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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May 18. 2024

[전종서]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파트 3 - 3 

전종서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전종서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안서희

제목: 술변가 / 술과함께 로드 투 메리 


“나 처음이야”


지금까지 술 한 잔 안 마셔 본 서희였다.

그런 서희의 말에 친구들은 믿지 않는 눈치였다. 


술 잔을 앞에 두고 두려운 눈빛을 보내는 서희

용기를 내서 두 입술을 잔으로 가져가 덜컥 마셔본다.


왜 이렇게 쓴지,

술이 달다고 했던 사람들은 지금까지 많았는데

도대체 이게 어떻게 달 수 있는 건지? 


그렇게 학생회장 취임 축하식에서 처음 마신 술. 

지금가지 교수님이 주는 술도, 선배가 주는 술도 

모두모두 거절했던 서희였는데


아무도 안 한다고 한 학생회장을 

책임감 때문에 억지로 나갔던 서희는 

그렇게 자신의 축하식에서 처음으로 술을 마셔보았다. 


‘공무원은! 국민을 위해 헌신만 하면 되는 거잖아요!’


술이 원수라고, 

술 마시지 않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

처음부터 배우지 않겠다! 그렇게 선언했던 서희였다. 


그러나 지금의 서희는

술 맛을 알아버린,

술을 잘 못 마시지만

술만 마시면 초능력자로 변해버리는 서희였다. 


술을 안 마실 때는 내숭을 떠는 것처럼 조용하다가

술만 마시면 이러쿵저러쿵 박찬호 저리가라할 정도로 

24시간이 모자라가 되어버리는 서희였다. 


그 다음부터 친구들은 절대로 서희에게 술을 권하지 않았다.

권할 땐 안 마시더니 안 권하니까 먼저 찾게 되는 술이었다. 


무언가 문제가 생기면 술을 찾는 서희.

그렇게 다음 날 일어나보면 

고민거리가 해결되어 있었다. 


지금껏 착한 마음 때문에 꾹꾹 눌러 담았던 마음이

술을 마시면 밖으로 내뱉여 졌다.

그런데 또 꾹꾹 눌러 담으면서 잘 테트리스를 했던 마음이

요목조목 말을 잘해서 감시 반박을 할 수 없게 말을 한다.

그런 서희를 보고 


무술에선 취권이 있는데, 서희가 마시는 술은

달변가로 만들어 버린다고 한다.


만약 토론대회가 있으면 

너는 청심환 말고 술을 마시고 가라고 조언을 들을 정도다. 


“에이, 제가 술 하나 마셨다고 어떻게 그렇게 변해요”

라고 말을 했지만, 

자신이 찍힌 동영상 속의 모습은 

영락없는 어디 출신의 국회의원급의 말이었다.

언변대회가 있었으면 자기도 자신한테 대상을 주고 싶을 정도다. 


“저 원래 말 잘해요 하하”

영상을 보고 그런 말을 해본다.

근데 막상 술을 안 마시고 저런 말을 하라고 하면

해도 되나? 하는 생각부터 든다. 


사람에 대한 배려가 타고나서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까 고민부터 하는 서희였다.

그런데 술은 그런 장벽을 단숨에 깨부서서 

안 할 말은 또 기가 막히게 안하고 

할 말만 잘 정리해서 해내고는 한다. 


술이 아니라 말을 잘하게 만드는 묘약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자신에게 있었던 모르던 능력을 

술 한잔으로 알게 된 서희였다. 


이면의 캐릭터가 된 서희. 

평소의 모습과 술을 마신 모습이 다르기에 


학생회장로 열심히 일했다. 

총학까지 진출하라는 조언을 받았지만

이만큼은 거절한다. 

끝까지 설득하던 선후배동기들도 

서희와 술 한 잔하고 나서 이를 포기한다. 


서희에게는 술은 이제 거의 치트키였다. 

가끔은 술을 마시기 직전 친구에게 휴대폰을 맡긴다.


“잘 찍어”

하고, 자신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그 모습을 술을 마시기 전의 자신에게도

적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데

이상하리만큼 그렇게는 되지 않는다. 


꼭, 술을 마셔야만 

달변가가 되는 서희였다. 


그런 서희에도 어느덧 졸업이라는 시즌은 다가온다.

졸업을 눈 앞에 두자 감회가 새롭다.


이제 학생이라는 신분을 떼고,

사회원의 일원이 되는데, 

어떤 선배가 밖에선 술 그렇게 마시지 말라고..

아니면 처음부터 술을 마시고 가라고 한다. 


“선배 지금 꼰대 같은 발언 인 거 아시죠?”

“술 마시고 변하는 모습 보이는 것 보단 내 말 듣는 게 나”


선배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아직 대학생인 서희로서는 알 겨를이 없었다. 

그러나 선배가 가져온 다른 소식 때문에 서희는 선배를 용서하기로 한다. 


“우와, 역시 선배 밖에 없어요!”


선배가 가져온 소식은 소개팅이었다.

그것도 서희의 완벽한 이상형 그 자체였다. 

지금까지 몇번의 연애를 하기는 했으나 오래 가는 게 드물었다. 

거의 99% 술을 마신 후 변하는 서희의 모습 때문이긴 하지만, 


“잘 해봐, 딱 니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잖아”

“맞죠, 아주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네요”


사실은 서희뿐 만 아니라 대부분의 여학생들이 좋아할 스타일이었다.

선배는 어떻게 이런 멋진 분을 알게 된 거냐는 질문에

선배는 원래 끼리끼리 만나는 거라고 말하는 걸 듣자


“선배, 지금 제가 술 안 마신 걸 다행으로 ^^”

“싫으면 말고!”


하는 바람에 서희는 선배를 달랜다. 

그렇게 서희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선배가 주선한 소개팅에 나가게 된다. 


첫 소개팅도 아니고, 

소개팅 경험이 적은 것도 아닌데 어찌나 떨리는 지


두근, 두근.

청심환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문이 열리네요~’라며 시작하는 노래가 저절로 들렸다. 


서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일생을 걸어서라도 저 남자를 잡아야겠다 다짐했다. 


“안녕하세요”

말 한마디에 마치 영하 127도에서 얼어붙는 물처럼 

빙하의 중심에 선 것처럼 꾹 닫힌 두 입술을 떼려고 노력하는 서희,


술이 필요했다. 


“하하, 안녕하세요”

서로 통성명부터 하는 두 사람, 


“저는 안서희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박동건라고합니다.”


동건과 서희의 첫 만남, 서희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이자 위기였다.

위기를 극복하면 기회가 된다고 했다.


서희는 동건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뭐라도 해야했는데

처음부터 주도권을 모두 동건에게 빼앗겨 버렸다. 

뭔가 망했다는 느낌이 드는 서희였다. 만회할 찬스가 필요했다. 


“술 마시러 갈래요?”


갑자기 훅 치고 들어가는 서희,

그런 서희의 모습에 동건은 밝게 웃었다.


“술 좋아하세요?”

“좋아하는 건 아닌데, 그러니까”

“선배가 서희씨랑은 절대 술 마시지 말라고 그랬는데”

“네? 아니, 왜 그런 말씀을 하셨지”

“근데 그렇게 말하니까 더 마시고 싶었는데”

“네?”

“원래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싶은 거 알죠?”

“아, 알죠 알죠”

“좋아요, 마시러 가요”


동건은 서희와 술을 마시러 갔다. 

어디로 갈가 고민했는데 동건은 서희에게 조심스럽게


“서희씨, 오늘 복장이랑은 좀 안 맞긴 한데, 포장 마차 어때요?”

“포장마차요?”


평소 일기토가 필요한 상대가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커피집에 부르겠으나 서희는 포장마차로 불렀다. 


“아, 한 번도 안 가봤는데, 좋아요”


완벽한 이상형과의 소개팅이라 주변의 많은 조언을 들었던 서희였다. 

그 중에 하나는 이거 하나도 안 해봤는 데라는 시전하라는 조언. 


그렇게 포장마차에 도착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이모 메뉴판이라고 부를 뻔했으나 꾹 참았다. 


“저기 여기 메뉴판 좀”


동건을 작아진 눈으로 살피는 서희,

처음인걸까, 자기처럼 처음인 척 하는 걸까

처음이라면 왜 포장마차로 오자고 한 걸까?

선배는 자신에 대한 정보를 동건에게 얼마까지 흘렸을까?


“술은? 뭘로해?”


빨간거죠라고 말할 뻔한 걸 또 참는 서희였다.

그렇게 동건이 먼저 말한 술을 시키고 

두 사람의 빈 잔에 술이 채워진다.

이미 동건에 대한 마음이 다 찬 서희는 

넘치지 않을까 걱정되는 그런 마음이었을 테지만 


그렇게 술이 들어가는 순간.

서희는 달변가가 되었고 동건은 서희에게 

사실 선배한테 자기가 먼저 소개팅을 해달라고 졸랐다고 한다. 


“아니 왜요?”

“왜긴요?”


달변가가 된 서희는 동건에게 그렇게 왜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자신과 사귀어야 하는 백 가지도 넘는 이유를 논리 정연하게 설명한다.

동건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아, 그럼 오늘부터 1일 해야하는건가?”

“그럼 오늘부터 1일!”


두 사람은 약지를 걸고 약속을 하고 엄지를 통해 도장을 찍었다. 

이 모습을 셀카로 간직하고 오늘부터 1일이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그렇게 두 사람은 밤이 아침으로 바뀔 때까지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잘 귀가하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난 서희, 


자기 집이다. 

알람소리에 깬 서희는 어제를 상상해본다.


소개팅이었다!

바로 잠이 깨고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해본다.

밖에 나간 그대로다. 

잘 귀가해서 자고 있었다.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바르게. 


“뭐지. 하나도 기억이 안나”


원래 술에 취하면 잘 기억하지 못하는 서희였지만

어제의 기억이 통으로 날라갔다. 


폰을 꺼내 보니 선배한테 연락이 와 있다. 

모르는 번호도. 

일단 선배한테 전화를 하는 서희였다. 


“야, 너 오늘 수업 안와?”

“선배, 저 어제 소개팅”

“소개팅 뭐, 너 어제 또 술마셧다며”

“아,, 그랬죠. 근데 그게”

“일단 내가 대출 해줬으니까 빨리 와”

“아.. 네”


졸업이 코 앞인데, 대출이라니.

막 스무살도 아니고 학생회장 출신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복장이 너무 화려해서 당장 갈아 입고, 세수를 대충하고 

머리도 대략 말리고 학교로 튀어 가는 서희였다. 


그런데 교문 앞에서 딱 만나고 마는 소개팅남 동건. 


“어,,”


서로를 발견하는 대건과 소희였다. 

대건이 살짝 웃는데, 그 모습이 또 서희에게는 샤르르.

어디서 누가 자꾸 BGM을 트는 건지. 


“어제 잘 들어갔죠? 미안해요.”


뭐가 미안하다는 건지 기억이 안나 모르겠는 서희였지만


“아 괜찮아요 하하, 그럴 수도 있죠”

“아. 정말요?”


서희는 동건에게 괜찮다는 말을 남겼는데,

동건의 미안하다는 건 뭔지 감이 안 잡힌다.


그렇게 동건과 서희는 서로 수업에 늦기 않게 

일단은 수업에 들어가는데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온다.

서희씨, 우리 어제부터 1일 이였는데 기억해요?


어제 만났던 사람은 동건밖에 없는데

이 번호는 그럼!!!


서희는 그렇게 자신의 연애가 시작되었음을 알았다.

선배도 축하한다고 보내고,

동건이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한 게 뭔지 기억이 안나

선배에게 묻는 서희였다. 

그러자 선배가 키득 되면서 말했다.


“니가 어제 결혼까지 하자며, 오늘 당장 동사무소 가서 혼인신고하고”

“네..에?”

“그걸 미안하다고, 천천히 하자고 우선 사귀는 것부터”

“아니…”

“근데 너 말 진짜 잘했다고, 너랑 꼭 결혼까지 해야겠는데 지금 당장은 너무 빠른 것 같다고 하던데? 취해서 너 집까지 바래다 줬다며, 들어와서 자고가라고 한 거 도망쳤다고, 그거 미안하다고..”

“….”

"무슨 이거 마시면 나랑 사귀는 거다? 아니 결혼하는거다 이런 거라도 한거야?"

"아아아아아아아!!!아악!"


얼굴이 붉어진 서희,

달빛이 붉게 빛나는 날보다 더 붉게 타오르는 얼굴이었다. 


그렇게 서희와 동건은,

첫 소개팅에서 결혼을 해야 하는 이유까지 납득하고

결혼까지 가기 위한 로맨스를 로드 투 메리 레이스를 짠다.

서희와 동건의 로드 투 메리, 레이스의 알콩달콩한 러브 스토리 


학교 졸업과 취업,

그리고 약속된 결혼까지의 이야기, 

이후엔 또 결혼 이후의 이야기까지

이미 달변가 서희로부터 나온 철저하고 완벽해 보이는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결말까지 완벽할까? 


그건 아무래도 서희와 동건에게 달린 이야기. 

두 사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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