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는 30년 이상 작가로 활동하고, 20년 넘게 글쓰기 코칭을 해오신 송숙희 대표님이시다.
일본의 한 연구진이 어떤 프로젝트를 하나를 성공시키기 위해 10년 동안 쭉 연구했다고 한다. 이름하여 'AI(인공지능) 도쿄대 입학시키기'. AI 학생의 이름은 '도로보'군이다.
대학수험에 도전한 첫해에는 점수가 썩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재수, 삼수를 했고 성적은 차츰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던 도로보군, 최종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도쿄대에 입학했을까?
아니, 그는 결국 실패했고 2019년에 실험은 일단락됐다.
인공지능에게는 도쿄대 입시 성공의 결정적 요소인 '독해력'이 없기 때문이었다. 즉, 글에서 숨겨진 의미를 찾고, 추론하고, 융합하는 능력이 부족했던 거다. AI로써 이미 인간이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계산력이나 방대한 지식을 가지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한편으로는 2019년이면 벌써 5년도 더 전의 일이고 그 사이에 AI는 어마 무시하게 발전을 했으니 지금의 기술력이라면 도쿄대에 들어가지 않았을까싶기도 한다.
아무튼 2022년, 이번엔 미국에서 챗 gpt가 아이비리그에 입학할 수 있는지 보는 실험이 진행됐다고 한다. 아이비리그가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에세이를 챗 gpt로 하여금 쓰게 한 것. 이번에는 과연 어땠을까?
* 아이비리그: 미국 동북부에 있는 여덟 개의 명문 대학을 통틀어 이르는 말. 예일, 코넬, 컬럼비아, 다트머스, 하버드, 브라운, 프린스턴, 펜실베이니아 대학
전문가가챗 gpt가 쓴 에세이를 처음 봤을 때는 아주 흥미로웠다고 한다. 쉽게 읽히고 문법적 오류도 없어서 강렬한 첫인상을 받았다고. 수백 건의 지원서 중 눈에 확 띌 수 있는, 지원자가 그토록 바라는 '주목'은 확실히 끈 셈이다. 하지만 읽어 내려갈수록 글이 점점 모호해지고 애매해졌다고 한다. 이야기끼리의 개연성도 점점 떨어졌음은 물론이다.
'챗 GPT가 쓴 에세이는 너무 평범하고 진부하다'
(미국 아이비리그 입시 전문가 애덤 응우옌)
결국 챗 gpt 역시 명문대 입학에 실패하고 만다. 결정적으로 공감•설득을 돕는 디테일이 부족했다고.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을 무수히 많이 지녔지만 인간처럼 정신 활동을 하지는 못했기에, 역시 또 하나의 인간이었던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그러면서 대표님께서는 글을 쓸 때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더라도 완전히 의존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브레인스토밍, 참고 자료 정도로만 이용하기를 권하신다. 그 말은 주제와 명령어 몇 개만 입력하고선 AI가 알아서 사람의 관심과 공감을 불러일으킬 글을 써줄 거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아무리 비행기나 제트기, 잠수함 등이 자율 주행을 할 수 있어도 여전히 조종을 100% 맡길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사람 마음을 가장 잘 아는 건 여전히 사람이 아닐까. AI는 생각을 표현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도구 중 하나일 테고, 이 도구를 누가 쓰냐에 따라서 그 활용도와 가치는 천차만별로 달라질 것이다. 최소한 AI가 잘 썼는지, 못 썼는지 본인이 판단할 수 없을 정도라면 쓰나 마나일 게 분명하다.
"독해력 없이는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없다"
EBR <생각의 회오리를 일으키는 '진짜 읽기'>, 송숙희
제가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좀 더 수정해서 올린 글입니다. 블로그에는 두 편으로 나누어서 올렸는데요, 2편에는 '가짜 읽기'와 '진짜 읽기'에 관해 소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