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 5 - 25
카라카 에리카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카라카 에리카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코마 카라카
제목: 대한 의대생입니다.
“저는 한국인과 한민족이라구요?!”
카라카는 자신의 정통성을 일본으로 찾았지만
자신의 핏줄은 한국인이라는 어른들의 말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뜨악했다.
그녀가 일본인이구 싶었던 이유는 자신이 짝사랑하는 남자.
유토가 정통 일본 여자와 결혼할 거라고 다짐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유토와 이어질 수 없는 걸까?”
그렇게 유토와 생이별을 하게 된 카라카는 자신의 피를 부정했다.
“그럴 리 없어! 나는 한국인이 아니야. 나는 일본인이야!”
다섯 살 밖에 안된 카라카의 절규에 엄마와 아빠, 그리고 삼촌, 이모들은
그저 귀여워할 뿐이었다. ‘우리 카라카, 너무 귀여운 걸’.
정작 그 귀여움을 대상인 카라는 살았던 인생 5년동안 가장 큰 좌절감을 맛보고 있었지만,
기억은 없지만 이보다 큰 좌절감은 없었을 것이었다.
아직도 그때의 일이 생각나는 카라카였기 때문이었다.
유토를 좋아하는 마음은 고등학교때까지도 그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제는 유토가 그저 좋아하는 대상이 아닌, 남자친구이지만.
유토의 연애대상이 일본인에서 멋진 한국인으로 바뀌었을 때
카라카는 자신이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고 당당히 밝혔던 봐.
유토는 정말? 하지만 너는 나랑 어렸을 때부터 한 마을에서부터 같이 살았잖아?
유토의 그런 말에 자신의 오랜 조상이 일본으로부터 넘어와서 사실상 천년을 넘게
일본에 살았다고, 국적도 한국인이지만 조상은 한국인.. 이라고 밝히는 카라카였다.
“천년을 넘게 일본에 살았으면, 그냥 일본인 아니야?”
그때 카라카는 국적의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됐다.
오래 살았던 고향이 있는 곳이 국적인거곘지?
일본이 한국을 지배했을 당시에 넘어와 지금까지 살고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도 결국은 지금은 이제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 인거잖아?
그렇게 국적에 의미를 고민했을 때
한국인이라 주장하는 사람들, 정확히는 한국인 이 아니라
한반도에 남쪽, 북쪽으로 나눠져 있는 국가중 북한사람이라 주장하는 조선인들을 만나게 됐다.
처음에 유토가 그들 중 한 명에게 관심을 보이자
짜증이 솟구쳐 그녀를 라이벌로 인식했던 때를 떠올리는 카라카였다.
“흥, 하지만 지금은 유토는 내꺼니까”
지금은 유토는 카라카의 남친이었지만 당시만 해도,
그녀에게 유토를 빼앗길 까봐 노심초사했던 자신이 떠오른다.
고등학교 때쯤,
일본인 여자가 이상형이었던 유토, 그녀의 이상형이 한국인으로 바뀐 건
용준사마가 나오는 드라마에서 최지우가 나왔을 때 부터였다.
“너무 예쁘다..”
유토는 최지우에게 빠져서 한국을 동경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이상형도 한국인 여자로 바뀌었다.
그때쯤 교류하게 된 조선 사람들이었다.
“나도, 저 북쪽에서 왔어!”
카라카는 그때 비로소 유토가 한국에 마음을 열었을 때 자신의 조상에 대해서 밝혔다.
“뭐, 네가 저 광개토 대왕의 후손이라고?”
유토는 연예인이 좋아서 한국의 역사를 싸 그리 외우는 정도에 이르렀다.
태왕사신기에서 배용준이 연기한 광무태왕의 후손.
그게 바로 쿠마, 카라카였다.
“근데 왜 고씨가 아니라 쿠마씨야?”
쿠마는 일본어로 곰에 연관된 단어고.
곰은 고씨와 관련되어 있고, 고대 한국에서는 ‘고마’ 라는 신을 섬겼다고 한다.
“한국 말 중에 고맙습니다.가 있는데 그 말이 ‘고마님이 보우하사’ 라와 같은 말이었고, 고구려의 성씨는 해씨와 고씨로 전해져있는데 우리 쿠마씨는 고씨를 따온거야”
카라카는 사실 본인도 이해하지 못한 어려운 역사를 어른들이 한 그대로 유토에게 전했다.
유토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구나 싶었다.
“그럼 카라카는 신의 후손인거야? 태양의 후손? 아마테라스처럼?”
일본의 덴노가 바로 신의 후손이었고,
고구려의 왕족도 해모수와 강의 신, 그리고 웅녀와 마찬가지로 신의 후손이었다.
고구려 이전의 ‘조선’이 곰을 섬긴 종족이기도하고,
뭔가 머릿속에 복잡하다. 고마, 즉, 곰(쿠마)는 그럼 조선과 관련되어 있나?
그런데 고구려 건국 신화를 보면, 주몽은 태양의 자손이고..
유화부인은 강의 신 딸이고..
“히히, 유토, 나는 그냥 후손일 뿐이지 역사학자는 아니어서..”
카라카는 유토의 반짝이는 눈빛을 보며 거짓말을 해서 나중에 들키는 것보다
자신이 아는 앎의 한계는 이미 끝이 났다는 사실을 전할 뿐이었다.
“그러면, 그건 어떻게 알게 된거야?”
“가문의 어른들이 말해줬어..”
한국과 다르게 일본은 집단촌성이 잘 구성되어 있어서
가문의 성씨를 사고 파는 일이 그렇게 쉽게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쿠마씨의 카라카는 정말로 쿠마씨의 후손, 가문의 후손이며
이는 보장왕의 후손으로 이어오며, 일본 왕국으로부터도 인정받은 성씨가문이었다.
“그렇구나, 혹시 나도 너네 집성촌에 데려가 줄 수 있어?”
그렇게 방학 때면 유토와 집성촌에 놀러가게 되면서
유토와 더욱 더 가까워지게 된 카라카였다.
“고구려, 너무 멋있는 나라야”
과거의 지도를 보여주며 고구려의 지도를 카라카에게 보여주는 유토였다.
그는 자국의 역사인 전국시대도 그렇고 카라카의 역사이기도 한 고구려의 역사도 좋아했다.
카라카는 사실 고구려든, 일본이든, 한국이든 어떤 역사에도 관심이 없었고
그저 유토가 좋을 뿐이었다.
“그래, 멋있네”
“그 후손이라니, 카라카 너도 멋있다”
카라카는 유토가 자신에게 멋있다고 했을 때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이 유토에게 듣고 싶었던 말은
‘멋있다’가 아니라 ‘예쁘다’였으니까.
“응, 나는 멋있다기 보단 예쁘지”
그래도 유토가 좋다니, 자신도 좋은 카라카였다.
그런 유토는 한국이 너무 좋아 한국어를 전공으로 삼고,
먼 한반도 서울에 있는 대한대로 진학까지 한다.
“유토..”
카라카는 그런 유토를 혼자 보낼 수 없어
천성에 없던 공부를 열심히해서, 1년뒤 대한대에 합격했다.
그렇게 서울로 가게 된 카라카, 카라카를 공항으로 마중 나온 유토.
“카라카, 정말 해냈네!”
“유토, 너 정말 나쁜 아이야”
유토는 자신이 왜 나쁜 아이인지 인지하지 못했고
카라카의 말에 그냥 웃어 보였다.
그리고 카라카는 왜 유토가 나쁜아이인지 그날 공항에서 울면서 말했다.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은 유토나 카라카였지만 그날 만큼은 조금은 부끄러웠을지도.
사실 그때는 부끄럽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럽다.
그때는 아직 한국어가 서툴러서 일본어로 말하던 두 사람이었고
한국어로 말하는 사람들의 말을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했을 때니까
지금에서 그런 상황이면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하는 지 다 알 테니까.
굉장히 낯부끄러운 상황이 아닐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유토, 그때 기억나?”
“언제?”
“내가 처음 인천공항에 왔을 때, 너한테 내가 좋아하는 마음 왜 물라주냐고 했을 때”
“아, 그때 정말 부끄러웠지, 사람들이 지나다니면서 저기 고백하나봐, 남자애가 나쁘네 하고”
“아…?”
카라카는 이제야 그때 당시, 이미 유토는 한국어를 잘해서 전부 알아들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때 유토나 카라카나 둘 다 한국어에 서툰 줄 알았는데
“유토는 그때 다 알아듣고 있었구나”
“맞아, 하지만 나는 카라카가 나를 친구로만 생각하는 줄 알았었지..”
“남녀에 친구는 없는 거래”
“있긴 있어. 드문 거 뿐이지”
고개를 끄덕이는 카라카였다.
한국에서 만난 남자애들인 이미 남자친구인 유토가 있어서 그랬던 건지 모르겠지만
모두 남녀사이로 생각할 수 없는 친구가 되어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들은 카라카를 신기해했다.
전설 속의 고구려 왕족이라니.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인들은 갈 수 없는 지역을 갈 수 있는 걸 굉장히 부끄러워했다.
얼마전 유토와 다녀온 해외여행이었다.
한반도의 입장에서는 국내여행일 수도 있고, 일본인 입장에선 해외여행이 맞는
북한의 평양과 개마고원 등의 여행들이었다.
“북한에 갔다왔다고?”
그때 카라카는 조상들이 살았던 평양성과 중국 여행으로 옛 국내성과 졸본성 터를 갔다왔다.
“카라카. 네 조상들이 살던 곳이야”
카라카는 자신보다 더 자신의 조상에 대해서 잘 아는 유토로 인해
고구려 왕족의 길을 따라 걸었다.
“카라카, 나는 온달이고, 너는 평강일 수도 있는 거야”
신분이야 그렇겠지만 실제로 유토 덕분에 공부를 했던 카라카였기 때문에
사실상 평강은 유토고, 카라카가 온달에 가까웠지만 두 사람에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그러고보니, 나는 공주네, 원래 공주같긴 했지만 진짜 공주였어!”
어렸을 때부터 외모에 자신이 넘쳤던 카라카는 자신이 참 공주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해보니 고구려 왕족의 후손인 자신은 진짜 공주였다.
“그래, 카라카는 공주지, 세상에서 제일 예뻐”
일본에서는 현직 덴노의 가족이 아니면 공주라는 칭호를 쓸 수 없다.
공주였다고 해도 신분은 박탈당하는데, 고구려에 그런 법이 있다고는 못들었으니까.
공식적으로 공주는 아니지만, 그래도 공주라고 생각하니 어깨가 들썩이는 카라카였다.
“유토, 나 한국이름을 만들려고 하는데 일단 성은 고씨여야겠지?”
“고구려 왕족이니까?! 근데 부여씨라던지, 여씨, 그리고 해씨 등으로 쓸 수도 있어, 고구려 이전 나라로 선우라는 성이 단군의 성씨라고 하더라”
유토는 마치 스위치처럼 한국의 역사에 대해서 줄줄 잘 읊었다.
“유토는 한국 이름 있어?”
“나는 너랑 다르게 토종 일본인이니까. 예전 우리 조상 중에 모계로는 백제의 왕족도 있다곤 하더라”
그러거 보니 백제도, 고구려도 한반도에서 그 후손이 잘 살았다는 말을 못 본거 같다.
특히 고려 왕족은 조선이 세워질 때 모두 도륙 당했다고 하니까.
실제로는 그렇게까지는 아니고, 잘 살았다는 이야기도 있고
과거 이야기는 역시 카라카에게는 머리 아픈 이야기였다.
유토와 가까워지려고 이용하긴 했지만
이제 과거 이야기 말고 유토와 카라카 자신만의 미래의 이야기만 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유토는 신기해..”
카라카는 유토처럼 언어로 한국대에 입학한 게 아니다.
카라카의 재능은 사람을 살리는 것에 있었다.
이론은 약한데 실전에 강한 의사였다.
그래서 시술이나 수술 쪽에서 공부를 했다기 보단 자신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 부분의 이름은 이렇게 하는구나 해서 외운 걸로 시험에 합격한 카라카였다.
아직도 이론은 누군가 물어보면 자신의 시물레이션을 통해 설명한다고
누가 보면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은 모습을 연출하는 카라카였다.
“유토는 참 똑똑해”
“나보단 카라카가 더 똑똑하지, 의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니까.”
일본에서는 과거 한국의 국시처럼 의사면허시험을 본다.
카라카는 이 시험에 합격해서 2년만 인턴생활을 거치면 의사로 불릴 수도 있었다.
어쩌면 일본에서 최연소 의사가 되어 활약할 수도 있었는데
카라카는 유토가 좋아 유토가 있는 한국으로 왔다.
“나는 수술은 잘 할 수 있는데, 그 아직 명칭은 나도 헷갈려”
“그게 굉장한 거야. 수술을 타고나다니..”
유토는 그런 카라카를 대단하게 느꼈다.
유토가 좋아해주니 카라카도 나쁘지 않았는데
점차 한국에서 의대 생활을 하면서
유토와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줄어가는 게 안타까웠다.
‘유토’도 의사를 같이 준비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유토는 한국어와 한국역사에 대해서 전공을 하며 논문을 냈다.
어느새 석사, 박사를 준비하게 됐고
카라카는 한국에서 의사 면허를 단 일본인이 되었다.
그러면서 유토와 헤어지게 됐고 이제는 한국인 남자친구를 사귀게 된 카라카였다.
그리고 병원에 찾아온 유토,
“유토..”
“카라카, 오랜만이네”
카라카는 전임 담당의로 자신을 찾아온 유토를 보자
반가웠지만 슬펐다.
“내가, 꼭 살려줄 게”
고개를 끄덕이는 유토.
“고마워 카라카.”
그는 아직 의학계에 발견되지 않은 희귀병에 걸린 상태였다.
카라카는 유토를 살리기 위해 밤낮을 노력했다.
첫 수술 때, 실제로 뜯어보니 더욱 상황이 안 좋아 수술을 중도에 포기했다.
그리고 다시 연구하고, 또 연구하던 사이에..
유토는 죽었다.
“…”
카라카에겐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유토 때문에 지금 자신이 있었던 거니까.
그때 너무 정신이 없던 카라카는 병원을 나와 돌아다니다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는데,
눈을 떠보니..
대한 의대에서 졸다 깨어난 과거의 자신으로 깨어났다.
문자로 ‘카라카, 오늘 할 말있어” 라고 온 문자.
처음엔 이게 무슨 일이지 살피다가,
자신이 의대생일 때 자신 때매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유토가 카라카에게 헤어짐을 통보한 날이었다.
“유토..”
중요한 건 과거로 온 게 아니었다.
살아 있는 유토,
살려내고 싶었던 유토가 살아 있는 시간 대였다.
자신이 대한대의 의대생으로 있는..
기술은 이보다 더 진보해야겠지만
그 전에 자신의 기억 속 유토를 떠올리며
카라카는 유토를 살리기 위해
그때보다 더 노력하려 다짐한다.
그리고 자신을 떠나지 않게
그때처럼 사랑한다는 이유로 헤어지지 않으려 하는 카라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