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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May 11. 2024

함은정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151


함은정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함은정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설윤희

제목: 설화와 같은 러브


‘눈꽃속에 피어난 태양빛’처럼 차갑지만 따뜻한 이미지로 학교친구들에게 유명하며 인기가 많은 윤희였다. 


윤희는 1살도 차이가 안나는 동년생이지만 1월과 12월의 차이인 오빠 때문에도 유명했다. 오빠가 잘생김으로 유명했고 오빠 때문에 다가온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특히 테니스를 배우는 오빠의 경기를 가족과 함께 보러가면 윤희의 친구들도 모두 오빠인 설윤도에게 난리가 났다. 


“윤도 오빠”

“야, 나는 진짜 윤도 저 놈이 내 오빠지만, 너네는 동갑이잖아”


같은 엄마에 같은 아빠지만, 그리고 같은 년도 인데도 그놈의 빠른 년생 제도로 인해 윤도는 윤희보다 더 먼저 학교를 갔어야 했지만 사고뭉치였던 윤도는 그때 학교에 빨리 입학 해야할 때 몸이 약해서 병원에서 살았다.


그래도 끝내 잘 싸워서 이겨내 원래의 나이에 윤희와 함께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윤도와 윤희가 쌍둥이인 줄 알았지만, 윤희는 그럴 때마다 오빠를 오빠가 아닌 자신이 누나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또 거짓말은 하지 못하는 윤희였다.


“윤희 넌, 이런 오빠를 둔 걸 자랑스럽게 여겨야해”


분명 정말로 태어난 년생이 달랐으면 윤도의 말대로 그런 오빠였지만, 같은 년도에 다른 월에 태어났기에 납득할 수 없었다. 


왠지 모를 억울함, 보통은 이런 경우는 부모 중 한 명이 다르다거나, 그럴 순 있어도 같은 부모 아래에서 이럴 수 가 있는 건지 너무 억울한 윤희였다. 


“인정 못해! 예전에는 2~3살은 그냥 갑으로 쳤다는데, 그래서 정도전이랑 정몽주도 원래는 정몽주가 형이지만 갑으로 친구로 지냈다고 하잖아! 우린 1년 차이도 안 나는데 오빠동생이 어딨어 그냥 동갑이라고해!”


윤희의 발악에 윤도는 어이없어 하며 어디 예의 없이 그러냐며, 오빠한테 매 좀 맞아야겠구나 하며 오빠 행세를 했는데 부모님은 이런 부분에서 100% 윤도의 편을 들어주었다. 


“윤희야, 아무리 너희가 같은 년도에 태어났어도, 윤도는 분명히 윤희 오빠야. 잘 따라주고 그래야지”


그렇게 남매의 논쟁은 윤희 일방적인 의견으로만 끝이 나고 오빠인 윤도의 판정승이 매번 이루어졌다. 

윤희는 이러한 행태에 불만이 많았으나 어쩔 수 없다는 건 이미 어렸을 때부터 실패한 반란으로 체득한 것인지 더 이상은 크게 따져 묻지 않았다. 


오빠의 필요할 땡 동생, 필요할 땡 동갑 스킬에 매번 당할 때면 화가 나긴 했지만, 그럴려니 하고 생각했다. 


그런 윤희가 윤도에게 잘 보일 때가 있었는데, 윤도와 잘 어울리는 친구때문이었다. 윤도의 친구는 윤희에게도 친구였지만 오빠친구라는 그런 이상한 느낌의 오빠친구 한영, 윤희는 한영이 어렸을 때부터 알았던 동네친구였는데, 그런 한영이 갑자기 남자로 들어온 건, 그가 오빠를 테니스로 발라버렸을 때였다. 


그동안 한영은 단 한 번도 윤도를 이기지 못했는데, 10년의 도전 끝에 윤도를 이기게 된 것이었다. 


“우와!!”


그때 윤희는 자신의 일처럼 좋아했다. 마치 자신도 10년을 개기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기대감이 생겨나는 순간이었다. 

윤도는 어떻게 자신의 친 동생인 윤희가 자신이 아닌 한영을 응원할 수 있는 거냐며 따져 물으면서 너 한영이 좋아하냐. 냅둬라 한영이가 아까워, 이런 말을 하는데 윤희는 순간 아니거든 이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하고싶지도 않았다. 


내년이면 다가오는 입시의 스트레스의 영향을 받고 있어서 인지 생각하지 못했는데, 한영을 떠올리면 괜히 심장이 빨리 뛰는 기분이 느껴졌다. 좋았다. 좋아하는 게 맞았다.


사람이 끼리끼리 모여 다닌다고 사실 윤희도, 윤도도 쌍둥이는 아니지만 부모님의 유전자를 더욱 진화 시켜 좋은 유전자가 되었다. 그런 윤도와 어울려 다니는 한영은 사실 윤희의 일방적인 시선이긴 하지만 윤도보다 잘 생겼다. 그리고 이제는 운동도 잘한다. 


결국 사람들은 마지막 승자를 기억하는 거 아니겠는가? 윤희도 인간의 범주에 벗어나지 않는 사람이니까 윤도의 999번 승리보다는 단 한 번의, 마지막의 한영의 승리만을 기억할 뿐이었다.


땀을 흘려가며 노력한 끝에 이뤄낸 승리, 그런 승리를 축하하는 윤희였다. 윤희는 그날부터 한영의 주위를 맴돌았다. 


공부할 시간도 없는데, 한영이 사범으로 알바를 하고 있는 태권도에 등록하고, 한영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피아노 학원에도 등록하고, 같이 있는 판소리도 등록했다.


그곳에서 자신이 판소리에 꽤나 훌륭한 재능이 있다는 사실도 알아낸 윤희였다. 


“윤희, 너 판소리꾼 되볼 생각은 없니?”

“네? 글쎄요 생각은 해볼게요”


윤도를 조금이라도, 우연이라는 운명 같은 시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배운 판소리였는데, 윤희는 생각보다 재능이 있었기에 윤희를 가르치는 스승은 윤희에게 정식으로 판소리꾼으로 진로를 정해볼 생각이 없는지 물을 정도였다. 


윤희는 다음에 부모님에게 판소리꾼이 되겠다고 했다. 부모님은 처음엔 무슨 소리냐고, 공부나 해라 라는 말을 들었지만 윤희의 시범 소리를 들은 이후 감격한 눈빛으로 보냈다.


“우리 딸이 정말, 판소리꾼이네?”


프로가 봐도 괜찮은 재능은 일반인이 보면 우월한 재능이었다. 윤희가 판소리꾼이 되기로 결심했던 가장 첫번째는 바로 한영이 판소리꾼이 되고 싶어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영에게는 재능이 없었다. 지금 윤희를 가르치는 스승은 바로 한영의 이모였던 것이었고, 이모는 한영에게 윤희의 자랑을 엄청나게 했다.


그래서 농구 시합을 하는 중에 여전히 시비가 걸린 윤도와 윤희였는데, 그중에 끼어든 한영이 윤희에게 무언가를 제안했다. 


“윤희 너 판소리 엄청 잘한다며, 우리 이모한테 들었어, 나도 판소리꾼이 되고싶었는데, 나한텐 재능이 없다고.. 그래서 난 그 옆에 북이라도 칠려고 배우고 있다. 나중에 우리 같이 공연해보자!”


윤희는 평소에 가요를 보면서 듀엣을 하는 가수들을 보며 너무 잘 어울린다고, 자신도 미래의 남편감과 함께 노래방에서 노래를 많이 부르며 듀엣곡을 많이 불러야지 하면서 연습을 했다.


비록 듀엣곡은 아니지만 같이 판소리 공연을 한다는 상상만으로 벌써 행복해지는 윤희였다. 그렇게 판소리꾼이 되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그냥 배우는 때와 다르게 엄청 혹독해진 스승이었다. 

한영의 이모다 보니 더 잘 보이고 싶은 윤희였지만, 프로로 가는 길은 그냥 아마추어 때 처럼 배우는 것과 달랐다. 


아마추어때는 즐거움만 느끼면 되지만, 프로는 하고싶지 않은 날에도 연습을 해야 했고 그냥 하는 게 아니라 잘 해야했다. 내가 경쟁하는 사람들 보다 앞서 나가기 위해서 노력해야하는 게 프로였다. 


그러나 이런 피로를 풀 수 있게 만드는 건 바로 한영이었다. 한영은 지난 번 윤희를 판소리꾼의 길로 들어서게 만든 말처럼, 정말로 같이 공연하기 위해 노력했다.


윤희는 한영의 북소리에 박자를 맞추어 소리를 냈다. 그런 윤희의 말 소리와 한영의 북 소리가 이루어지자, 절경을 그려 놓은 수채화처럼, 마음이 상쾌해지고 기부이 좋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얼쑤~”


하고 춤을 추는 윤희, 윤희는 춤도 잘 췄고, 판소리에 응용하기 위해서 한국 무용도 배웠다. 그렇게 콩코르 대회의 연습을 하기를 이제 1년이 다되어 갔을 때. 


두사람이 밤 늦게까지 연습을 하고 나왔을 때 하늘에서는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이 제막 내리는 눈의 양을 살펴보니 밤새 쌓일 것 같았다. 


“우와 첫눈이다”


윤희는 자신처럼 맑은 눈을 보며, 크게 입을 벌렸다. 그때 윤희의 입으로 눈이 들어갔는데 그 모습을 보고 한영이 방긋 웃었다. 


“윤희 너는 아직도 첫눈이 좋은가 보구나”

“오빠는 싫어요?”


윤희는 한영이 오빠의 친구라며, 그리고 남자들이 오빠라는 말에 껌뻑 죽는다는 걸 이용하기 위해서 한영을 오빠라고 불렀다.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 처음 오빠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한영은 한동안 얼이 나간 느낌이었다. 

그때 옆에 있던 윤도는 ‘나한테나 오빠라고 해’라고 했지만 윤희는 무시했다. 


“나는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 이렇게 너랑 맞는 눈은 좋다”

“…”


윤희는 설화 네가 좋다. 라는 말처럼 들리는 이 말을 듣고, 

문득 자신의 입 속에서 녹아든 눈처럼 마음이 살살 녹아버리고 있음을 느꼈다.


이 대로면 자신이 한영을 덮쳐버릴 수 도 있을 것 같아서 서둘러 집으로 가려는 윤희였다. 


“오빠, 그럼 즐거웠어요. 내일 봐요”

“야, 어디가, 떡볶이 먹기로 했잖아”


살살, 윤희가 아프지 않게, 윤도와는 다르게 윤희의 팔을 잡는 한영이었다.

떡볶이 생각난다면서 떡볶이를 먹자고 했던 한영.


윤희는 두근거리는 마음의 소리 때문에 너무 벅차서 

한영의 손길을 거절했는데, 그런 모습에 당황한 한영이 사과를 했다. 


“미안,,”

“아니, 그게 아니고.”


그때 한영이 자신의 뒷목을 긁으면서 윤희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미안, 나는, 올해 크리스마스도 솔로로 보내고 싶지 않고, 아니 솔로로 보내고 싶지 않은 게 아니고, 너랑 보내고 싶은데..”

“…?!”


윤희는 한영을 쳐다보았다. 


“윤희야, 나 윤도를 되게 좋아하거든? 근데, 그런 윤도보다 네가 천배만배 좋아”


윤희는 처음으로 오빠를 이겼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도, 아빠도,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가족들 모두가 

그리고 선생님들도 공부를 잘하는 엄친아인 오빠를 더 좋아했는데


그런 오빠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가,

지금 자신이 오빠보다 더 좋다고 고백을 해왔다. 


윤희의 머릿속에서 수천만번 이루어졌던 상상이 현실이 된 것이었다.

그래서 윤희는 자신이 언제 잠을 잤나, 그래서 언제 꿈을 꾸었나 하는 생각을 했을 때


멈춰버린 윤희에게 온기를 품으며 다가온 한영이었다.

한영은 윤희를 끌어안으면서, 귓속에 가득 차게 다시 한번 목소리를 내었다.


“윤희야, 나 너 좋아해, 우리 사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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