레스 메인 전과 후 비교 출처: 작가 캡처]
100% 환불 보장 및 첫 무료 반품 등 환불 정책이 있다. 그리고 첫 무료 반품은 ‘배송 약속’ 태그 상품에 한해 14일/30일 이내 미배송 시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 1년 전과 비교해 보면 기간이 2배로 늘어났으며 배송 지연 시에는 1,300원 쿠폰도 지급한다.
[보상 정책 전과 후 비교 출처: 작가 캡처]
믿고 살 수 있도록 리뷰가 강화되었다. 아쉬운 점은 인증된 구매 후기와 상반되는 발송 예정에 “리뷰 작성” 버튼이 있었다. 구매 후기 작성 버튼은 배송 완료 후 배치가 필요하다. 여전히 UX 측면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보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사용자 경험은 향상되었다.
[리뷰 강화 출처: 작가 캡처]
UX 기획자로써 자신 있게 이커머스에서 제일 중요한 기능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검색이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검색의 정확도가 높아졌으며, 상품을 탐색하는 경험도 좋아졌다. 전반적으로 UX 가이드 하에 정돈되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미지 검색은 검색 결과에서 정확도에 따라 일치하는 상품을 보여주는 ‘동일한 상품’ 탭을 디폴트로 하고 유사한 상품을 보여주는 ‘비슷한 상품’을 나열한다. 그리고 검색 결과 목록 유닛이 아래와 같이 정돈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미지 검색 전과 후 비교 출처: 작가 캡처]
이미지 검색 후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는 리뷰 별점과 판매량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구매자의 리뷰와 평가를 최상단으로 배치한 것으로 보아 믿고 살 수 있도록 구매 결정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검색 결과 상세 페이지 전과 후 비교 출처: 작가 캡처]
고객이 입력한 키워드와 얼마나 잘 일치하는가의 정확도는 전환율과 매출 증가로 연결된다. 검색어의 자동완성이나 품질은 높아졌고 검색 결과에서 퀵 장바구니 배치하여 원하는 상품을 쉽고 빠르게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리뷰가 많은 순으로 볼 수 있도록하는 필터기능이 보완되었다. 예전에 비해 확실히 목록에서는 품절 상품이 눈에 띄지 않는다.
[검색 결과 전과 후 비교 출처 : 작가 캡처]
검색 결과에서 원하는 상품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하는 필터 기능이 전과 비교해 매우 간소화되었다. 아마도 검색창에 속성값과 함께 키워드를 입력하거나 데이터를 보았을 때 고객이 필터를 자주 이용하지 않아서 간소화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검색 필터 전과 후 비교 출처 : 작가 캡처]
고객 접점마다 고객이 관심을 가질만한 상품을 발견하도록 돕고 있다. 실제 머무르는 시간만큼 장바구니에 담는 상품 개수가 늘어났다. 이처럼 고객의 이용 패턴에 따라 관련성이 높은 상품을 추천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매출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신선식품 구색을 확대함에 따라 추천 카테고리에 과일, 커피, 해산물, 즉석식품을 배치했다.
[추천 카테고리 전과 후 비교 출처 출처: 작가 캡처]
상세 페이지는 상품 정보, 후기, 제품 상세, 추천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객이 상세 페이지를 선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해당 상품과 연관된 상품을 추천하여 고객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상단에 검색, 좋아요, 공유하기를 배치하고 장바구니가 플로팅으로 구성해서 몇 개를 담았는지 쉽게 알아차릴 수 있게 했다.
[상품 상세 추천 제품 전과 후 비교 출처 출처: 작가 캡처]
MY 페이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근에 구매 활동 내역과 관련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보통 주문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영역으로 해당 과업을 가장 먼저 수행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여기에 알림 내역과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하단 위시리스트, 최근 본 상품 옆에 ‘추천 상품’ 탭을 두어 둘러볼 수 있도록 하면 더욱 좋을 것 같다.
[마이페이지 전과 후 비교 출처 : 작가 캡처]
재미를 기반으로 고객을 록인하기 위해 코인제도와 3가지 게임을 제공한다. 이중에 띵띵 농장은 미션 완료 시 실제 상품을 받을 수 있다. 고객이 게임을 하다 보면 도전의식이 생겨서 물을 더 받기 위해 베스트딜을 구경하거나 친구를 추천게끔 유도한다.
고객 참여를 높이는 코인 보상 프로그램이 강화되었다. 재방문을 적극 유도하기 위한 장치가 곳곳에서 보인다. 고객이 획득한 코인은 아래와 같이 코인 특가 쇼핑존, 내 코인 할인 탐색기의 상품을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다.
[코인 특가 상품 전과 후 비교 출처 출처: 작가 캡처]
재방문 유도 관련해서는 이전과 비교해 구체적으로 ‘오후 7시에 다시 방문하여 아이템을 획득하세요’ 등 도전 의식을 제공한다. 그리고 출석 체크 혜택을 강화하여 이전에는 7일 차 방문 시 77개의 코인을 제공했다면 지금은 400개를 제공한다.
[코인 획득 전과 후 비교 출처 : 작가 캡처]
띵띵 농장의 경우 작물을 기르기 위해 필요한 물을 모으기 위해서 친구를 초대하거나 딜을 구경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처럼 게임을 활용하여 자연스럽게 신규고객을 확보하고 상품을 구매하는 수단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게임형태로 고객 록인 출처 : 작가 캡처]
이전에는 피드 메뉴가 하단 메뉴 두 번째에 자리 잡고 있어 한눈에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상단 메뉴 탭 끝에 있어서 좌우로 스와이프 해야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아마도 숏폼은 틱톡이 지배적이어서 유사한 경험이 매출로 연계되지 않았을 것이라 추측된다.
[피드 전과 후 비교 출처 : 작가 캡처]
A.FASHION은 원하는 상품 3개를 담으면 25%를 할인해 준다. 무료 배송 무료 반품이며, 3개를 담을 수 있도록 게이지 형태로 안내하고 있다. 전과 비교해 한 화면에서 더 많은 상품을 볼 수 있어 선택하는 경험을 개선했다.
[번들 구매 전과 후 비교 출처 : 작가 캡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1년 전 알리익스프레스(한국 유저 공략한 ‘알리익스프레스’ UX 파헤치기)의 UX를 톺아보면서 발견한 페인 포인트는 상당 부분 개선 되었다. 물론 어색한 UX라이팅 측면이나 넛징 부분에 있어서는 보완할 점이 있지만, 정확도 높은 검색부터 탁월한 추천까지 사용자 경험이 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향상된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도 지속 발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에 국내를 발판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1000억 페스타와 같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기에, 국내 이커머스는 고객을 붙잡아 두기 위한 대응방안이 고민될 것으로 생각한다.
아직은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배적인 위치를 확보하기 전이라 기회는 있다. 다만, 단일 역량으로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에 어렵다. C 커머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가지고 있지 않는 혹은 가질 수 없는 고객 데이터와 자원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를 들어 상품 측면에서만 본다면 쿠팡은 그동안 확보한 천만 와우 회원만 구매할 수 있는 높은 품질의 PB와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발굴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다. 그리고 직매입 기반에 일반 유통업에서는 오픈마켓에서 판매하는 3P 상품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국내 고객의 요구사항과 취향을 신속하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차별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