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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틀렸다고 해도, 나에게는 맞을 수 있다.

by 민수석


수년 전, 미국 프로골퍼 미셸 위의 퍼팅 자세가 한창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큰 키를 ‘기역자’로 꺾어 구부린 채 엉거주춤한 독특한 자세였죠. 처음 그 자세가 공개됐을 때는 혹평이 쏟아졌습니다.

“저 자세는 퍼팅 라인을 보기에도 불편해 보인다.”
“다른 자세로 바꾸는 게 좋겠다.”
이언 풀터는 이렇게 충고했고, 어떤 선수는 “미셸 위의 퍼트는 끔찍해서 보기도 힘들다. 누가 저렇게 하게 했는지 뇌를 검사해봐야 한다”고 조롱하기도 했다지요.

하지만 정작 미셸 위는
“불편해 보인다는 말이 많네요?”라는 질문에
생글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저는 정말 편해요.”

놀랍게도 그 자세로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남들이 틀렸다고 말하던 그 방식이, 정작 본인에게는 최적의 자세였던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저 자세를 찾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까요.
주류가 옳다고 말하는 길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길을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더 어려운 건, 그 길을 향해 쏟아지는 주변의 수많은 말들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겠죠.

저 역시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면 주변에서 말이 많습니다.
“그냥 회사나 열심히 다녀.”
“뭐가 아쉬워서 그래?”
“이번에도 하다가 포기할 거 아냐?”

하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현재에만 머무를 수 없기에, 저는 계속 시도해야 한다는 것을요.
그 과정에서 언젠가 나에게 딱 맞는 무언가와 마주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미셸 위 선수가 세상의 기준을 버리고
자기만의 자세를 찾아낸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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