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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의 조급함이 우리를 덮칠 때

by 민수석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번 주 엔딩은 유난히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퇴사한 김 부장이 분양 사기를 당하는 장면.
25년을 회사에서 버텼지만, 막상 새로운 일자리를 찾으려 하니
면접에서 제시되는 월급은 기대보다 한참 낮습니다.

대기업 부장까지 했던 그는 그 금액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러다 예전에 받았던 상가 분양 전단지가 떠오릅니다.
“월 1,000만 원 수익”이라는 말에 마음이 흔들리고,
결국 조급함에 덜컥 계약을 하죠.

은퇴자의 불안과 초조함을 이용한 전형적인 사기였습니다.

김 부장의 선택을 보며, 과거의 제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무언가 불안해 마음이 앞서기 시작할 때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그럴 때, 아래 두 가지만 해도
조금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1. 내 일이 아니라 친구의 일이라고 생각해 보기
감정은 빠지고 판단만 남습니다.

2. 혼자 결정하지 않고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기
다른 시선이 들어오는 순간, 위험 신호가 선명해집니다.

8화 초반, 작업반장이 했던 말이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지구가 내일 망하는 거랑
1년 후에 망하는 거랑 같나요?
그 1년이 얼마나 소중한데요.”

숨을 고를 시간, 대책을 세울 시간,
가족과 의미 있게 보낼 시간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말해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저 역시 회사 생활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어떤 본능적인 감각이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조급함 대신
‘준비된 시간’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퇴사 후 조급함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현직에 있을 때 준비해두면 좋겠다고 느낀 것들입니다.

1. 월급을 대체할 현금흐름 만들기
2. 좋아하는 일 중에서 회사 밖에서도 지속 가능한 일 찾기
3. 취미를 꾸준히 이어가기
4. 결이 맞는 사람들과 연대하기
5.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루틴 갖기
6. 건강 챙기기

조급함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다만, 준비가 되어 있으면
그 조급함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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