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 9 - 26
조윤수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조윤수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윤주희
제목: 캐스팅골드
생리현상은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였다. 3대 욕구는 생리, 사회, 심리욕구로 구분되기도 하고 생리적 욕구 내에서 다시 식욕, 수면 등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그 중에 다른 사람들과 다른 특별한 ‘생리’ 증상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몸에서 배출하는 건 ‘쓰레기’가 아닌 재산이 된다.
지금 주희가 탐지하고 있는 인물도 그런 인물이었다.
“윤주희, 여기 있다고?”
하필이면 사람들이 무진장 많은 어느 도시의 중심가, 10대 후반부터, 20대 전체, 그리고 30대 초반이 주를 이루고 이들을 보기 위해 또 젊어지기 위해 모여 있는 사람들.
그 사람들 사이에 주희는 특별한 생리현상을 가진 사람을 찾고 있었다.
주희와 같은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을 ‘골든스트레이트’라고 불렀다. 그들의 대소변은 귀한 광석이 된다. 그들마다 특성이 달라서 은으로 나오는 사람도 있고, 금으로 나오는 사람도 있었다.
“여기 있는 거 맞지?”
그들은 좀처럼 자취를 감추었다. 그리고 대중 화장실을 이용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래서 밖에서 그들을 찾기는 쉽지 않은데, 금속 탐지기를 사용한다고 해도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몸에 금속을 휘감고 있으니 그들 만을 특정해서 찾는 건 사실 현대사회에서 불가능에 가까웠다.
“맞아요, 여기 있는 거”
윤수는 특히 그런 인물들을 잘 찾아냈다. 왜냐하면 윤수의 오빠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골든-스트레이트.
그리고 윤수는 오빠를 지키기 위해 골스를 잡는 집단에서 다른 골스를 잡는 일에 협력하고 있었다.
그래야만 오빠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었으니까.
그때 주희가 오빠 대신 희생양으로 삼을 사람이 발견된다. 나이는 자신의 또래처럼 보인다.
“저기, 아디다스 저지에, 긴 흑발, 슬리퍼를 신고, 양말도 신었네. 흰 저지. 저 아래는 뭐냐 치마. 고딩처럼 보이는 여자애”
“저애야?”
술집에서 나오는 고딩이었을까, 그냥 고딩처럼 보이는 걸까. 그런 건 알 수 없었다. 주희와 같은 나이면 이제 내년이면 술집에 들어가도 아무도 뭐라고 안 하지만, 아직 올해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나이였을 것이다.
“저 애가 골드라고?”
곧 골드바 추격단이 그녀를 포위한다.
“쟤는 뭘 토해내니?”
“금이요.”
“진자 신기해, 금똥이라니, 부럽다 부러워”
“더러운데요”
주희는 이제 그들에게 대상을 알려주었으니 일에서 빠졌다. 더 있어봤자 자신 때문에 타깃이 된 골든-스트레이트가 납치당하는 상황만 보게 될 게 뻔했다.
처음에는 이들에 대항도 해보려고 했었던 주희였다.
“우리 오빠가 납치됐어요! 도와주세요 경찰 아저씨!”
“그래, 이 아저씨가 도와줄 테니까. 진정해 꼬마야”
초등학교 시절의 주희가 경찰한테 오빠가 길가에서 납치당했던 걸 알려준다. 사실 오래전부터 그들을 지켜봐왔던 골드바가 주희의 오빠한테서 증상이 나타나자 바로 납치한 것이었다.
“이 기능이 자식들 한테 유전이 될까요?”
“반반. 유전될 때도 있고, 건너 뛸 때도 있고. 그래도 3대에 하나는 나오더라고”
주희의 부모님도, 그런 식으로 끌려갔다.
그렇게 오빠를 찾기 위해 경찰을 찾은 주희였다.
그리고 얼마 후 오빠처럼 끌려온 주희였다.
어둡고 습한 어느 창고였다.
그곳에서 주희의 목덜미를 붙잡고 자신을 쳐다보게 만드는 무서운 아저씨가 있었다.
“네가, 우리를 신고했더라.”
경찰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신분을 가진 자.
그런 자들이 있기에 경찰은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걸 일찍 깨닫게 되는 주희였다.
“우리 오빠.. 살려주세요”
“살려주지. 귀한 보물인데. 다만. 우리를 위해 살아갈 뿐이야”
그때 주희는 돼지우리처럼 붙잡힌 사람들을 보았다.
똥을 싸게 하기 위해서 약과 먹을 것을 강제로 흡입당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배설문은 빛나는 광물이 되는 장면까지도.
“이런 갚진 보물들이 있는데, 잘 살려드려야지”
사실상 자유를 뺏긴, 광물 생성기와 다름이 없는 사람들의 모습.
오빠를 구하기 위해서 주희는 자신이 저런 사람들을 잡아올 수 있다고 거짓말했다.
그래서 실제로 그런 사람들을 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우선 그들은 매번 보물을 얻어 팔게 분명했다.
이런 일에서 광물을 팔아 돈을 챙기는 사람들을 추적해, 오빠 대신 잡아갈 수 있도록 돕게 된 주희였다.
“…”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 안, 비록 먼저 자리를 떠나서 보지 않겠지만, 자신이 지목한 동갑 또래의 그 애가 어떻게 됐을 지는 너무도 잘 안다.
그 놈들은 그 인간감옥을 황금목장이라고 불렀다.
그들에게 골든-스트레이트는 같은 인간이 아닌, 그냥 황금을 싸지르는 동물일 뿐이었다. 택시안에서 눈물을 흘리는 주희였다. 그녀에게는 들리지 않겠지만, ‘미안’이라는 말을 되새기는 주희였다.
집으로 도착하자 다음 납기일이 표시된 달력을 본다.
“주희 왔어?”
라고 물어보면 좋을 텐데, 오빠는 아무 말없이 방에 틀어박혀 있는다. 납치된 경험을 얻은 이후 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있었다.
“오빠, 밥 먹었어?”
방 문을 열어 확인해본다. 고개를 젓는 오빠였다. 그러다 다시 위아래로 끄덕인다.
“먹었어. 너는?”
“나도 먹었지”
“조심해, 바깥은 위험해”
“알아.”
“선생님한테 너도 무술 배워”
“오빠나 잘 배워서 나 지켜줘”
“응.”
그날 이후 오빠는 모든 무술을 섭렵하기 시작한다. 아직 오빠의 무술 실력이 어떤 지 모르는 주희지만 주희도 그 날 이후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호신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문득 오빠의 실력이 궁금해진 주희였다. 만약 오빠도 나도 서로 너무 강하다면, 황금목장도 자신들이 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망상. 그런 망상으로 오늘을 버틸 희망을 만들어내는 주희였다.
그런데 문득, 머릿속에서 자신이 가리킨 동갑내기가 ‘살려줘! 살려주세요!’ 라고 외치는 것만 같은 환청이 들린다.
고개를 돌려 보면 아무도 없다.
“하아, 왜 이러냐”
지금까지는 그래도 어린아이들은 일부로 제보하지 않았고, 자기 보다 위의 사람들인 어른, 그것도 좀 쓰레기류에만 제보를 했는데 그녀는 자기가 직접 금을 못파니까, 엄마 이름을 썼고, 그거에 주희가 낚였던 것이었다.
“그러게, 누가, 그렇게 하래!”
자신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환청을 지워보려고 하지만, 계속해서 머리를 허리케인처럼 휘젓고 다닌다.
“이씌”
지금쯤이면 아무도 없겠지만 혼자 스파링이라도 할 맘으로 체육관으로 가는 주희였다. 그곳에서 집 안에 방에 콕 틀여박혀 있을 것 같은 오빠와 관장님이 있었다.
“어, 주희 왔어? 둘이 이렇게 체육관 같이 온 건 처음이네?”
“네..? 주희가 와요?”
“너네 몰랐구나, 서로. 둘이 이 체육관 넘버 원, 투 일걸? 누가 투인지, 원인진 모르겠지만”
서로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남매였다.
“에이 말도 안 돼요. 오빠가 저랑 겨룰 수 있다고요? 관장님. 저 동시대 세계챔피언이예요. 물론 아무도 모르지만”
주희는 얼굴을 밝히지 않고 가면을 쓰고 전국대회를 제패했고, 세계대회도 우승했다. 그렇게 얻은 타이틀 자격이었지만, 타이틀은 이름과 얼굴을 공개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았다.
“니가 챔피언이라고?”
그것도 주희가 나간 대회는 여자들끼리 다투는 대회가 아니었다. 사실상 주희가 여자인 줄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좋아. 이 참에 우열을 가려보자”
관장님의 추천으로 주희와 오빠의 대결이 시작된다. 서로 봐주려고 하는데, 관장님이 그러다 큰코 다칠 걸 이라는 말이 들린다. 관장님이 양 손으로 휘두른 주먹에 둘 다 0.01mm 밖에서 보면 그냥 닿은 정도에 눈을 깜빡하지 않는 두 남매였다.
“너,, 뭐냐”
“너야 말로 뭐냐.”
집 안에만 있던 애가 왜? 어떻게? 그리고 고작 여자애 따위가 어떻게? 이렇게 생각을 하는 두 사람이었다.
두 사람은 살짝 긴장하기 시작했고, 곧 스파링이 시작됐다. 간발의 차이로 주희의 패배였다. 정식 스파링에서 처음으로 패배를 한 주희였다.
코피가 줄줄 흐르는 주희를 보며 오빠가 놀라 수건을 건넨다. 내민 수건을 던져버린 주희, 잔뜩 화가 난 표정이었다.
“야, 너 이렇게 세면서 왜 집에 있는건데?”
“너야 말로 이렇게 세면서.”
서로의 강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관장님이 웃어보였다.
“야, 너네가 강한 건 어쩔 수 없는 거야. 가르친 사람이 누군데”
그때 두 사람이 합심해서 관장님을 진심으로 공격하다. 자치 잘못하다 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살기와 함께 빠른 속도였다.
“이것들이! 아무리 청출어람이라고 해도! 피는 못속인더다니, 반골상들이였어 둘다? 어쭈?”
그리고 제압당해 양손을 들고 벌을 서는 두 사람이었다.
관장님은 국가에서 일하고 있는 ‘블랙’이었다. 처음 주희를 발견했을 때 주희가 오빠를 살려달라고 한 모습을 보았다.
21세기 노예 사건, 그리고 사람을 거래하며 납치하는 이들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10년 대계를 진행중이었다.
그리고 주희와 주희의 오빠인 주형에게 무술을 가르쳤다. 그렇게 10년 가까이 길러낸 두 후임이 아주 잘 성장한 모습에 뿌듯했다.
“주희야, 오늘 잡혀 간 애 너무 걱정하지마. 그리고 지금까지 너 때문에 잡혀간 이들도 다”
“관장님? 어떻게 그걸 다 아세요?”
“너 덕분에 우리가 쉽게 잠복할 수 있었으니까”
주희가 경찰에 신고를 했던 순간부터 수사는 시작되었다.
그때 당시는 이들의 수사를 방해하는 외압이 거쎘다.
이 외압의 진원지마저 파악하기 위해서 수사를 장기간으로 이끌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조직원 뿐만 아니라, 목장 내 잠복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수단을 활용하는 중에 주희의 도움도 알게 모르게 받게 된다.
“이 나라는, 아직 선량한 사람들을 지킬 의무를 저버리지 않았단다”
오래전 자신의 전화를 받아준 경찰관이 떠올랐다. 생각해보니까, 관장님의 얼굴이 그 사람과 겹쳤다.
관장님은 당시 이 근처에서 잠복근무를 위해 경찰관으로 위장을 하며 이중간첩 역할을 하고 있었던 ‘황금목장’ 조직 내부로 잡입한 이중 스파이였던 것이었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주희를 막아낸 경로로 인정을 받아 어느새 조직의 중간관리자까지 다가갔다.
“이제 반격의 서막을 올려야지”
관장은 그동안 썼던 가짜이름이 아니라, 진짜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기 위해서 폐기처분한 오래된 명함을 꺼냈다.
사실, 블랙 요원들 자체는 명함이 없다. 그냥 자신이 믿는 사람에게 주는 명함이었다.
“강정..? ‘대’강정근이요?”
“그래, 강한 정의의 뿌리라는 뜻이다”
“이상해요”
“우씌. 맞을래?”
“폭력배시네요”
“위장 직업이니까. 충실히 연기해야지?”
“너무해요.”
“네가 오늘 보내준 친구를 마지막으로 우리 수사는 끝난다. 이제. 진짜를 잡으러 가야지”
“저도. 저도 갈래요!”
“그럼. 안 갈 생각이었어? 이런 실력을 그냥 버려두려고. 너희 둘. 내 제자로, 그리고 국가의 요원으로 특별 캐스팅이다.”
“네!!”
주희는 그동안 안고 있던 지병이 낫는 느낌이었다.
그들에게 마침내 복수 할 순간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